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 위기 처한 크레디트스위스 32.5억달러에 인수한다

스위스의 최대 은행 UBS가 위기에 처한 크레디트스위스(CS)를 30억스위스프랑(약 32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주 금요일 장 마감 당시 책정된 CS의 기업가치보다 약 60% 낮은 액수다.

이번 인수 합의에 따라 CS 주주들은 22.48주당 UBS의 1주를 받는다. 스위스 정부는 UBS가 CS를 인수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막기 위해 90억스위스프랑 이상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스위스 국립은행은 이 거래를 위해 UBS에 1000억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제공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스위스 국립은행을 포함한 중앙은행은 UBS의 CS 인수에 대해 “글로벌 자금 시장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중요한 유동성 지원”이라고 밝혔다. 

콜름 켈러허 UBS 회장은 앞으로 계획에 대해 “CS의 투자은행 사업을 축소하고 UBS의 보수적 위험문화에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합병에 대해서는 “스위스의 금융 안정을 지원하고 UBS 주주들에게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번 거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주요 글로벌 은행 간 합병”이라고 평가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CS는 세계 9대 투자은행(IB)에 속하지만, 약 2년 넘게 위기설이 돌면서 파산의 위기에 처했다. 지난 몇 년간 CS는 고객의 탈세를 도운 혐의, 나스닥 상장 기업의 매출 조작 등으로 문제를 일으켰고, 이로 인해 경영진이 수차례 교체됐다. 여러 잡음으로 CS의 파산소식은 지난해부터 고개를 들었고 SVB 파산 다음 타자로 지목됐다. 

여기에 지난 14일(현지시각) CS의 재무제표를 감사한 회계법인이 CS 재무회계 내부통제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면서 파산 가능성에 불이 붙었다. CS의 최대주주인 사우디국립은행의 쿠다이리 총재가 CS에 대한 추가 재정지원에 거절의사를 밝히면서 주가가 30% 넘게 폭락하기도 했다.

외신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CS는 약 일주일간 주가가 25% 하락했으며 한때 고객들이 하루에 100억달러 이상의 예금액을 인출했다. 스위스 국립은행에서 약 540억달러에 달하는 긴급 대출을 실행해줬으나 출혈을 막기 어려웠다. 결과적으로, 국제 금융 정세를 고려해 파산 대신 UBS와의 합병이 이뤄지게 됐다. 

한편, UBS의 총 자산은 1조1000억원 달러로, CS 대비 약 두 배다. 전세계적으로 약 7만40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그룹, 도이치방크 등과 경쟁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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