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를 디지털로 진단·치료하겠다는 ‘히포티앤씨’

“우리도 아이도 ADHD가 있는 것일까?”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쯤 해봤을 만한 고민이다. ADHD란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다. 이름처럼 과잉행동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어떤 일을 빨리 끝내고 싶어한다거나 가만히 있질 못한다던가 불필요한 말을 하는 등 증상은 다양하다. ADHD는 주로 유년기에 발현되고 관찰된다. 

ADHD 분야 권위자이자 미국 뉴욕 마운트사이나이 병원의 제프니 뉴콘 박사 교수 제퍼리는 ADHD를 아이가 학교에 입학 전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확률이 높다고 주장한다. 학교에선 여러 친구들과 함께 지내야 하며, 수업시간 동안 앉아있어야 하는데, ADHD를 가진 아이는 이를 견디기 어려워 한다. ADHD는 대체로 어린 아이들에게서 나타나지만 성인에게도 발견할 수 있다. 이 경우 학업, 업무, 인간관계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ADHD를 디지털로 치료하겠다고 나선 곳이 있다. 바로 디지털 치료제 기업인 히포티앤씨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혁신상을 휩쓴 곳으로, 정태명 성균관대학교 소프트웨어학과 교수가 지난 2020년 설립했다. 정태명 히포티앤씨 대표는 주력 분야인 소프트웨어(SW)에 정신건강을 더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했다. 

히포티앤씨는 31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자체 행사를 열고 ADHD 진단 디지털 치료제와 우울증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정태명 히포티앤씨 대표

정태명 대표는 “정보보호를 40년간 했던 사람이 디지털 치료제라는 세계에 뛰어든다는 것이 힘들었지만 새로운 희망이 그리로 안내했다”며 “연구하면서 데이터를 초기화해버리기도 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면서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그는 “적어도 ADHD 진단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히포티앤씨는 ADHD 진단을 위한 두 가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ADHD를 진단하는 어탠케어 디(AttnKare-D)와 이를 치료하는 어텐케어 티(AttnKare-T)다. 

어탠케어 디는 표준진단기준인 DSM-5에 근거해 의학전문가와 인공지능 전문가가 개발했다. 게임 기반의 가상현실(VR) 게임형태로, VR 기기를 쓰고 물건을 정리하는 등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내용이다. 

어탠케어 디 시연 모습

사용자가 VR 기기를 쓰고 게임을 수행하면, 히포티앤씨는 이를 통해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ADHD를 진단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물건을 몇 개 집었는지와 같은 수행 데이터, 미션 수행 중 다른 행동을 하는지 확인하는 움직임 데이터가 있다. 또 미션 수행 중 손을 빠르게 움직이는지, 머리를 얼만큼 돌리는지 등을 분석한다. 미션 수행에 음성 질문이 있어 사용자의 음성 데이터를 수집한다. 

히포티앤씨는 이러한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고 분석해 결과를 도출한다. 결과지는 도표와 설명 등 보고서 형태다. 의사에게는 직접 분석할 수 있는 로우 데이터 등 네 가지 데이터를 추가 제공한다. 

어텐케어 티는 ADHD를 치유하는 디지털치료제다. 흥미로운 점은 어텐케어 디처럼 게임 기반이다. 각종 미니게임과 레이싱게임으로 이뤄졌다. 미니게임은 카드 짝 맞추기, 비율 맞추기 등이다. 핵심은 레이싱 게임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아동의 집중력 향상과 과잉행동 조절 등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태블릿을 좌우로 기울여서 운전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어텐케어 티 시연모습

회사 측에 따르면, ADHD 치료를 위해 사용자는 어텐케어 디를 하루에 약 20분씩 두 달 가량 하면 된다. 이 기간 동안 꾸준히 하면 ADHD의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현재 식약처에서 회사의 디지털 체료제 효능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 중이다. 

히포티앤씨는 오는 6월 제품을 제공하는 포털 사이트를 오픈한다. 6월과 7월 각각 ADHD를 무료로 제공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상은 기업이나 병원 등이다. 

미국 뉴욕 마운트사이나이 병원의 제프니 뉴콘 박사

이날 미국 뉴욕 마운트사이나이 병원의 제프니 뉴콘 박사가 ADHD 강연을 했다. 특히 그는 ADHD가 다른 증상을 함께 보이는 동반증상이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ADHD만 나타날 확률은 31%, 다른 증상을 동반할 확률은 69%다. 

뉴콘 박사는 “ADHD나 불안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초조하고 집중을 못하며 활동성이 증가하거나 과민성 등 공통적인 증상을 보인다”며 “기분조절 장애, 충동조절 장애, 성겨장애 등이 동반되곤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를 치료하지 않을 경우 성인이 되어 양극성 장애, 불안장애, 강박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DHD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치료 방안도 있다. 그 중 디지털 활용 방안도 연구되어 나와있다. 특히 디지털은 ADHD를 검사하는 도구에 활용될 수 있다. 이 경우 데이터 등 ADHD에 대한 표준척도를 만들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히포티앤씨는 우울증 디지털 치료제인 블루케어도 공개했다. 블루케어는 사용자에게 각종 미션을 제공해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가 야외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산책하면서 주변 사진을 촬영하는 미션을 제시하고 요가나 체조, 댄스 복싱 등 실내운동 미션, 호흡 미션, 명상 미션 등을 제공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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