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집중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격 경쟁력과 성능으로 승부”

“그동안 국내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을 치열하게 연구하고 분석했고, 오늘날 카카오 i 클라우드의 기술력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클라우드 분야 글로벌 톱티어(Top-tier)를 목표로 기술 고도화에 지속 매진해 ‘올라운더(All Rounder)’로 거듭나겠습니다.”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하기로 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새 수장 이경진 대표 내정자의 말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이달 말 새로운 솔루션을 출시하고 프리미엄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나선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고성능 클라우드를 찾는 수요를 흡수하기로 했다. ‘카카오 i 클라우드’ 서비스로 수익성 개선을 노린다. 클라우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되 기존에 진행하던 비즈니스도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16일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개최했다. 창사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간담회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앞서 지난 12일 “클라우드 사업 중심으로 회사를 개편하며 현재 진행 중인 사업 가운데 선택과 집중할 사업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양한 사업 부문 가운데 클라우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하고, 신임 대표로 이경진 클라우드 부문 부사장을 내정했다. 클라우드 분야에서 약 20년 경력을 보유한 이 신임 대표 내정자는 이르면 이달 말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회사가 내세우는 무기는 오는 31일 출시하는 ‘멀티AZ(Availablity Zone)’다 .멀티AZ는 하나 이상의 데이터센터에 워크로드를 분산 배치해 가용영역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장애 영향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이경진 대표 내정자는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는 통상 리전 하나에 AZ가 4개 정도, 국내 CSP는 리전 하나에 AZ 하나로 운영한다”며 “AZ 내에 완벽하게 격리된 가상 퍼블릭 클라우드(VPC)와 온프레미스 간 손쉽고 자유롭게 통신할 수 있는 트랜짓게이트웨이(TGW) 서비스를 통해 다른 클라우드와의 연계를 용이하게 하고 확장성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TGW의 경우, 이미 글로벌 CSP가 지원하는 기능이긴 하지만 카카오 i 클라우드의 TGW는 클릭 몇 번 만으로 VPC를 손쉽게 연결할 수 있어 클라우드 성능 저하가 없다는 게 이경진 내정자의 설명이다.

그는 “카카오 i 클라우드는 고객사가 콘솔을 통해 셀프로 VPC를 연결할 수 있다”면서 “타사의 경우 고객사 요청에 따라 피어링(Peering)으로 연결하기 때문에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단점이 있다”고 말다.

이경진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대표 내정자가 16일 미디어 브리핑에서 향후 비즈니스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회사 목표를 ‘비욘드 더 클라우드(Beyond the Cloud)’로 잡았다. 안정성·확장성·고가용성 등 높은 성능을 비롯해 경쟁력 있는 가격 정책으로 후발주자로서의 단점을 극복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내부 분석에 따르면 카카오 i 클라우드는 다른 CSP 대비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35%의 절감 효과가 있다. 이 같은 가성비를 시장 공략의 열쇠로 삼고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외산 CSP에 쏠려있는 개발자들의 시선을 빼앗아 온다는 복안이다.

정주영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전무는 “BTS의 아미와 같은 팬덤을 만드는 게 목표”라며 “클라우드 올라운더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기술 협업을 통한 고도화한 기능도 제공한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미국 반도체 기업 AMD와 합병한 ‘자일링스(XILINX)’와의 협력을 통해 ‘스마트닉(SmartNIC)’을 개발했다. 스마트닉은 클라우드 성능을 높이는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다. 카카오 i 클라우드에도 이를 적용해 전력 소비 및 운영 비용이 2배 이상 절감되는 효과를 제공한다.

클라우드에 사업 역량을 집중한 회사의 1차 타깃은 기업 시장이다. 이 내정자는 “국내 CSP의 경우 기업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없었다”며 “모빌리티, 게임, 금융 등 카카오가 가진 도메인 분야를 축적한 뒤 기업 시장을 공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등급제 시행으로 외산 CSP의 우리나라 공공시장 진출길이 열린 만큼, 외산과 무리하게 경쟁하기보다는 금융권 등 민간 시장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단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사업 재편 이후 구조조정설에는 선을 그었다. 이 내정자는 “구성원 해고나 (회사) 매각 등은 명확히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것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하는 사업에도 집중해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현재 클라우드 외에도 메신저 솔루션인 ‘카카오워크’를 비롯해 물류 플랫폼인 ‘카카오 i 라스’, 고객센터 플랫폼인 ‘카카오 i 커넥트’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 내정자는 경직된 현금 흐름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사업을 영위하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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