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리뷰] 무섭지만 좀비는 쏘고 싶어, PSVR 2
안녕하세요. 이종철의 까다로운 리뷰. 또 VR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눈물을 준비했고요.
자, PSVR 2가 얼마 전에 출시됐죠. 우선 이 제품은 스탠드얼론 기기가 아니에요. 요즘 피코 4, 퀘스트 2 같은 VR은 별도의 기기 연결이 필요가 없죠. 그런데 이 제품은 아닙니다. PS5가 꼭 있어야 돼요. 그것도 유선으로만 연결됩니다.
그런데 그래서 가지는 장점이 있죠. 우선 가볍습니다. 배터리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편합니다.
자, 우선 착용을 할 때 다른 VR들은 뒤만 조이잖아요. 그런데 이 제품은 앞부분도 조절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얼굴에 더 착 붙고요. 그런데 이게 가벼워서 잘 흔들리니까 단단하게 고정하시는 게 좋거든요. 특히 뒤통수 아랫부분에 걸쳐서 올리듯이 고정해야 돼요. 그러니까 짱구머리인 분들은 더 편합니다. 제 뒤통수는 거의 주상절리거든요. 걸칠 데가 없죠. 그래서 그냥 힘으로 고정했습니다.
자, 안경을 쓰고 껴볼게요. 괜찮은데 안경이 크면 안 돼요. 제가 낀 안경은 쏙 들어가고 불편하지도 않습니다.
자, 그리고 놀란 점, 눈 사이 거리, IPD 조절이 당연히 되는데요. 아이 트래킹이 됩니다. 아이 트래킹이 얼마나 잘 되냐면 제 눈을 보고 위치를 맞춰줘요.
이 아이 트래킹은 게임에서도 되게 유용하거든요. 메뉴 선택할 때 컨트롤러로 보통 하잖아요. 그런데 일부 게임은 이렇게 쳐다만 봐도 선택을 해줍니다.
자, 게임 해봤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게임. 호라이즌: 콜오브더마운틴이죠. 번들까지 나올 정도로 밀어주는 작품인데, 원래의 호라이즌과 좀 다릅니다. 이 게임은 싸움은 부수적인 거고 클라이밍 게임이에요. 우리가 실내 클라이밍할 때는 힘도 중요한데 돌을 어떻게 잡을지에 대한 창의력이 중요하잖아요. 그것처럼 이것도 손잡이를 어떻게 잡고 어떻게 운영할 건지가 중요합니다. 이게 처음에는 어지럽고 하기 싫어요. 손에 땀이 많이 납니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막 빠져들어서 매일 한시간씩 했고요. 문제는 제가 게임을 잘 못한다는 건데, 스크래퍼 처음 세마리랑 싸울 때가 있거든요. 여기서 못 깨고 더하고 못 하고 싶은데 못 하고 있습니다. 누가 좀 깨주세요. 그리고 원래 호라이즌할 때는 몰랐는데 스크래퍼, 와쳐 이런 애들 개큽니다. 개무서워요. 이걸 어떻게 이기지? 이런 생각했는데 결국 못이겼습니다. 그리고 에일로이 같은 주인공도 실물 크기로 나오는데 에일로이는 꽤 작습니다. 한번 만져보고 싶은데, 제 손길을 피하네요. 똥 밟은 표정입니다. 에이 씨 내가 너 좋아하면 안 되냐?
이 게임을 하다 보면 PSVR 2의 단점을 알 수 있는데요. 클라이밍을 하면서 옆으로 갈 때가 많은데 손이 이렇게 교차하면서 가잖아요. 그러면 화면 속의 손은 안 그런데 제 실제 손은 컨트롤러 때문에 부딪힙니다. 그래서 플레이에 문제가 생길 때가 좀 있네요. 절대 제가 못해서 그런 거 아닙니다. 하여튼 대표작이라기엔 좀 애매한데 재미는 있어요.
그리고 이런 Thumper같은 리듬 게임도 있는데 제일 편안하게 할 수 있고요. 스타워즈 갤럭시 엣지는 제가 스타워즈 함선 안에서 정비도 하고, 싸움도 하고 이런 내용인데 재밌습니다. 특유의 아기자기한데 괴기한 디자인이 있잖아요. 그리고 소리가 아주 좋죠. 이런 요소들을 잘 살렸습니다. 다만 좀 심심하다고 생각할 수는 있어요.
그리고 저의 최애 게임. 모스입니다. 이끼라는 뜻이죠. 그 이끼만한 쥐가 주인공입니다. 이 게임이 특이한 게 뭐냐면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조작만 하는 게 아니라 데우스엑스마키나로 참여합니다. 쥐도 가끔 저한테 말을 걸고요. 쓰러지면 제가 게임 속에서 일으켜줘야 되고, 장애물 같은 걸 제 손으로 움직여서 도와줍니다. 마법사가 된 기분이에요. 그러니까 쥐와, 신의 손 역할을 다 하는 거죠. 굉장히 참신하죠. 정말로 쥐와 함께 모험을 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VR 게임은 대부분 실제 같은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시점이동을 하잖아요. 그런데 캐릭터가 움직이는데 저는 앉아있어서 인지부조화가 옵니다. VR 게임 대부분이 여기서 멀미를 일으켜요. 그런데 이 모스 같은 경우에는 한 신에 한 배경만 등장하고요. 캐릭터만 움직이기 때문에 멀미가 아예 없습니다. 이 게임, 한 줌만 한 세상 속에 있는 가장 소중한 젤다의 전설 같은 느낌이예요. 행복합니다.
자, 그리고 레지던트 이블 빌리지. 이건 체험판만 해봤는데 총 쏘고 활 쏘고 이런 면은 호라이즌보다 더 낫습니다. 실제와 더 가깝고요. 다만 이게임이 뭡니까? 호러죠. 호러 속에 제가 실제로 들어가는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무서워서 못하겠습니다. 챕터 1도 다 못깨고 막 악몽 꾸고 이랬습니다. 한번 할 때마다 엑소시즘해야될 것 같아요. 온 집안이 공폽니다.
자, 부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면, 헤드셋 같은 경우에는 정말 훌륭해요. 다만 렌즈 바깥 부분에서 파랗게 경계선이 약간 보입니다. 그리고 이건 개인찬데, 중간 초점이 맞을 때는 다른 어떤 VR보다 뛰어났어요. 대신 약간만 각도가 틀어지면 다른 VR보다 잘 안 보입니다. 그러니까 고정을 꼭 단단하게 하셔야 돼요.
그리고 헤드셋에서도 진동이 있거든요. 이거 꽤 유용합니다. 게임에서 무언가를 알려줄 때 머리에 진동이 오니까 실감이 잘 났어요.
그리고 스피커가 없고요. 전용 이어폰을 헤드셋에 끼워서 사용합니다. 이거 왜 그런가 봤더니 어차피 소리는 TV에서 나잖아요. 그래서 단가나 무게 때문에 빼버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어폰은 뭐 그냥 이어폰입니다.
그리고 컨트롤러, 이상하게 생겼죠? 이거 사람들 줬을 때 똑바로 쥐는 사람 단 한명도 없습니다. 다른 VR들은 저 둥그런 부분이 위로 가요. 그래서 한 이틀 정도는 헷갈리고요. 제품에는 센서가 다양하게 있는데, IR센서로 위치 트래킹도 하고요. 모션센서 3축, 가속도계 3축 이렇게 들어갔습니다. 헤드셋 카메라로 위치·손가락 파악도 하는데 이건 약간 오류가 있었고요. 플레이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컨트롤러에도 당연히 햅틱 피드백이 들어갑니다.
단점 말해볼까요. 킬러 콘텐츠가 부족합니다. 지금 나온 게임 중에 트리플A 게임에 준하는 타이틀, 호라이즌, 레지던트 이블, 그란투리스모 7 세개뿐입니다. 모든 VR에는 킬러 콘텐츠가 있잖아요. 퀘스트 2에는 비트 세이버가, 피코에는 스포츠 게임들이 있죠. 그리고 PC VR에는 우. 그런데 PSVR 2는 명성에 비해서는 부족합니다. 반면에 이런 점도 있어요. 다른 VR 게임들이 좀 인디게임 느낌이잖아요. 재미는 있는데 해상도나 인터페이스 면에서 약간 부족한 느낌 있죠. PSVR 2의 경우에는 각 타이틀의 완성도 자체는 제일 높습니다. 몇개 없다는 게 문제에요. 심지어 모스는 PC로도 됩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많은 작품이 나와야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제가 VR 하면 뭐라고 말씀드렸죠? 직캠. 직캠을 보려면 유튜브 VR이 있어야 돼요. 그런데 없습니다. 7m 크기의 뉴진스봐야 되는데 못 봅니다. 엉망이죠. 꼭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리고 소니 제품인 만큼 메타버스 같은 서비스는 없는데요. 없어도 됩니다. 메타버스 들어가 봐야 아싸인 것 똑같아요.
자, 가격. 좋은데 애매합니다. 아이 트래킹, 진동, 4K, 120Hz 주사율 갖춘 요즘 제품들. 다 막 100몇십만원 하지 않습니까. 이 제품 정가는 79만8000원이에요. 저렴한 것 같은데 퀘스트 2나 피코 4보다 비싸잖아요. 그래서 애매하죠. 대신 타이틀이 확실하다 이런 장점이 있습니다. 가격만 한 50만원대 정도였으면 많이 팔렸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자, 그럼 이 제품을 살 것이냐. 말 것이냐.
이미 VR이 있다. 사지 마세요. PS까지 합하면 120~130만원대가 되는데 그 정도 투자할 가치, 아직은 없습니다. 게임이 더 나오는 거 보고 사세요.
PS5가 있고 VR 게임을 좋아한다. 사세요. 사실 PS가 있으면 선택지가 없죠. 저처럼 PS하는 게 취미인 분들은 그 취미를 더 심화한다-는 느낌으로 구매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모스 꼭 해보시고요.
직캠이 필요하다. 사지 마세요. SIEK. 뭐 하는 겁니까? 게임보다 뉴진스예요.
자, 오늘 리뷰는 여기까지만 하겠고요. 제가 이 제품을 며칠 더 갖고 있을 예정인데, 질문사항 달아주시면 제가 플레이해보고 답글을 최대한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유튜브 VR 되는 그날까지. 구독, 팔로우, 알림 설정.
영상제작. 바이라인네트워크
촬영·편집. 바이라인네트워크 영상팀 byline@byline.network
대본. <이종철 기자>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