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 금융권 경쟁자에서 동반자로?

네이버파이낸셜을 향한 금융권의 시선이 180도 바뀌었다. 지난 몇 년간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권의 경쟁자에서 협력자로 자리매김했다. 미래에셋캐피탈, 우리은행, 전북은행과 소상공인대출, 하나은행과의 네이버페이머니 하나 통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네이버파이낸셜의 간접 진출 전략은 네이버의 금융사업을 가시밭길에서 비단길로 만들었다. 

협력이 있기 전, 네이버파이낸셜의 금융업 진출은 가시밭길과 다름없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금융권에 첫 진출한 2020년 회사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당시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통장’을 내놨다. 그러나 금융권에서 “수시입출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통장이지만 이름에서 네이버가 만든 통장이라는 오해를 준다”는 불만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은 골머리를 앓았다. 

결국 회사는 네이버통장의 서비스 명칭을 바꾸면서 논란을 잠재웠다. 네이버통장을 계기로 네이버파이낸셜을 잠재적 경쟁사로 바라보는 금융권의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당시 금융권에서 네이버파이낸셜이 플랫폼 영향력을 앞세워 금융시장을 장악할 것이란 비판이 속출했고, 이로 인한 긴장감이 팽배했다. 금융권은 네이버 등 빅테크 사업자들도 금융업권과 똑같이 동일기능, 동일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으며, 이런 맥락에서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여론도 썩 좋지 않았다. 

경계하던 때와 달리 최근 금융권의 네이버파이낸셜을 보는 눈빛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네이버파이낸셜과 손을 잡고 싶어 하는, 실제로 잡고 있는 금융사들이 늘고 있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이 금융사와 제휴해 내놓은 상품만 약 60개 이상이다. 제휴 금융사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다양하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지금은 (금융사들이 대하는) 분위기가 예전과 다르다”며 “대출 중개의 경우 비교 플랫폼에 들어올 제휴 금융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하나은행과 선보인 상품도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금융업 간접 진출 전략을 공고하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파이낸셜이 금융업에 직접 진출하는 것보다 금융사와 손을 잡고 진출하는 것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직접 금융업에 진출할 경우 금융권은 또 다시 당국에 네이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여론 또한 좋지 않을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금융업 간접 진출 전략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에 대한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라며 “그러나 그 영향이 지금까지 있는 것도 아니”라고 일축했다. 이어 “자사가 기존에 없던 방식으로 사업에 진출하다보니 (금융권이)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지금은 그때와 분위기가 다르다”고 전했다.

현재 회사가 간접적으로 진출한 금융업은 대출과 예금이 대표적이다. 금융사와 제휴해 전용 상품을 만들고 이를 판매 중개하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소상공인(SME) 대출(미래에셋캐피탈),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오프라인 SME 대출(우리은행, 전북은행), 적금 제휴(전북은행), 제휴 통장(하나은행) 등이 그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간접 금융 진출 전략에 대해 잘 하던 것을 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어떤 방식의 시장 진입이 자사에게 유리한지 고민했을 때 직접 은행을 설립하는 것보다 잘하는 역량에 집중하자고 결정했다”며 “금융상품 제조의 경우 이미 기존 은행이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가 잘하는 것은 데이터와 IT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으로, 플랫폼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를 모으는 것을 더 잘한다고 봤다”며 “따라서 자사와 뜻이 맞는 금융사와 함께 서비스를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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