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239종이 지난해 시장에서 쫓겨난 이유는?

지난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폐지된 코인이 총 239종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전체 코인(625종) 가운데 약 38%의 비율이다. 물론, 전년(814개) 대비 상장폐지된 코인 수가 줄었으나, 지난해에는 관련해 굵직한 소식이 많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지난해 12월 위메이드의 코인 위믹스가 5대 원화마켓(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바 있으며, 현재 페이코인의 추가 상장폐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19일 금융위원회(금융위)가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폐지된 코인은 총 239종으로, 작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61종, 78종의 코인이 상장폐지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상장폐지된 원화마켓 코인은 위믹스, 라이트코인, 싸이클럽, 테넷, 밀리미너 토큰, 바이오 패스포트, 버거스왑 등이며, 코인마켓 코인은 큐브체인, 소바, 사이버베인, 베이비토큰, 미콘캐시 등이 해당된다.

금융위는 해당 코인의 상장폐지 기준으로 ▲사업 지속성, 발행재단 관리 문제 등의 프로젝트 위험(50%) ▲법규 위반, 정보 제공 문제 등의 투자자 보호 위험(22%) ▲유동성 부족, 가격 급락 등의 시장 위험(22%) ▲보안 문제, 기술지원 부족 등의 기술 위험(5%)을 꼽았다.

그 중에서도 원화마켓은 프로젝트 위험(48%), 투자자 보호 위험(33%)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고, 코인마켓은 프로젝트 위험(51%), 시장 위험(29%)가 주원인으로 제기됐다.

금융위는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위믹스 상장폐지 등의 일련의 부정적 사건의 여파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 등으로 인한 가격 하락과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출처: 금융위원회

현재 코인 상장폐지에 대한 기준은 각 거래소의 재량이다. 예컨대 업비트는 ▲법령에 위반되거나 정부기관 또는 유관기관의 지시 또는 정책에 의해거래지원이 지속되기 어려울 경우 ▲가상자산의 실제 사용 사례가 부적절하거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이 부정적인 경우 ▲해당 디지털 자산의 기반 기술에 취약성이 발견되는 경우 등을 기준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있다.

코인원은 ▲사업의 지속 가능성 ▲지배구조의 투명도 ▲토큰 분배계획 ▲글로벌 시장성 ▲국내 커뮤니티 ▲팀 구성 ▲프로젝트 진척률로 총 7가지를 상장폐지 기준으로 삼고 있다.

거래소 대부분이 ▲기능상 문제 ▲유통량 문제 ▲내부 운영 미흡 등의 공통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권혁준 순천향대 교수는 “관련 가상자산에 한 가지 문제라도 제기되면 연쇄 문제로 이어지는 수순”이라며 “거래소들이 각자 기준에 맞춰 상장폐지 사유를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기준으로 위믹스는 지난해 12월 5대 거래소에서 일괄 상장폐지된 바 있다. 당시 위믹스의 상장폐지는 유통량 허위공시, 즉, 투자자 보호 위험 문제와 프로젝트 위험으로 시행됐다. 닥사 측은 위믹스가 거래소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닥사가 제기한 위믹스의 허위 유통량

구체적으로,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 대한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와 신뢰훼손을 이유로 위믹스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거래소에 공시된 위믹스 공시량(2억4596만개)과 다르게 실제로 유통되고 있는 위믹스는 3억1842만개로, 공시된 유통량과 실제 유통량이 약 7245만개의 차이가 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유통량 문제는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데 주요한 이유로 거론된다. 실시간 유통량은 코인 가격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페이프로토콜이 발행한 페이코인 또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있다. 페이코인은 이달 말까지 닥사로부터 유의종목 지정을 연장받은 상황이다.

페이코인은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로, 통합결제 솔루션 제공 업체 ‘다날’의 자회사 다날핀테크가 주도하고 있다. 페이코인의 위기는 지난 1월 금융정보분석원이 페이코인을 운영하는 페이프로토콜이 특정금융정보법상(이하 특금법) 신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관련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페이프로토콜에게 지난해 말까지 특금법에 따른 은행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요건을 갖출 것을 요구했으나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가상자산 매매업을 위한 변경 신고를 불수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페이코인은 지난 2월 국내 서비스를 일시 종료했다.

결과적으로 페이코인은 거래 재개를 위해 은행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요건을 갖춰야 한다. 현재 페이코인은 닥사로부터 실명계좌에 대한 소명을 요청받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페이코인의 유의종목 지정 해제 여부는 이번달 31일 안으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페이코인이 기한 내 실명계좌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한다. 현재 회사가 접촉 중인 전북은행이 고팍스에 실명계좌를 발급해 준 상태로, 통상 가상자산과 은행권이 암묵적으로 1계좌 1은행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에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페이코인은 지난 15일 해외 사업 확장을 발표했다. 페이코인 측은 “기존에 해왔던 국내 결제 서비스와 동일하게 해외 사용자에게 글로벌 가맹점에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싱가폴을 시작으로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등 순차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상장폐지 코인 수가 갈수록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시행되면서 한때 난립했던 가상자산 거래소와 코인이 정리가 됐다. 여기에 향후 닥사 등 거래소 차원에서 공통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면, 코인 발행사 등이 이러한 기준에 따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황석진 동국대 교수는 “시장이 정립되어 갈수록 가상자산 상장 기준이 생김에 따라, 무작위 상장되는 코인들이 줄어들면서 상장폐지 되는 코인이 줄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공통된 상장폐지 기준이 만들어진다면 시장은 더 안정화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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