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상장 1호, 오아시스의 포부
“경쟁자들이 잘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흑자를 유지하는 게 강점입니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는 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진행된 IPO 기업설명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오아시스는 스스로를 물류테크 이커머스 기업이라고 소개한다. 새벽배송 업계 유일 흑자 기업이기도 하다. 회사는 2011년 오프라인 사업을 시작, 2018년 온라인 신선식품 새벽배송 플랫폼 ‘오아시스마켓’을 시작한 후, 2019년부터 신선식품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사업을 본격화했다. 2022년 3분기 기준 회원 130만명을 확보한 오아시스는 누적 매출 3118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기준 건당 평균 구매액은 3만9501원, 평균 월 재구매율은 98%에 이른다. 현재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안 대표가 강점으로 꼽은 오아시스의 강점은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자체 브랜드(PB) 상품이다. 안 대표는 “PB상품이 60%”이라면서 일반 공산품을 팔지 않다고 말했다. PB상품은 대부분 계란, 우유, 콩나물 등 장보기 필수 품목이다. 오아시스는 친환경, 유기농 PB상품 구매를 시작으로 추가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현재 오아시스의 상품 종류 수(SKU)는 1만2000개 수준이다.
PB상품의 원가 절감은 산지 직소싱 역량에서 비롯한다. 친환경 식품을 소싱하는 데에서 시작해 쌓아온 역량이다. 안 대표는 “산지 직소싱으로 원가 효율화를 기획했다”며 “산지 직소싱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오아시스의 거래처 수는 819곳에 이르며 직소싱 비율이 62% 수준이다.
또한 회사는 향후 상품군을 가정간편식(HMR), 반찬 및 조리식품 등 가공식품 PB에서 시작해 비식품군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전체 상품 중 신선식품, 가공식품, 비식품 비율은 6 대 3 대 1 수준이다. 안 대표는 “오아시스의 정체성과 연관 없는 상품이 아닌, 주요 고객층인 30, 40대 고객이 원하는 비식품군 상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유아동복을 예시로 꼽았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물류센터의 비용 효율성을 강조했다. 자체 개발 물류 솔루션 ‘오아시스루트’가 물류센터 전반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타사 대비 자동화 설비가 적지만, 현장 작업자, MD 등 오아시스 직원들은 오아시스루트를 활용해 작업을 진행한다. 회사가 도입한 유일한 자동화 설비는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는 로봇팔이다. 로봇팔 도입으로 현장 작업자 15명을 줄일 수 있다. 안 대표는 기기는 타 회사의 것이지만 오아시스의 자체 AI 기술을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집품 및 포장 과정에서도 효율화를 추구했다. 냉장, 냉동, 상온센터를 한 공간 안에 조성, 집품존을 거친 후 포장존으로 보내 합포장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타사는 냉장, 냉동, 상온센터를 각자 다른 공간에 마련한다. 오아시스는 오아시스의 물류 구조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인력의 조화로 물류 극대화를 이룬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이 고정 자산을 구매, 투자해 발생하는 비용인 CAPEX은 10만건 기준 40~50억원이다. 현재 오아시스 물류센터는 현장 작업자 인당 주문 200건을 소화한다. 안 대표는 “상품 갯수로 따지면 1인당 2천~3천개를 집품한다”며 “(현재 구조로)매출이 8배 늘어도 물량을 소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옴니채널도 주요한 전략으로 꼽는다. 오아시스는 성남, 의왕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온라인 주문과 오프라인 직영 매장 60곳의 물량을 소화한다. 오프라인 물류센터에서 새벽 1, 2시에 온라인 주문을 소화, 2차로 오프라인 매장에 상품을 보낸다. 이후 남은 재고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화한다. 이를 바탕으로 오아시스의 재고폐기율이 0.18%까지 감소했다. 상품별로 담당하는 MD가 온오프라인 재고 발주 전반을 살피는 구조다. 상품 자동 발주 시스템을 통해 MD 수를 3분의 1로 줄였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은 별다른 마케팅 없이 오프라인 매장 이용자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끄는 마케팅 채널로 기능한다. 이랜드, KT알파 등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가 노출, 고객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오아시스는 노하우를 공유, 대기업은 회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상호 협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날 오아시스는 신사업으로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소개했다. 오아시스 무인 자동화 시스템은 360도 AI 카메라가 상품을 인식해 자동 결제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 무인 자동화 매장 대부분은 소비자가 스스로 바코드를 스캔해 상품을 구입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또한 KT알파와 협업한 온에어 딜리버리는 출시가 임박했다. 온에어 딜리버리는 실시간 방송 중 상품을 주문하면 바로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다. 다만 계속해서 계획이 미뤄지고 있는 퀵커머스 사업 경우,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이나 출시 시점은 유동적이다. 현재 플랫폼을 완성, 오프라인 매장 3곳을 도심형 물류거점(MFC)으로 실험 중인 단계에 이르렀다.
현재 안 대표가 인지한 오아시스의 단점은 인지도 부족, 회원수 부족이다. 고객 대부분이 서울, 경기권에 있으며 물류센터, 오프라인 매장이 전국 단위로 나아가지 못한 상황이다. 향후 오아시스는 수도권에서의 인지도, 회원수를 늘리고 지방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현재 성남, 의왕 물류센터에서 소화 가능한 주문 건수는 일 22만건이다. 회사는 2025년까지 지방 물류센터 3곳에 59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지방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다만 수도권 내 인지도 향상과 회원수 확보가 우선이다. 안 대표는 “수도권에서의 고도화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수희 오아시스 법무이사에 따르면 올해 목표 회원수는 300만명이다. 또한 확장에 대해 김 이사는 “현재 영업이익률은 유지하는 선에서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오아시스는 현재 오아시스루트의 해외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2020년 국내 특허 출원, 등록을 마쳤으며 올해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 4개국에 국제 출원을 할 계획이다. 지난 7일 중국 특허 심사가 통과된 상황이다. 김 이사는 “신선 물류에 적합한 토종 리테일 테크를 수출해보고자 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모회사이자 최대 주주인 지어소프트의 구주 30% 매출에 대해 “오아시스루트는 모회사 지어소프트가 개발한다”며 “오아시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오아시스루트가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어소프트 자회사이자 의왕 물류센터 운영사 실크로드의 적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이사는 의왕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인력은 오아시스 인력으로 채용하고 있으나 실크로드와 사업을 이원화화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아시스의 풀필먼트 인력은 오아시스가 소화한다는 이야기다. 실크로드는 3자 물류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오아시스의 물량은 극히 일부라고 덧붙였다. 실크로드는 현재 이랜드 등 풀필먼트 서비스를 맡고 있다.
한편 안 대표는 이커머스 1호 상장에 대해 “신뢰 받는 기업, 믿을 만한 회사라는 콘셉트를 잃지 않고 고성장 매출을 통해 나아가고자 한다”고 상장 포부를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