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한국, 유동성 부족한 공급자들 때문에 시세조종 일어나”
“한국은 시가총액이 낮은 플레이어들이 시장의 마켓메이킹(Market Making, MM)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로 인해 자전거래나 몇몇의 시세 조종 사건의 일어나고 있다.”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 신임 대표 및 사내이사로 취임한 레온 싱 풍 바이낸스 아태지역 대표가 28일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제1회 디지털혁신학술포럼’에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시세조종 논란이 많은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국내에서 여러 시세 조종 의혹이 만연한 가운데, 그 이유가 작은 규모의 유동성 공급자들이 MM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MM은 특정 코인의 가격을 조종하는 집단을 말한다.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원인이자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퓨리에버’ 코인의 시가 총액은 약 100억원이다. 퓨리에버 코인은 상장 직후 1만354원까지 시세가 급등하다 한달 만에 1800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 당시 사건의 피해자 A씨와 사건의 배후라고 알려진 유 씨 부부가 시세조종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풍 대표는 “시세조종 행위를 줄이기 위해 국내에 글로벌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법인 등의 기관들의 가상자산 거래 계좌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 금융기관 등 기관이 시장에 참여해 유동성을 공급하면 시세 조종을 막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매매를 위한 기관 및 법인의 계좌 신설이 금지돼 있다. 법인이 직접 가상자산을 매매하기 위해 ▲별도의 장외 거래 사업자를 사용하거나 ▲법인의 대표자 내지 직원 명의로 거래를 해야한다. 그러나 임직원의 배임 이슈, 개인 신용도에 따른 위험부담, 거래 과정상의 불편함 등을 초래한다는 한계가 있다.
풍 대표는 규모가 크고 신뢰 가능한 집단의 투자와 시장 참여를 허용해 안정성을 담보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문제는 바이낸스 같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의 국내 시장 진입과는 무관하다고 강변했다. 그는 “유동성 공급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그외의 기관적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지금보다 더 편하게 기관이나 기업들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정수호 법무법인 르네상스 대표 변호사 또한 공감하며 “법인은 개인과 비교할 때 투자 규모도 크고, 리스크 감내 수준도 높아 신뢰가 높은데, 우리나라는 법인에 대해 유독 깐깐하다”며 “이미 영국이나 유럽연합(EU)은 법인 및 기관의 투자 규모, 경험에 따라 거래할 수 있는 유형을 설정해놓는 등 법인 투자에 대해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