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인터넷은행 연체율,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경기가 침체되면서 인터넷은행의 연체율 또한 함께 올라가고 있다. 특히 최근 1년 간 인터넷은행의 연체율이 급증했다. 일각에선 중저신용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연체율에 대해 우려를 한다. 과연 인터넷은행의 연체율이 걱정할 만한 수준일까. 

10일 인터넷은행 업계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0.22%에서 지난해 말 0.49%로,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0.41%에서 지난해 말 0.85%로 상승했다. 2021년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0.00%에서 0.72%로 올랐다. 대부분 연체율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신한은행은 0.22%, 우리은행 0.22%, 하나은행 0.20%, 국민은행 0.16%로 0.20%대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시중은행도 올 1분기와 비교하면 연체율이 늘었다. 올 1분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0.28%, 하나은행은 0.23%, 국민은행은 0.20%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행의 연체율이 두배 이상 늘었는데, 과연 문제가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의 연체율이 타 업권 대비 높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체 CSS 담당자는 “타 업권 대비 연체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인터넷은행보다 연체율이 높은 것은 저축은행이다.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인터넷은행 대비 약 두 배 이상 높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79곳의 저축은행 연체율은 5.1%로 나타났다. 이와 비교하면 인터넷은행은 절반 수준이다. 

그럼에도 인터넷은행이 1년 사이 연체율이 높아진 것은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경기침체 때문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특히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취급하는 만큼 연체율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인터넷은행은 당국의 주문에 따라 적극적으로 중저신용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약 25%,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해 40%를 넘었다. 

금융권도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중저신용자에 집중했다. 온투업 CSS 담당자는 “지난해 기준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대출금리도 연달아 올랐다”며 “대출금리가 오르면 매월 내야 하는 이자 부담이 높아져, 소득(매출)이 적거나 일정하지 않은 취약차주는 이자 상환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통의 금융사는 금리 인상 등으로 차주의 이자 상환 가능성이 떨어지면(대출채권의 부실 우려가 커지면) 기존보다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한다”며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은 2021년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규제를 받아 대출 취급을 중단할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금융권 CSS 담당자도 여기에 동의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금리상승으로 만들어진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현재의 다중 채무자 비중이 높은 중금리 기반 대출시장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고물가 고금리가 지속되는 경제 환경으로 인해 주요 타깃층(중저신용자)의 상환능력이 저하되고, 이것이 연체로 이어지면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환경에서 설립 초기부터 요구됐던 ‘중금리대출 보급 활성화’라는 목표가 있는 만큼 해당 사업비중을 낮추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으로 고려된다”고 덧붙였다.

연체율 상승을 계기로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의 CSS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는 시각도 있다. 인터넷은행이 CSS를 고도화를 통해 중저신용자 중에서도 우량차주를 선별한다고 하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동시에 인터넷은행이 은행의 CSS를 차용했거나, 은행에서 관련 인력을 데려온 만큼 기본적인 부실률은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CSS는 기존 은행의 것을 가져다 썼기 때문에 큰 틀에서는 대동소이 할 것”이라며 “따라서 기본적으로 부실차주 등을 걸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신용대출이 최장 10년까지이기 때문에 이후 인터넷은행에서 선별한 고객이 상환능력이 있는지 그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에서도 CSS를 고도화하기 위해 은행권에 몸담은 사람을 데려간 만큼 크게 부실이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며 “당국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중심으로 하라고 주문을 한 만큼 갈수록 상환능력을 추릴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한 금융권 관계자도 “인터넷은행의 CSS 및 관리 체계는 일반 은행과 비교해도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온라인 비대면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만큼 상대적으로 영업점, 심사역의 심사보다는 이상거래탐지(FDS) 및 정밀심사 고객군에서는 취약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사료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 부분은 업권 전반적으로 업력이 쌓이면서 누적되는 데이터와 더불어 CSS 고도화를 통한 향후 주요 개선부분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추가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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