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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S의 여성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3인방…“노력과 실력으로 해냈죠”

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 자리잡은 오늘날.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데이터 인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과학기술통신부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지난해 초 발표한 ‘2021 데이터산업현황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데이터 산업 시장은 전년 23조972억원 규모로, 향후 2026년까지 전 산업 분야에서 총 2만4409명의 데이터 직무 인력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장 부족한 인력으로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꼽히는 등 데이터를 만지는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큰 상황.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게 여타 기업의 현실이지만, 여성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이끌어가는 기업이 있다.

데이터 분석 기업 SAS는 여성을 위한 프로그램과 이니셔티브로 그동안 여성 임직원의 비중을 균형 있게 유지해왔다고 말한다. 지금도 ‘남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게 IT업계의 현실이자 과제인데, SAS는 조금 다른 모양이다.

SAS는 현재 글로벌 직원 중 여성 개발자의 비율은 27.5%로 4분의 1이 넘고, 여성 임원의 비율은 41.1%에 달한다고 설명한다. 한국지사의 경우 분석, 컨설팅, 교육 분야에서 여성의 비율은 21%로, 여성 인력이 적극적으로 커리어를 펼쳐 나가고 있다.

SAS코리아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여성 3인방인 김명진 PSD(Professional Service Division)팀 이사, 김은정 CA(Customer Advisory)팀 수석, 김소연 SAS CS(Customer Success)팀 수석에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의 삶과 고충, 앞으로의 계획과 SAS의 데이터 이야기를 들었다.

김명진 PSD팀 이사, 김소연 CS팀 수석, 김은정 CA팀 수석. (자료=SAS코리아)

지금 SAS에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요?

김명진 이사: 은행 및 증권사 등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시스템 구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SAS에는 2007년 1월에 입사해 16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했네요.

김은정 수석: CA 부서에서 머신러닝(ML)과 인공지능(AI) 분석 부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고객의 분석과제를 SAS의 ML 플랫폼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논의해 업무에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SAS에서 근무한 지는 11년이 넘었네요.

김소연 수석: 기존 고객들과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원활한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등 고객의 성공을 도우며, SAS에 대한 고객사의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SAS에서는 추출·변환·적재(ETL) 분석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13년 이상 근무했습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꿈꾼 계기가 있었나요?

김명진 이사: 처음부터 특별히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려는 건 아니었습니다. 다만 많은 데이터 속에 담긴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위한 더 정확한 데이터를 찾는 데 매력을 느꼈고, 이를 계기로 이 분야에 흥미를 갖게 됐습니다.

김소연 수석: 대학과 대학원에서 통계학을 전공하며 관련 과목을 많이 접했습니다. 자연스레 SAS가 입사하고 싶은 회사 1순위가 됐고, 졸업 후 SAS코리아에서 대규모 공채가 있어 SAS에 입사해 컨설팅 업무를 했습니다. 그러다 잠시 금융업쪽으로 이직했고 이후 SAS에 재입사했습니다. 금융업에서 몸담으면서는 직접 솔루션 사용 사례를 익혔는데요, 2012년쯤 빅데이터 시대의 도래와 여성 임원들의 확대 등의 기사를 보고 SAS에 다시 지원하게 됐습니다.

여성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하면서 좋았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김명진 이사: 요즘은 남녀 간의 직업적 경계가 없어지고 있지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영역은 특히 더 남녀 구분 없이 도전해 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김은정 수석: 자신이 노력하고 실력을 쌓는 만큼 인정받고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여성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비중이 많이 늘었습니다. 고객사를 만나 봐도 여성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쉽게 만날 수 있고, 조직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습니다.

김소연 수석: 주로 고객사의 SAS 분석가들을 만나는 업무를 하다 보니, 실제로도 많은 여성 분석가를 만납니다. 분석에 꼼꼼함도 필요하고, 결과를 비즈니스와 연결하는 역량이 요구되다 보니, 여성의 섬세함으로 하나의 분석 과제뿐 아니라 팀도 잘 이끌 수 있는 부분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여성으로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요?

김명진 이사: 모든 직장맘이 겪는 어려움이 아닐까 싶은데요. 아무래도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16년 전만 해도 출산이나 육아 휴직 후 복귀할 수 있는 시스템은 있었지만 사회 통념상 제도를 편하게 사용하기 힘든 분위기였어요. 공백 후 복귀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었습니다. SAS에서 16년간 일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워킹맘에 대한 많은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은정 수석: 여성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을 느낀 적은 없는 듯합니다. 새로운 문제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을 해본 적은 많아도, 분석가로서 또는 직장인으로서의 고민이지 여성으로서의 고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보람을 느꼈던 많은 순간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때는 언제인가요.

김명진 이사: 몇 년 전 이기종 시스템 간의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데이터의 정합성과 적시성이 떨어져 사용이 어려운 상태였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싶을 만큼 반복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검증했습니다. 마침내 기한 내에 정확한 결과를 도출했고, 이때 쌓인 고객과의 신뢰 관계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은정 수석: 저희 SAS 바이야(Viya) ML 플랫폼을 도입하신 고객 중 분석가가 아님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저희에게 문의도 많이 하시고 저희도 열심히 가이드를 해드렸는데요. 나중에 그분이 업무에 SAS를 잘 반영하신 성과로 사내에서 수상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척 보람 있었습니다.

김소연 수석: 제가 진행하는 업무는 SAS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적인 부분과 고객의 소리를 경청하며 꾸준한 관계를 가져가는 부분,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는데요. 엑셀 정도만 사용하시던 현업분들이 SAS 제품에 대한 기초 교육 과정을 이수한 후 분석 업무를 진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고마워하셨을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한 SAS를 사용하는 고객이 새로운 제품 도입이나 사용과 관련해 저에게 문의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계약까지 연결되는 사례들을 볼 때 보람이 컸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김은정 CA팀 수석, 김명진 PSD팀 이사, 김소연 CS팀 수석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SAS코리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특히 여성으로서 느낀 개인적인 소회가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김소연 수석: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앞으로도 유망한 직업이고, 여성으로 이 분야에 종사하는 것 또한 적극 추천하는 바입니다. 다만 과거에는 분석 분야가 수학, 통계학, 산업공학 등 관련 전공자들에게만 열려 있었다고 생각됐지만, 요즘은 노코드, 로우코드 방식의 다양한 유저 인터페이스 기반 분석 툴들이 많아지며 시민 분석가들의 역할도 커졌습니다.

누구나 쉽게 분석을 할 수 있는 세상인 만큼, 산업군과 관계없이 데이터가 축적되는 분야라면 어디에서나 누구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되려는 후배들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김명진 이사: 데이터에 대한 지적 호기심과 끈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는 사람도 있고 “거기까지 하는 건 내 일이 아니다”라고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기계적인 데이터 분석이 아닌, 제가 찾고자 하는 결과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목표와 방향성을 가지고 보다 깊이 탐구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은정 수석: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SAS는 물론이고 여러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에서 주최하는 분석 대회와 행사가 많이 있습니다. 경진대회, 인턴십, 개발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다뤄보며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직접 분석해 본 분들이 매우 큰 경쟁력을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처음 직장을 선택할 때는 어떤 데이터의 어떤 분석을 경험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회사 규모나 인지도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 대한 기업의 니즈는 넘쳐나고 앞으로도 더 커질 겁니다. 소위 잘나가는 기업에 입사하지 못하더라도, 데이터를 다루고 분석하는 경험이 쌓이면 많은 기회가 자연스럽게 열립니다.

덧붙이자면 프로그래밍, 그리고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 등은 이미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고 준비를 많이 하실텐데요, 이외에도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함양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데이터를 잘 분석하고 숨은 인사이트를 찾아냈다면 그 내용을 기업의 임원 및 관계자들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김은정 수석: 다양한 업무 분야에서 분석과 ML 적용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분석 결과가 운영까지 잘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하고, 진정한 분석 라이프사이클을 완성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김소연 수석: 앞으로 B2B 산업에서는 고객성공팀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업에서 고객관계관리(CRM)에 집중하는 것은 새로운 고객 유치보다도 기존 고객 관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AS 또한 기존 고객 관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회사의 특성상 잘 쌓아둔 기존의 신뢰 관계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만날 수 있다고 봅니다.

SAS의 기술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고, 고객사를 비롯해 SAS 내의 다양한 부서와 협업을 잘 진행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성으로서 섬세하게 사람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개인적 성향이 저의 업무에 도움이 되는데요, 다양한 계층과 부서의 이해관계와 니즈를 잘 파악해 제가 담당하는 모든 고객이 분석에서만큼은 글로벌 리더가 되는 데 함께 기여하고 싶습니다.

김은정 수석: 고객이 성공해야 저희도 성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전달하고 싶은 것만 전달하는 것보다는 고객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객이 해결하고 싶은 부분을 SAS를 통해서 해결하거나 개선하는 데 힘 쏟고 싶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진호 기자>jhlee26@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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