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의 히트 상품, ‘지금 이자 받기’ 탄생 스토리

사용자가 원할 때 이자를 받는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 토스뱅크의 대표 서비스로, 출시된 지 1년이 넘었다. 이 서비스는 매달 은행이 정한 날짜에 이자를 지급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이자 지급을 사용자(고객)의 관점으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전통 이자 지급 방식을 깼다.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는 이후 여러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으로 확대됐다. 토스뱅크는 이 발상의 전환을 어떻게 처음 기획해 지금까지 이르게 했을까?

토스가 24일부터 31일까지 디자인 컨퍼런스 ‘심플리시티’를 열고,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의 기획부터 출시 과정까지 이야기를 공유했다.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는 토스뱅크의 허소임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주도해 개발했다. 이 서비스가 나온 것은 토스뱅크 출범 초기로, 더 많은 사용자들이 토스뱅크의 통장을 만들기 바라는 내부적인 고민에서 시작됐다. 허 디자이너는 당시 토스 팀이 성장을 고민하던 때라고 말했다. 

“당시가 토스뱅크가 출범한지 약 6개월쯤 됐을 때로, 그 무렵 즈음에 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토스뱅크 통장을 알리고 싶어했다. 어떻게 해야 좀 더 폭발적으로 성장을 할지 고민을 했고, 자연스럽게 토스뱅크만의 차별화된 경험, 와우 모먼트(Wow Moment) 이런게 없을까 라는 고민으로 이어졌다.” 

허 디자이너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자연스럽게 타 은행 대비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싶어 했다. 즉, 사용자에게 ‘와우 모먼트’를 어떻게 줄 수 있을지 고민한 것이다. 와우 모먼트는 소비자가 “와우”소리를 낼 만큼 새롭고 좋은 경험을 줘, 제품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순간을 뜻한다.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것이 뭔지 알기 위해 블로그나 커뮤니티 등에서 토스뱅크에 대한 리뷰를 찾아보던 때에 발견을 했다. 사용자들이 한 달에 한 번 어떤 특정 시기에 이자 받은 걸로 교통비를 아꼈다, 오늘 받은 이자로 치킨 한 마리 샀다를 봤고, 이를 거꾸로 봤다. 이자 받는 날 다른 데이터가 있나 봤더니 그날 사용자도 평소 대비 20%가 높았다. 이게 우리의 와우 모먼트인가 생각했다.”

토스뱅크는 곧장 이자금액으로 아낀 돈을 시각화해서 사용자에게 보여줬다. N일 동안 받은 이자로 교통비, 치킨값, 넷플릭스 등을 공짜로 얻었다는 것을 그림으로 제시했다.

토스뱅크는 곧장 이자금액으로 아낀 돈을 시각화해서 사용자에게 보여줬다. N일 동안 받은 이자로 교통비, 치킨값, 넷플릭스 등을 공짜로 얻었다는 것을 그림으로 제시했다. 그 결과, 이자를 공유하는 사람이 이자를 받는 이전 달 대비 8배 늘어났다.  

“이 실험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은 사용자들이 이자 받는 날을 오매불망 기다리는데, 이자를 꼭 한 달에 한번 줘야하는지, 자주 주면 안 되는 것인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걸 답을 찾고 서비스화하기까지 지난한 과정이 있었다. 거의 답을 새로 만들었다.” 

곧바로 허 디자이너는 팀원들과 함께 얼마나 자주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지 논의했다. 그 결과, 매일 이자를 주는 것과 사용자가 원할 때 이자를 주는 두 가지 선택지가 남게 됐다. 이 과정에서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자 지급 방식에도 고민은 따라왔다. 사용자에게 이자를 자동으로 지급하는 방법과 수동 지급하는 방법이 있었다. 

“보통 사람들은 거래 내역이 일주일에 30건이 안된다. 그래서 자신이 쓴 내역은 찾기 쉽다. 그런데 사용자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은행이 자동을 매일매일 이자를 준다면 대부분의 거래내역이 이자내용만 쌓이게 된다. 원하지 않는 여러 문제를 발생시키는 자동화가 가치있는 자동화일까 의문이 들었다.”

이에 허 디자이너는 사용자경험(UX) 연구자들이 만든 자료를 찾는 등 고민해결에 나섰다. 해외 칼럼, 논문 등을 훑어보니 가장 마음에 드는 문구가 있었다고 한다. 

“오히려 성가신 일을 만들어내는 자동화는 독이다. 즉, 사용자가 개입할 여지를 아예 빠트리면 그건 전혀 원하지 않았던 편안함이 되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게 토스뱅크는 사용자가 직접 버튼을 눌러 받는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를 내놨다. 그러나, 심혈을 기울여 만든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반응이 오지 않았다. 서비스 배포 당시, 이자조회 화면에 들어온 사람 25%만 지금 이자 받기 버튼을 눌러서 이자를 받았다. 

“당연히 좋은 기능이니까 잘 될 줄 알았는데 네 명 중 한 명 정도만 이자를 받았다. 추측으로는 원할 때 이자를 받는 개념 자체가 시장에서 처음 선보인 개념이고, 약간 생소해서 그런 것 같았다. 대부분이 ‘이거 뭐야?’ 이런 생각이고 특이한 경우 ‘오히려 원금의 이자가 쌓여서 좋겠다’는 반응을 하는 사용자군이 있었다.” 

토스뱅크는 사용자들이 복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야 한다고 판단, 캠페인 페이지를 만들었다. 일복리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으로 이뤄졌다.

토스뱅크는 사용자들이 복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야 한다고 판단, 캠페인 페이지를 만들었다. 일복리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으로 이뤄졌다. 또 이자 받기 버튼 밑에 ‘눌러도 되는 기능’이라는 것을 알리는 보조 버튼을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효과는 좋았다. 

“이 기능 출시 후 3주 가까이, 기존보다 2배 많은 사용자들이 토스뱅크 통장을 만들었다. 거의 두세 배 정도의 성장을 만들어냈다. 사용자들이 여러 커뮤니티에서 일복리 소문을 낸 덕에 다른 은행권에서도 주목을 받아 질문을 주기도 했다.”

아울러, 허 디자이너는 와우 모먼트를 찾기 위해 ‘모든 것에 의문점과 질문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타성에 젖어 당연하게 사는 것 때문에 시도를 못한다. 만약 저희 팀도 ‘왜 이자를 한 달에 한번 줘야 돼?’라는 질문을 안했으면 이런 답을 못만들었을 것. 또 좋은 것을 제공하는 것보다 잘 알리는게 중요하니 만들 때 ‘어떻게 더 잘 알릴지’ 시간을 들여서 고민을 하라고 말하고 싶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