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펑2077에 생성AI가? 넥슨·엔씨는 이렇게 연구합니다

주요 게임 기업도 ‘생성 AI’에 관심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연구를 공개한 곳은 게임 기업이 아닌 메타(Meta)다. 7인 보드게임 AI인 ‘시세로(Cicero)’를 공개했다. 시세로는 인간과 지략을 다툴 정도의 AI로, 온라인 리그에서 상위 10% 성과를 기록했다.

<참고기사: 빅테크의 전쟁터가 된 생성 AI, 승자는 누구일까>

시세로 AI는 메타버스 캐릭터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게임 기업도 메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중이다. 메타버스 콘텐츠와 플랫폼을 가장 잘 아는 곳이 게임 기업이기도 하다. 국내 기업이 강점을 가진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은 사실상 메타버스라 봐도 무방하다.

사이버펑크 배경의 미래 도시를 담아낸 오픈월드 게임 ‘사이버펑크2077’ (사진=홈페이지)

MMORPG 내 거대 오픈월드 속 수많은 컴퓨터캐릭터(NPC)에 시세로와 같은 AI를 심으면 어떤 세계가 펼쳐질까. 메타는 시세로가 인간을 속일 수 없도록 거짓말 제한을 뒀으나, 이것을 풀 경우 게이머들이 꿈꿔온 가상 디스토피아, 차세대 사이버펑크2077 세상이 펼쳐질 수 있다.

현재 넥슨(넥슨코리아)과 엔씨소프트(엔씨·NC)도 최신 생성 AI를 포함한 AI 기술을 연구 중이다. 넥슨은 인텔리전스랩스를, 엔씨는 AI센터 조직을 각각 갖추고 궁극적으로 AI를 통해 게임의 재미를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생성(Generative) AI 분야는 2014년 적대적 생성 네트워크(GAN)의 발표 이후 학계에서는 현재까지도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초기에는 작은 크기의 이미지를 생성하는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거대 언어모델을 활용하게 되면서 텍스트 뿐만 아니라 영상, 음성의 분야에서도 AI 모델이 생성한 결과의 품질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게임사와 콘텐츠 제작 기업들도 AI 모델 자체에 대한 학습 방법, 성능 개선에 대한 학술적 연구와 더불어 사람의 창작 업무를 도와줄 수 있는 어시스턴트(Assistant) AI 기술에 활용할 방법들을 찾는 과제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엔씨)

넥슨 피파온라인4 게임 이미지

넥슨은 생성 AI 활용 가능성을 다방면으로 연구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대표 서비스들이다. 넥슨 게임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피파온라인4 개인화 중계
▲AI가 이용자 플레이에 대해 개인화된 스크립트를 실시간으로 생성하고 음성합성(TTS) 기술을 활용해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유저에게 이를 들려주는 서비스
▲AI NPC 서비스
▲NPC, 보스, 주요 캐릭터에 정해진 스크립트가 아닌 AI 페르소나를 도입해서 게임 속 세계관을 기반으로 이용자 커뮤니케이션하는 기능
▲이용자에 따라 적절한 조언을 통해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기능
▲AI 음성합성기술로 NPC마다 고유의 음성을 부여해서 게임 몰입도를 향상시키는 기능
▲AI 음성 생성 활용
▲게임 속 다양한 상황과 UX에 맞춘 음성을 도입
▲음성을 한국어가 아닌 영어 등 다양한 다른 나라 국가 언어로 번역해서 생성
▲유명 게임 디렉터 목소리를 자동생성해서 이용자와 소통하는 서비스

현재 글로벌 유력 게임·콘텐츠 업체에서도 생성 AI를 연구 중이다. 넥슨이 소식을 전했다.

“텐센트 산하의 AI 연구소에서도 AI를 통해 게임 캐릭터 얼굴을 생성하는 연구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에픽게임즈에서도 메타 휴먼 크리에이터와 같은 플랫폼에 AI 기반의 디지털 휴먼 제작 기술을 접목시키고 있습니다. 엔비디아(NVIDIA)에서는 일찍이 GauGAN이라는 이미지 생성 모델을 발표하고 계속 그 품질을 개선하고 있으며, 3차원의 가상공간을 생성하는 쪽으로도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어도비(Adobe)와 디즈니(Disney)에서도 Generative AI 분야에서 우수한 R&D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넥슨)

엔씨 기업 홈페이지 갈무리

생성 AI가 어떻게 게임과 콘텐츠에 녹아들어 활용될지도 각각 물었다. ‘게임 공정기간 단축보다는 더 큰 재미와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수단’, ‘AI와 사람이 함께 창작을 하는 시대’ 등을 예상했다.

“현재도 콘셉트 아트와 같은 분야는 생성 AI를 활용해 디자인에 영감을 얻고 있으며, 이런 작업들이 발전하고 확장되면서 공정 기간을 줄일 수 있는 측면이 있을 것입니다. 넥슨은 생성 AI를 통해서 작업 비용을 줄이는 것보다 더 다양한 콘텐츠를 유저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공정기간 단축이 아닌 유저들에게 더 큰 재미와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으로 목표로 AI 생성 모델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면, 피파온라인4 개인화 중계, AI NPC 서비스 등 생성 AI 모델로 같은 게임이더라도 유저마다 취향과 성향에 맞게 개인화된 경험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넥슨)

“기존의 콘텐츠 제작 방식을 효율화하고 사람의 창의성 발휘를 도와주는 AI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는 꾸준히 진행돼왔지만, AI 결과물이 사람의 결과물과 품질면에서 아직 충분하지 못한 점들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최근에 OpenAI의 Dalle 2와 같은 기술이 연구자보다 아티스트 커뮤니티에서 더 큰 반향을 불러온 것도 결국 품질이 사람 수준이 됐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AI와 사람이 함께 창작을 하는 시대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단순 품질 개선 보다는 AI와 협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남아있는 기술적 과제들을 연구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엔씨)

넥슨과 엔씨도 AI 연구 인력 확보에 한창이다. 업종 불문 주요 기업들이 인재 확보에 나서면서 두 회사에게도 쉽지 않은 과제가 됐다. 엔씨가 ‘특정 연구 개발 주제에 적합한 인재 확보 전략’을 언급했다. 이를 위해 AI 성과를 외부에 적극 알린다.

“AI 연구 분야는 학계와 업계에서도 모두 관심이 많은 만큼 산학 과제를 통해서도 우수한 인력의 꾸준한 확보가 필요합니다. 다만, 인력의 규모를 단순히 증가시키는 시기는 지났다고 보여지며, 집중하고 있는 특정 연구 개발 주제에 적합한 인재를 탐색하여 확보하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AI R&D 결과물들을 외부에 알려서 좋은 인력들을 수급하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엔씨)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