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바라보는 젠슨 황의 속내는? “트랜스포머 모델이 계속 발전 이끌 것”

“트랜스포머 모델은 다른 거대 모델에 적용해도 효과적이다. 당분간 트랜스포머 모델이 인공지능(AI)의 발전을 지속해서 이끌어낼 것이라 예상한다.”

22일(현지시간)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GTC 2023 Q&A 세션에서 “챗GPT와 같은 트랜스포머 언어모델 다음으로 부상하게 될 알고리즘이 무엇이 될 것이라고 보냐”는 기자의 질문에 젠슨 황 CEO가 내놓은 대답이다.

트랜스포머란 문장 속 단어와 어순 관계를 추적해 맥락과 의미를 학습하는 신경 모델이다. 최근 급부상한 챗GPT가 이 트랜스포머 모델을 기반으로 언어를 만들어내는데, 이 모델이 텍스트가 아닌 다른 분야에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AI에 대한 엔비디아의 생각을 알 수 있었던 이날 Q&A 세션은 트랜스포머 모델을 기반으로 한 AI의 다양한 가능성에 방점이 찍혔다. 챗GPT의 인기로 텍스트 만들기가 생성AI의 진수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 잠재력은 그보다 무궁무진하다는 것.

젠슨 황 CEO가 트랜스포머 모델이 AI 혁신을 일으키는 ‘아이폰’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 재차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그는 앞서  진행한 키노트서 “우리는 AI의 아이폰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챗GPT는 언어라는 것을 이해해 구문과 문법을 학습했고, 말의 의미와 전후 맥락을 파악해 새로운 언어를 생산해 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유전자를 학습하면 생명공학 자체를 이해하고 새로운 유전자를 만들 수 있다. 화학 구조를 학습하면 화학공학을 이해하고 새로운 화학 구조의 분자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영어, 한국어, 중국어 외 다양한 정보를 언어로 생각한다면, 배울 것이 많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나.”

이날 젠슨 황 CEO는 이처럼 탄성 섞인 답변을 여럿 내놨다. 실제로 트랜스포머 모델은 언어 추론을 넘어 화학, 반도체 제조, 물리, 생명과학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언어를 학습한 챗GPT가 텍스트를 생성해 내놓듯 화학 물질, 단백질, 물리 법칙 등 다른 다양한 요소를 학습한 AI가 또 다른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어도비의 포토샵처럼 예술이 만들어지는 플랫폼에 AI 기술이 더해지면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는 그림과 영상, 3D 콘텐츠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Q&A 세션을 진행하고 있다.

AI 성능 강화를 위한 엔비디아의 답은 하드웨어와 플랫폼이었다.

해답 중 하나는 거대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이번 키노트 세션에서 선보인 네 가지 하드웨어 기술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지속해서 큰 언어 모델을 학습할 수 있는 방향으로 GPU를 개발해 나가고 있다.

또 하나의 방안은 자체 산업용 메타버스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와의 연계성 강화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이 옴니버스를 사용하고 있다. 옴니버스에 구현된 가상 세계는 현실 데이터를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젠슨 황 CEO는 현실 세계의 시스템이 학습해야 하는 시나리오를 AI로 가상 세계에 생성하고, 가상 세계의 AI가 이를 학습하면 현실 세계에도 쉽게 반영할 수 있다고 봤다. 젠슨 황 CEO가 뽑은 옴니버스 수혜를 입을 만한 분야는 제조 부문, 그 중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다.

그는 “세 분야의 경우 생산라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10년 이상 수조달러의 거금을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에 각 기업은 ‘실수 없이’ 생산라인을 구축하길 원한다”며 “이처럼 완벽한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산업군의 경우, 가상의 데이터로 AI 성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옴니버스와 생성AI의 시너지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 세계의 AI는 가상으로 학습한 데이터로 구동할 수 있다고 보는 엔비디아. 그렇다면 처음 데이터 학습은 누가 시킬까. 젠슨 황 CEO는 해당 질문에 “추가 협력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가와 위대한 물리학자였던 아인슈타인도 조력자가 있었듯, AI를 구성하는 데에도 조력자가 필수라는 뜻이다.

이번 GTC 2023 행사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오픈AI와의 대담이 준비돼 있다. (출처=엔비디아)

자체 데이터 학습 과정에서 기존 AI 기업과 경쟁 구도가 이뤄지지 않겠냐는 우려도 엔비디아에게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는 “그들은 우리의 파트너”라고 우려를 일축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오픈AI, 딥마인드, 구글, 메타 등이 데이터를 학습해 AI를 개발하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이들과 분야가 다소 다르기 때문에 경쟁이 아닌 협력 관계라는 의미다.

젠슨 황 CEO는 “그들은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AI 컴퓨팅 파트너”라며 “그들은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을 서비스로 사용하고, 엔비디아는 컴퓨팅 역량을 가지고 있어 이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GTC 2023 기간 내에 오픈AI와 대담을 진행한다.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 오픈AI 공동 설립자를 “대단한 사상가”라고 평가한 젠슨 황 CEO. 그는 효율성을 대화 테이블에 올릴 생각이다.

그는“데이터가 많을수록 AI 성능이 좋아지는 것은 맞지만, 지속가능성 여부를 생각하면 그 용량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오픈AI와 대화하는 내용도 ‘왜 그렇게 많은 매개변수와 많은 데이터가 필요로 하는가?’가 핵심으로, 효율적으로 모델을 확장하는 방안에 대해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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