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서 반도체 설계 해답 찾은 지멘스EDA

“지금 반도체 시장은 불황기의 중심에 서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가파른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다. 기술의 발전과 데이터 트래픽 증가 때문이다. 회복 후에는 큰 폭의 도약이 있을 터인데, 지멘스EDA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을 각 분야의 솔루션 전반에 접목시키는 광범위한 투자를 단행하겠다.”

조셉 사위키(Joseph Sawicki) 지멘스EDA 수석부사장은 28일 서울 잠실롯데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투자 확대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지멘스EDA는 추후 성장할 반도체 시장에 대비해 AI를 자사 솔루션에 포괄적으로 접목시킬 예정이다. 고객사가 더 정확하고 빠르게 반도체를 설계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조셉 사위키 지멘스EDA 수석부사장.

사위키 수석부사장은 가트너를 인용해 앞으로의 반도체 시장 상황을 예측했다. 반도체 출하량은 하락세를 보이다 오는 4분기에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가트너에 따르면 2022년부터 이어진 반도체 불황의 가장 큰 원인은 메모리 수요 감소지만, 4분기에는 PC 및 서버 시장 확대로 메모리 업황도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인텔리전트 시스템이 성장하면서 전자 제품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데이터 트래픽 또한 증가하는 추세다. 결국 반도체 시장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거라는 의미다.

글로벌 주요 고객사는 반도체 불황에도 반도체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적극적으로 단행하는 중이다. 그는 “통상 반도체 기업은 당장의 매출 상황이 아닌, 향후 몇 년 간의 트렌드를 조망하면서 R&D 예산을 책정한다”며 “따라서 현재 반도체 회사는 시장 하락세에도 R&D 투자 규모를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고, 반도체 EDA(반도체 제조용 소프트웨어) 제공업체도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솔루션 성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EDA 제공업체들은 AI나 머신러닝 기술을 솔루션에 접목시키고 있다. 사위키 수석부사장이 “현재 거의 모든 EDA 툴의 중심에는 AI 알고리즘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한 이유다. 지멘스EDA도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자사 솔루션에 AI를 접목시키기 위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반도체 고객사의 생산성과 수율은 높이고, 과정에서 드는 비용은 줄이는 게 목표다.

사위키 수석부사장은 크게 ▲기술 ▲설계 ▲시스템 스케일링 부문에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먼저 기술 부문에서 회사는 반도체 소자 고도화를 위한 솔루션을 만들고 있으며, 이는 반도체 생산(파운드리) 담당 업체와 연관이 있다.

지멘스EDA는 상관관계 데이터와 머신러닝을 기술 스케일링 솔루션에 적용해 수율을 개선하고, 첨단 노드 도입의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시프트 레프트(테스트 및 프로세스 전반에서 품질 향상시키는 활동)와 AI 기반 편차 인식 설계 및 검증 기술도 제공해 검증 시간을1000배 이상 단축시키도록 지원한다.

설계 스케일링 부문에서는 고성능의 설계 지적재산권(IP)을 빠르게 생성하고, 테스트 및 구현 실행 빈도를 줄여주는 방향으로 투자를 진행한다. 이는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가 주로 사용할 전망이다. 사위키 수석부사장은 지멘스EDA의 AI IP 생성 가속화를 위한 캐타펄트(Catapult) 합성 툴은 검증 시간을 8배 줄이고, 설계 시간을 절반으로 단축시킨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팹리스 기업은 시스템온칩(SoC) 개발에 드는 시간을 50% 절감할 수 있다.

사위키 수석부사장은 “이외에도 머신러닝 상관관계에 초점을 맞춘 디지털 구현 플랫폼 아프리사(Aprisa), 스캔 테스트 비용 절감 솔루션 등을 통해 팹리스 기업의 효율적인 설계를 지원할 것“이라며 ”지멘스EDA는 설계 초반부터 후반까지 최적화한 설계가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해 시간을 단축시킨다”고 덧붙였다.

지멘스EDA는 각 칩을 연결해 최종 제품을 만드는 단계인 시스템 스케일링 부문에도 투자한다. 회사는 실제 환경에 접목했을 때 해당 칩이 어떤 성능을 보이는 지 예측하면서 설계를 진행하도록 돕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복잡한 시스템의 올바른 작동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내 시스템온칩(SoC)의 기능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사위키 수석부사장은 예시로 지멘스EDA의 페이브360(Pave360)과 벨로체 시스템을 꼽았다. 페이브360은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자동차 제조업체와 1차 생산업체가 가상화한 환경에서 제품을 모델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툴이다. 벨로체 시스템은 지멘스EDA의 하드웨어 검증 시스템으로, 차세대 반도체 설계와 검증에 사용한다. 그는 “디지털 트윈으로 엔지니어는 실리콘 레벨부터 전체 시스템까지의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멘스EDA는 자사 솔루션에 AI를 접목시키는 데 지난 2017년 인수한 전자설계 자동화 업체 멘토그래픽스가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사위키 수석부사장은 “멘토그래픽스가 지멘스와 합병한 뒤, 회사는 반도체 설계 전반에 필요한 데이터와 관련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특히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추적하고, 하이레벨 단에서의 요구사항부터 제조까지 전반적인 필요를 트래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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