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영업손실 3.4조로 사상 최대 적자…“2분기부터 회복 기대”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적자가 전 분기 대비 2배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크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소비심리 회복이 더딘 탓이라는 게 SK하이닉스의 주장이다.

최근 모든 메모리 공급사가 감산에 돌입한 가운데, 현재 수익성과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어 올해 중 재고 정상화가 이뤄질 거라는 게 회사의 기대다.

SK하이닉스는 26일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1분기 매출 5조88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보다 23.6% 하락한 수치다.

특히 영업손실은 3조4023억원으로,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 분기의 1조7012억원에서 2배가량 늘어났다. 순손실은 2조5855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부터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축소해 감산에 돌입했다. 늘어나는 재고로 메모리 판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기업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효과는 여전히 미미하다는 게 회사의 판단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1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지만,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매크로 불확실성 상존 등 여파로 예상했던 것보다 수요 회복이 더뎠다”며 “회사가 보유한 재고는 늘어났고,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비트그로스(Bit Growth)가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불황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업황이 반등할 수 있다고 본다. 통상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로 스마트폰, PC 등 세트 출하량 저점을 기록하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2분기에는 상대적으로 세트 업황이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입장이다.

세트 사업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그만큼 고객사는 보유하고 있던 재고를 소진했다는 의미다. 따라서 2분기에는 고객사부터 시작한 재고 감소세가 메모리 제조사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감산도 반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모든 메모리 공급업체가 감산에 돌입했기 때문에 재고 수준 정상화는 시간 문제라는 의미다.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감산 조치가 업계에 확연한 변화를 이끌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메모리 현물가는 바닥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일부 고객사를 중심으로 2분기 수요 증가분 대응을 위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고, LPDDR5, DDR5, 고용량 제품 공급 안정성 관련 문의가 가장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생성형 AI 산업의 확대도 메모리 시장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생성형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기술이다. 이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서버와 데이터센터가 필요하고, 각 인프라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메모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생성형AI 산업의 성장은 곧 메모리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AI 등 추후 시장 변화를 주도할 산업에 활용되는 최신 메모리 제품 관련 투자는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제품 기술 경쟁력은 유지하는 한편, 기존에 주력하던 제품은 투자를 축소하는 대신 수율 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김 부사장은 “D램 1a나노미터와 176단 낸드플래시는 올해 투자 축소로 인해 작년말 대비 비중 확대 폭이 크지 않지만, 전 제품이 수율 안정화 구간에 돌입해 올해 원가 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중반에는 미세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로 생산하는 차세대 제품 1b나노미터와 238단 낸드플래시 양산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AI용 고성능 서버 시장 확대 상황에 맞춰 DDR5, 고대역폭메모리(HBM) 시리즈와 같은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매출을 늘려가겠다”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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