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 경쟁 심화, 오히려 긍정적’ 엔씨, 로스크아크 넘본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엔씨‧NC)가 2023년 1분기 연결기준 잠정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 4788억원, 영업이익 816억원, 당기순이익 1142억원인데요. 전년동기 대비 매출 39%, 영업이익 67%, 당기순이익 32% 모두 줄었습니다.
오랜 기간 신작 부재에 기존 게임의 하향 안정화까지 겹쳐 어느 정도 예상된 실적 하락이었는데요.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평균 1분기 엔씨 실적 추정치는 매출 5060억원, 영업이익 472억원. 시장 전망치보다 영업이익은 잘 나왔습니다.
원조 자신감인가 유체이탈 화법인가…2분기 봐야
증권연구원들의 관심은 ‘경쟁작 출시로 인한 시장 경쟁 심화’에 쏠렸습니다. 최근 리니지를 닮은 이른바 리니지라이크 게임이 쏟아진 까닭인데요. 리니지M이 굳건히 지켰던 구글플레이 매출 1위도 경쟁작이 꿰찼네요. 시장에선 이들 게임이 앱마켓 매출 최상위권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와중에 리니지 모바일 시리즈의 시장 잠식이 어느 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분기보다 2분기 실적 흐름이 더욱 주목됩니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장에 여러 경쟁작이 출시되고 경쟁이 심화되는 것에 대해선 오히려 긍정적으로 본다”며 세간의 시각과 다른 입장을 내놨네요. 또 “저희 모바일게임 트렌드엔 별다른 큰 변화가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덧붙여 “이 추세가 2분기에도 안정적인 매출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경쟁작 출시에 따른 매출 잠식이 ‘세간의 시선과 달리 제한적’이라는 얘기인데요. 홍 CFO는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 저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MMORPG 장르가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후 실적 전망에 대한 재차 질문이 나왔습니다. 회사가 내세운 가이던스나 입장과 달리 리니지W가 전분기 대비 하락세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센서타워 등 시장조사업체 데이터로도 하락세가 확인된다는 겁니다.
이장욱 엔씨 전무는 “저희 생각엔 예상보다 한 분기 정도 더 디클라인(하락세) 됐다 정도 해석하고 있다”며 “실제 트래픽 변화는 없고 5월인데 계속 모니터링 중이다. 2분기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서 “지금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은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네요.
기대감 예전만 못하다? ‘쓰론앤리버티(TL)’ 5월말 검증
한 증권연구원은 차기 대형 야심작인 ‘쓰론앤리버티(TL)’를 언급했습니다. 예전 엔씨 게임이라면 시장에서도 기대감을 가지고 바라봤다면, 지금은 예전 같은 상황이 아니라는 건데요. TL의 경우 글로벌 출시를 앞둔 대형 야심작이나, 그에 비해 시장 인지도나 노출이 적다는 평가도 덧붙였네요.
이 전무는 “2021년 서구권에서 ‘뉴월드’라든지 그다음에 ‘로스트아크’ 같은 MMO가 흥행하면서 MMORPG 시장이 확대했고, 굉장히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서구권에서 한국에서 출시된 게임 중에 최고 성과를 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엔씨는 올해 하반기 중에 출시할 TL의 시장 검증을 거칩니다. 5월 24일부터 30일까지 베타테스트를 진행하네요. 퍼블리셔인 아마존게임즈와 별도의 글로벌 테스트도 준비 중입니다. 조만간 공지를 앞뒀습니다.
또 하나 연구원들이 관심을 둔 부분이 TL의 수익모델(BM)입니다. 권역별로 BM이 달라질지, 어떤 수익화 전략을 취할 것인지 이목이 쏠렸네요.
홍 CFO는 “5월 24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하는 CBT는 규모를 1만명 정도 확대해서 생각하고 있다”며 “일주일간 플레이가 가능한 분량의 콘텐츠를 모두 제공하는 정식서비스에 필적하는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유료 화폐를 지급해 상품 구매의 직접 경험까지도 제공해 게임의 BM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완성도를 극대화하면서 TL 관련한 팬덤도 확보하겠다”고 알렸습니다.
TL의 전반적인 서비스 기조는 ‘글로벌 전 지역 동일’하다는 것을 재차 밝혔습니다. 보편성을 고려한 수익화 전략을 내세웁니다. 이 때문에 기존 모바일게임과는 다르게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가는 매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도 예상했네요.
게임은 내러티브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액션성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공성전 외 개인형 던전과 길드 레이드, 월드탐험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갖춥니다. 홍 CFO는 “경쟁보다는 커뮤니티에 기반한 콘텐츠들이 많아 라이프사이클을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측면에서 기존 게임과 비교했을 때 새로운 우위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평했습니다.
아이온2, 신시장 개척 첨병으로
엔씨의 간판 PC온라인게임 아이온의 정통 후속작인 ‘아이온2’에 대한 질문도 있었네요. 엔씨는 아이온2에 최고 개발력을 집약해 초대형 블록버스터 게임으로 준비 중입니다. 배경 설명을 위해 아이온 시절, 흥행 히스토리를 풀었네요.
이 전무는 PC 리니지1‧2가 국내 MMORPG 시장을 확립한 이후 비슷한 게임이 쏟아졌던 당시를 지금 모바일게임 시장에 비유했네요. 이후 2008년 아이온이 나와 리니지 시리즈와 전혀 다른 고객층을 겨냥해 국내외에서 엄청난 성과를 냈고, 지금 준비 중인 아이온2도 비슷한 입지를 겨냥한다는 겁니다.
그는 “같은 관점에서 보면 일단 리니지1‧2로 포화된 시장에 어떤 새로운 가치를 제시할 수 있느냐 하면 2008년보다 지금 시장이 훨씬 크고, 다른 성격의 MMORPG를 수용할 수 있는 저변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그리고 국내만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시장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여러 가지 사인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완전히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게임, 그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 열심히 개발하고 있다. 그런 게임이 나올 것이라 자신한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