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VIVO)는 어떻게 첫 계단부터 정상까지 올라왔을까

비보(VIVO)는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4년, 팟캐스트에서 시작됐다. 당시만해도 팟캐스트에서 연예인이 방송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반면, 지금의 팟캐스트는 연예인들의 주 무대 중 하나가 되었다. 그렇게 남들은 하지 않았던 도전을 한 결과, 비보는 MZ세대에게 사랑받는 콘텐츠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작은 한 계단에서 시작한 비보가 지금은 어떻게 정상에 올라, 예능의 판도를 바꿔놨을까.  

송은이 시소 대표는 1일 KDB산업은행, 한국무역협회,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등이 삼성동 코엑스에서 주최한 넥스트라이즈에 나와 ‘콘텐츠랩 비보의 성장과 내일’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비보라는 콘텐츠 이름은 한국에선 ‘슬픈 소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좋은 뜻의 스페인어에서 차용됐다. 스페인어로 비보는 ‘발랄하고 활기찬’이란 뜻이다. 회사의 대표인 방송인 송은이 씨는 비보 로고에 날개짓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당시만해도 뉴미디어 시장이 활성화되던 시점이었고, 콘텐츠가 더 이상 무거워선 안되겠다는 생각 끝에 작고 가볍게 훨훨 날아간다는 의미로 로고를 만들었다. 

비보 로고

“방송인 경력이 50년에 가까운 사람들이 대형 방송국을 포기하고 팟캐스트에 진출한 것이 당시 화제였습니다. 물론, 이 뒤에는 저희가 방송국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방송국이 저희를 포기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숨어있죠. 설 자리가 없는 둘(송은이, 김숙)이 만나서 새로운 것을 해보자고 다짐했습니다. 우리가 그만두기 전까지 사라지지 않는 방송국을 만들자고 한 것이 그 첫 시작이었습니다.”

그렇게 송은이와 김숙이 출연한 팟캐스트는 화제가 됐다. 두 방송인이 팟캐스트로 무대를 옮겼다는 것을 넘어, 두 사람이 만든 콘텐츠와 코너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비밀보장을 포함해 영수증, 밥블레스유 등은 방송국에 정규 방송으로 편성됐다.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시기에는 음악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2021년 모두가 힘든 코로나 시절을 겪었죠. 그 당시에는 다 힘들었습니다. 하루하루가 버티기 힘든 가운데, 하루 혹은 한달을 다가올 무언가를 기대하면서 보내다 보면 2021년을 그렇게 힘들지 않게 보낼 수 있겠다는 고민을 했고, 가수 효린 씨의 제안으로 음악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2021년을 잘 보내는 방법’은 한 달에 한 번씩, 그동안 보지 못했던 조합의 아티스트 콜라보가 만든 음악을 선보인다. 다비이모, 라미란과 미란이, 있지, 효린, 다솜 등이 참여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모습을 음악으로 보여주며 즐거움과 때로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이렇게 모인 수익금은 소상공인, 한부모 가정, 중증 장애아동 등에게 기부를 했다. 

이렇게 하나씩 프로젝트처럼 진행하다보니 어느새 비보는 팟캐스트 뿐만 아니라 웹 예능, TV, OTT, 앨범, 공연 등에 진출했다. 

“저희의 킬링 콘텐츠라고 하면 공연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바로 ‘비보쇼’인데요. 저희가 사랑받고 있는 것을 보답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김숙 씨가 이사를 먼저 나가 비어있는 집에 약 20여 명의 손님들을 초대한 것이 공연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운동회 등 여러 공연이 진행됐죠.”

숨가쁘게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기까지 송 대표는 답을 정하지 않고 유연하게 시대의 흐름에 대처를 해왔다고 말한다.  또 시대의 흐름이라는 유연함과 동시에 콘텐츠의 질 등 무게를 동시에 잡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기획자가 됐고 사업가가 됐는지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돌아온 길을 복기해 볼때가 있습니다. 비보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오면서 변화의 흐름만 따라간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중심을 가지려고 했고, 자기검증을 해왔다는 것이 콘텐츠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뉴미디어 시대 흐름을 너무 쫓다보면 금방 사라지는 경우도 있고, 너무 중심만 지키려고 하면 성장이 더딘 사례들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배운 적은 없지만 연예계 30년 생활 하면서 터득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비보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커머스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때 말하는 커머스는 공간사업으로, 이를 위해 송 대표는 사옥 1층에 카페를 마련했다. 그는 이렇게 마련한 카페를 팬들과의 만남의 장이라고 표현했다. 

“앞으로 비보는 콘텐츠 기획, 제작과 더불어 커머스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올 1월 상암동에 사옥을 짓고 입주를 하게 됐습니다. 1층은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답게 공간 비즈니스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련했죠. 이 일환으로 카페를 만들었는데, 앞으로 이곳을 대중들과 만나는 작은 공연이나 이벤트를 진행하는 공간 비즈니스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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