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돌입한 디즈니, 메타버스 사업 결국 중단

디즈니가 1년 만에 메타버스 사업을 중단했다. 디즈니가 관련 부서를 해체하면서 사실상 메타버스 사업을 포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외신에 따르면 디즈니는 지난 달부터 전체 직원 3.6%에 해당하는 약 7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 일환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맡았던 차세대 스토리텔링 및 소비자 경험 부서를 해체할 계획이다. 이 부서는 5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부서장인 마이크 화이트 소비자 경험 부문 임원은 무보직 대기 상태다.

디즈니는 구조조정을 통해 55억달러의 비용(7조 1600억원) 삭감과 약 7000명의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구조조정에 대해 “앞으로 우리가 성공할 수 있는 구조와 기능을 계속 구축함에 따라 의심할 여지 없는 도전이 있는 것”이라며 “미래의 혼란과 글로벌 경제문제를 헤쳐나갈 수 있는 더 나은 위치를 차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밥 차펙 디즈니 전 최고경영자(CEO)는 마이크 화이트를 부서장으로 고용하고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밥 차펙 CEO는 “사람들이 디즈니의 이야기를 색다르게 경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며 “메타버스는 미래의 위대한 스토리텔링 개척자”라고 말했다.

앞서 디즈니는 ‘가상세계 시뮬레이터(Virtual-world simulator)’라는 특허 기술을 미국 특허청에 등록한 바 있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으로 방문객의 위치를 추적해 개인화된 3D 이미지를 생성해 디즈니 테마파크 공간 곳곳에 투영하는 기술로, 별다른 가상현실 기기를 착용하지 않아도 가상세계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여러 온라인 아바타 개발 기업에 투자하는 등 메타버스 플랫폼으로서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크립토 윈터 등 메타버스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면서 투자자들로부터 불필요한 사업을 축소하라는 압력을 받았고, 이에 대한 계획도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결국 디즈니는 지난 2월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1년이 지난 2023년, 메타버스에 대한 디즈니의 계획은 결국 시행되지 못하고 남아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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