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발뺀 바이낸스…국내 시장 진입에 영향줄까
캐나다 당국에 의해 현지 사업을 중단한 바이낸스가 국내 시장 진입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코인데스크 등의 외신에 따르면 바이낸스가 캐나다 내 까다로운 가상자산 규제 환경으로 인해 현지 영업을 중단했다. 바이낸스 측은 “캐나다의 블록체인 산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으나, 스테이블 코인과 투자자 보호 규정에 대한 새로운 지침으로 인해 더이상 사업을 전개하지 못하겠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캐나다 증권청(CSA)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이 CSA의 사전 승인 없이 고객이 스테이블 코인을 구매하거나 예치할 수 없도록 하는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CSA에 따르면 이 승인을 받으려면 거래소 차원에서 복잡한 실사를 통과해야만 하며, 현지 고객을 위한 가상자산의 자산 분리를 해야만 했다.
이러한 상황 속, 바이낸스가 국내 금융 당국의 규제에 밀려 가상자산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지난달 고팍스의 운영사 스트리미는 최대 주주가 바이낸스로의 변경이 알려진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의 등기상 임원을 바이낸스 측 인사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 처분이 더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정보감독원(FIU) 측은 ▲변경 신고한 임원의 적격성 ▲자금 세탁 개입 논란 등을 중심으로 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이에 대한 추가 보완 서류를 요청하면서 그 결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진다.
FIU의 심사숙고에는 바이낸스의 불투명한 구조에 따른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뱅크런 가능성 및 관련 소송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바이낸스와 자오 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으며, 존 리드 스타크 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집행 국장 또한 “바이낸스가 뱅크런 등의 잠재적 위험에 처해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부에서 제기되는 여러 문제점도 FIU 차원에선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FIU 내부에서도 바이낸스에 대한 정보가 없어 엄격히 따지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FIU는 고팍스에 실명확인 계좌를 발급해주고 있는 전북은행 측에 고팍스에 관한 위험평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위험 평가는 9개월 만의 평가로, 대부분 거래소가 1년 단위로 평가를 진행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다만, 이번 평가가 바이낸스의 한국 진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북은행과 고팍스와의 관계를 생각했을 때, 평가가 부정적으로 나올 것 같지는 않다”며 “FIU 내부에서 바이낸스에 대한 정보가 없다보니 일차적으로 은행 측에 평가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바이낸스는 지난 2020년 국내 법인 ‘바이낸스 코리아’를 설립했으나, 2021년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의 시행으로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특금법은 가상자산 사업자(거래소)에 대한 의무로 ▲금융회사의 사업자에 대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ISMS) ▲대표자가 범죄경력이 없을것 등의 요건을 부여 받아야 한다. 당시 창펑 자오 최고경영자(CEO)는 “바이낸스 코리아를 단순히 폐업한 게 아니라 준비가 안 된 것 뿐”이라며 “은행 계좌와 사용자 경혐 면에서 준비가 미흡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사업 철수 이후에도 꾸준히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여왔다. 결과적으로 고팍스 인수로 국내 시장에 들어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바이낸스 관계자는 “(고팍스 인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고팍스처럼 사업은 운영이 될 것”이라며 “위험성 관리나 기술적 측면에서 바이낸스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이낸스가 ▲국내 블록체인 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키워나가고 있다는 점 ▲SM엔터테인먼트, 넷마블 등과 함께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을 위한 협력을 맺었다는 점에서 국내 영향력을 더 키워나갈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앞서 바이낸스는 지난해 8월 부산 지역 대학들과 연계한 블록체인 특화 교육을 개설하기도 했으며, 고팍스와도 바이낸스 아카데미 관련 협력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한편, 바이낸스는 FTX 파산으로 인해 원리금 지급이 막힌 고팍스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의 원리금 상환을 위해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고팍스의 사업자 변경 수리가 늦어지면서 고파이의 상환 또한 당분간 늦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파이에 묶인 투자자들의돈은 총 566억원이다. 바이낸스 측은 “수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