다가오는 휴가 시즌…번역앱 3총사 어떻게 쓸까
벌써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금. 이번 여름은 예년보다 더 뜨거울 거라는 예보가 나옵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이번 휴가 시즌은 해외로 떠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즐거운 설렘은 기분 좋지만 막상 여행지에서 맞닥뜨리는 의사소통의 장벽은 진땀 흐르는 기억이 되기도 합니다.
현재 시장에는 다양한 번역 애플리케이션이 나와 있습니다. 네이버의 파파고를 비롯해 구글 번역,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딥엘(DeepL)까지 활용할 수 있는 번역앱이 적지 않습니다. 골라쓰는 맛. 아니 골라서 번역하는 맛도 여름휴가의 백미가 되지 않을까요. 각각의 앱은 어떨 때 더 효과를 발휘할까요. 더 즐거운 여행을 위해 장단점을 비교해봤습니다.
일단은 파파고를 믿자…이미지도 바로 읽어
가장 편한 건 역시 네이버의 파파고입니다. 파파고는 현재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중국어 간체 ▲중국어 번체 ▲일본어 ▲베트남어 ▲ 태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인도네시아어 ▲러시아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등 총 13개 언어를 지원합니다. 한국어로 타이핑하거나 음성으로 인식시키면 또 현지 언어의 발음을 표시해주는 것도 편리합니다.
하지만 파파고의 진가는 이미지 번역에 있습니다. 힘들게 찾아간 현지 맛집에서 메뉴판을 읽지 못하면 낭패겠죠. 이때는 파파고가 제대로 힘을 냅니다. 자체 개발한 기술로 이미지 안에 담긴 디자인과 문장 구조를 분석해 번역해야 하는 텍스트를 바로 찾아냅니다.
미리 찍어둔 사진이 아니라 바로 카메라만 들이대면 번역해주는 것도 신박합니다. 이미지 ‘실시간 번역’ 모드를 통해 길거리의 표지판이나 식당의 메뉴판, 지하철 노선도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매번 촬영 버튼을 안 눌러도 간편하게 번역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 손떨림도 걱정하지 마세요. 화면을 움직여도 번역화면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대화 인식 일품인 구글 번역
구글은 흔한 여행지가 아닌 곳을 갔을 때 유용합니다. 텍스트 입력 기준으로 108개국 언어를 지원합니다. 인터넷 연결 없는 오프라인 번역은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을 비롯해 59개 언어를 지원합니다.
넓은 언어 지원 범위 말고도 장점은 또 있습니다. 구글은 동시 번역 기능을 통해 서로 휴대폰 하나를 놓고 대화가 가능합니다. 앱을 켠 뒤 하단 좌측의 대화 버튼을 눌러 들어가 가운데 ‘자동’ 버튼을 누르면 양쪽의 언어를 동시에 인식합니다. 두 사람 가운데에 양쪽 언어에 능통한 통역사가 하나 있는 형태입니다.
미리 원하는 언어를 짚어 놓으면 두 가지 언어 인식 모드가 됩니다. 만약 한국어와 영어로 설정해 놓았다면, 별도의 버튼 터치 없이 한국어로 물으면 영어로 대답해주고, 이를 다시 현지인이 영어로 말하면 한국어로 번역해 줍니다. 미리 짚어 놓은 언어를 바탕으로 두 가지 언어 동시 인식 모드가 됩니다. 급히 타이핑을 치기 힘든 상황에서 유용한 기능입니다. 파파고도 양쪽의 언어를 동시에 번역하는 메뉴가 있긴 하지만 각 언어의 마이크 버튼을 매번 눌러줘야 하는 지라 구글이 훨씬 편리합니다.
자연스러움 자랑하는 딥엘
딥엘은 최근 번역앱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다만 아직 앱의 편의성은 파파고와 구글을 따라오지 못합니다. 음성 인식을 지원하긴 해도 동시 번역까지는 지원하지 않습니다. 대신 여행 전후에 쓸모가 있습니다. 호텔이나 항공 예약 문서 등을 번역할 때 편리합니다. 기술 용어나 딱딱한 문체도 자연스럽게 바꿔주기 때문에 더 이해가 쉬운 번역체를 제공합니다.
다만 이미지 번역의 경우 손으로 쓸어 텍스트 영역을 지정해줘야 합니다. 쓸다가 멈추면 또 그 부분만 바로 번역이 들어가 다시 영역을 지정해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슬로베니아나 불가리아, 리투아니아 등 파파고에 없는 언어까지 바꿔주는 건 장점입니다만, 이 또한 구글에서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큰 매력으로 보긴 어렵습니다.
잊지 말자 데이터 충전
여기서 잠깐. 파파고와 구글 번역은 오프라인에서도 일부 언어를 쓸 수 있습니다. 미리 언어를 다운로드해 놓을 수 있는 오프라인 팩을 지원해 데이터 사용 없이도 번역을 돌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데이터 충전은 잊지 않는 게 좋습니다. 이미지 번역이나 음성 인식은 오프라인으로 처리할 수 없습니다. 갑자기 여행지에서 낭패를 겪는 것 보다는 미리미리 준비해두는 게 낫겠죠?
정리하자면, 표지판 같이 방향을 읽거나 메뉴를 정하는 데는 파파고가 적합합니다. 사람끼리 커뮤니케이션하는 데는 구글입니다. 서류를 번역하는 데는 딥엘이고요. 저라면 파파고와 구글을 적절히 섞어 쓰겠네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