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신년토론③] ‘전부냐 전무냐’ 안 돼…부분적 허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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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의 하향 평준화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 규제 당국은 규제의 상향 평준을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기존 규제가 있으면 새로운 기술을 가져다 맞추려고 하는 경향이 강한데, 오히려 반대로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선 기존의 불합리한 규제를 완화하거나 철폐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하향 조정해야 한다.”

황성기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의장(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21일 한국게임미디어협회 주최로 숭실대학교 전산관에서 열린 신년토론회에서 게임법 개정안 통과 이후 시행령 작업 단계에서 법적 규제에 앞서 자율규제 역량을 활용하는 방향을 짚었다.

또 그는 P2E 게임 관련한 두 건의 행정 법원 판결로 ‘국내선 P2E 금지’로 정리되는 상황에 대해 “개인적으로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전부냐 전무냐 차원의 접근은 안 된다”며 “유형화해서 비난 가능성이 높은 P2E는 금지하더라도 게임의 본질인 플레이에 집중된 낮은 단계의 P2E는 허용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경게임진 이창희 편집국장도 같은 관점에서 P2E 전부를 사행성으로 보고 금지하는 접근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P2E가 왜 사행성 게임이어냐 되느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게임 구조나 법적으로 보더라도 게임과 도박 사이에 회색지대라는 건 있는 것 같다. 그중에 하나가 웹보드게임일 수 있는 것인데, 모든 것을 다 사행성 게임으로 보고 서비스를 못 하게 한다면 산업 등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올 오어 낫싱의 문제는 아니다. 부분적으로 또 여러 프레임으로 쪼개놓고 일정 부분 허용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든다.”

“소위 말하는 바다이야기라든가 이런 것 때문에 (P2E는) 절대 정부에선 허용할 수가 없다. 허용을 안 해줄 것이다. 이걸 허용해주는 순간, (사태 재발 시) 그 문제를 감당하지 못한다. 문화부(게임 주무부처)가 하자고 못 할 것이고, 어떤 정치인도 법 개정하자고 못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이냐 정책적 접근을 한다면 잘게 쪼개서 하나씩 설득하고 사회적 합의를 하는 이런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나, P2E든 블록체인이든 글로벌 히트 게임을 미국이나 우리나라가 만들어내 그것을 갖고 설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렇게 하면 대세가 바뀌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왜 역차별하냐 이런 얘기가 나올 것이다.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

이어서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숭실대학교 교수)은 “메타버스 시대를 향하고 있는 지금 게임의 상태는 현실과 가상 틈바구니 속에서 벌어지는 순수 건전 게임과 약간의 사행성이 개입된 보상형 게임의 혼재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여러 이슈가 다양한 기술 서비스와 융합을 거듭하는 4차 산업의 특성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어차피 힘을 합치는 4차 산업이라면 이런 문제를 외면하기보다 정부와 업계와 그리고 이용자들이 진지하게 긍정적인 논의를 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사행성과 순수 건전성 사이에 완충 지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일 수 있겠다. 현행법으로 인정된 카지노와 경마, 경정 등 영역과 청소년에게 필요한 건전 게임 영역 그리고 성인들의 놀이를 위한 보상형 게임 영역을 만들어 각각 나뉘는 삼각 벨트에 대한 사후관리를 철저하게 하게 된다면 건전 게임 생태계가 충분히 확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윤명 기율특허 연구위원(경희대 겸직교수, 법학박사)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규제에 규제를 낳는다는 전문가들 지적과 관련해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아케이드 게임을 짚었다. 현재 국내 아케이드 게임 산업은 정부 규제와 부정적 인식 등으로 중국과 일본의 하청 산업으로 전락한 상황이다. 그는 현실 공간에서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형태의 게임이 나올 수 있도록 고민과 지원을 당부했다.

“게임법 논의할 때 아케이드 게임에 대한 부분이 많이 빠져있다. 가족 단위의 게임을 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다 온라인 형태로 다 게임 산업이 재편돼 버렸는데, 적어도 리얼 공간에서 가족이 또 친구끼리 즐길 수 있는 형태의 게임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생각이 든다. 바다이야기 이후 아케이드 산업 자체가 완전히 없어져버리지 않았나. 가족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또 다시 구축해야 될 그런 상황이 아닐까 싶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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