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 크립토 윈터 장기화되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확산 여부에 따라 크립토 윈터가 장기화될 수도 있습니다”

2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에서 금융 전문가들은 미국 SVB 파산의 여파가 길어진다면, 크립토 윈터의 장기화를 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SVB 사태로 스테이블코인의 시가 총액이 떨어진 것이 기존 금융체계의 실패가 가상자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로 봤기 때문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다른 자산과의 연동을 통해 가치를 안정화하는 코인으로, 주로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다른 자산과의 연동을 통해 가치를 안정화하는 코인으로, 1달러 가치가 유지되는 것(페깅)이 특징이다. 주로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수단이다.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의 대표적인 가상자산 은행인 실버게이트 은행을 시작으로, 10일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대표 거래 은행인 SVB가 하룻밤 사이에 붕괴했다. 실버게이트와 함께 가상자산 양대 은행으로 꼽히는 시그니처은행 또한 12일 폐쇄했다.

시장에서는 세 은행의 연쇄파산이 지난해 11월 글로벌 3위 가상자산 거래소였던 FTX 파산과 연관이 깊다고 평가한다. 실버게이트 은행과 시그니처은행은 FTX의 대표적인 고객사로 알려져 있다. SVB 또한 여러 가상자산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를 주요 고객으로 뒀다.

간담회에 참여한 이종섭 서울대 교수는 뱅크런이 중소은행 붕괴에서 멈춘다면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가상자산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사태가 유럽발 금융위기로 전이된다면, 글로벌 금융위기로 퍼져 스테이블 코인 시장도 함께 붕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글로벌 금융을 붕괴시킨다면 달러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도 함께 몰락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시장의 연쇄 반대매매(마진콜)로 이어져 크립토 윈터를 장기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스테이블 코인 시장의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10일 뱅크런으로 인해 파산 수순을 밟게 된 SVB가 준비금 일부로 스테이블 코인 USD코인(USDC)을 보관했기 때문이다.

SVB의 파산 직후인 11일, USDC는 0.92달러에 거래되는 등 1달러 페깅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24일 오후 3시 12분 코인마켓캡기준 USDC는 0.9991달러로 여전히 페깅이 깨진 상태다. USDC 시가 총액 또한 11일 기준 433억5000만달러에서 364억8000만달러로 16% 가량 급감했다. USDC는 테더(USDT)에 이어 두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스테이블 코인이다.

장재철 KB국민은행 자본시장그룹 본부장 또한 여기에 공감했다. 그는 “SVB 사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확대됐지만, 가상자산 자체가 가격 변동이 상당히 큰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나친 낙관적 해석은 성급하다”고 말했다. 즉, 비트코인 대량 보유자로부터 자금 이탈이 시작되면 또다시 폭락이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가상화폐 거래 은행인 실버게이트가 지난 8일(현지시간) 청산을 발표하면서 급락했다가, 이틀 뒤인 10일 SVB 파산 사태가 벌어진 뒤 급등세를 보였다. 최대 37%까지 가격이 올랐다. 24일 오후 2시 42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의 가격인 전주 대비 9.74% 상승한 약 2만8299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정두 금융연구원 금융혁신연구실 전문위원은 “스테이블 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대부분은 내재가치가 불투명하다”며 “가상자산 거래가 투기가 아닌 투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신뢰성 있는 거버넌스 형성, 공정한 거래시스템 구축 등의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 은행의 파산으로 인한 가상자산 업계의 피해가 점차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의 외신은 “2008년 파산한 글로벌 투자 은행 리먼 브라더스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 이뤄지고 있다”며 “코인베이스, 로블록스  등 많은 가상자산∙블록체인 기업의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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