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재업계, 전기차 수요·IRA에 매출 껑충…투자도 지속한다

국내 주요 배터리 소재업체의 올해 1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큰 폭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단, 수익성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 대응을 위해 생산라인 증설 및 신규 공장 가동에 팔을 걷어 붙이고 있어서다. 하지만 주요 국가의 원재료 공급망 관련 법안 등에 힘입어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여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2일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2023년 1분기 매출 2조110억원, 영업이익 1073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4%, 영업이익은 161% 늘었다. 전분기 대비해서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 13% 증가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용 양극재 판매량 증가로 분기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고 영업이익도 확대할 수 있었다”며 “하반기 전기차용 양극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재고를 확대했고, 신규공장 가동 준비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부터 시설 투자를 지속해 오고 있다. 회사는 오는 2027년 말까지 양극재 생산역량을 71만톤까지 확대하기 위해 캐펙스(CAPEX) 투자를 2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과정에서 부채 비율은 과거 대비 크게 늘었다. 2022년 부채비율은 126.7%로 전년 대비 68.5%p 증가했다.

포스코퓨처엠도 매출이 뛰었지만 수익성은 좋지 않았다. 올해 1분기 매출 1조1352억원, 영업이익 2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하면서 분기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1% 하락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부문 관련 광양 신규 생산라인 초기 가동 비용과 환율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낮아졌다”며 “여기에 음극재 부문의 경우 기존 재고 중심 판매로 생산량이 감소해 고정비가 증가했고,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에코프로와 마찬가지로 공장 가동 및 수요 대응에 의해 수익성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두 기업은 이처럼 부채 비율을 늘리고 수익성을 다소 포기하면서까지 생산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친환경 정책을 마련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커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등 공급망 관련 법안이 제정되면서 시장 확대 요인이 다수 생겼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 IRA 세부지침에 따르면, 양극재는 핵심광물로 분류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에서 가공하기만 하면 보조금 지급 대상이다. 중국 기업의 소재를 사용하면 IRA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서 가공된 소재를 사용해야 하는데, 국내 기업이 대안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유럽연합(EU) CRMA도 비슷하다. CRMA는 특정 국가에 편중된 원재료 공급망을 분산시키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EU는 희토류, 리튬, 마그네슘 등 원재료 90% 이상을 중국에서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국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의미인데, 국내 기업에게는 새로운 시장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탈중국화 및 원재료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에 대한 러브콜이 다수 들어오고 있다”며 “특히 포스코퓨처엠은 중국을 제외한 유일한 음극재 생산업체이기에 시장 확대 가능성은 더욱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스코퓨처엠은 50% 가량의 매출이 LG에너지솔루션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 SK온에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하고 있어 배터리 3사 생산량 확대가 국내 소재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