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은 위믹스를 왜 ‘재상장’했나?
코인원이 지난해 12월 상장폐지한 ‘위믹스’를 재상장했다. 코인원은 위메이드가 위믹스의 유통량 문제를 해소했으며, 향후 투자자들의 혼란을 야기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재상장한다고 밝혔다. 코인원은 16일 오후 6시부터 위믹스의 거래를 지원했다. 입출금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조치가 눈길을 끄는 것은 디지털 자산 거래소 협의체(DAXA, 닥사)와 무관하게 코인원 독자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협의체 소속 다른 거래소에서는 아직 위믹스를 거래할 수 없다. 향후 나머지 거래소의 재상장 가능성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에 코인원에 상장된 위믹스는 위믹스 3.0 기반의 위믹스 토큰으로, 앞서 상장폐지된 클레이튼 기반의 ‘위믹스 클래식’과는 다른 코인이다. 다만, 위믹스 클래식에서 위믹스로 마이그레이션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클레이튼 기반의 위믹스 클래식은 위믹스 3.0 코인으로 마이그레이션이 가능하다”며 “따라서 재단 보유 유통 월렛에서 외부 거래소 월렛으로의 위믹스 전송이 진행돼 (전반적인 위믹스의) 유통량에는 변화가 없다”고 전했다. 위믹스 토큰은 위믹스 3.0 메인넷의 플랫폼 토큰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위믹스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의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상장폐지된 바 있다. 당시 ‘디지털 자산 거래소 협의체(DAXA, 닥사)’ 측은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 대한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와 신뢰 훼손을 이유로 위믹스의 거래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코인원 측은 이날 오전 공지사항을 통해 “위믹스는 과거 거래지원 종료 결정을 받은 바 있으므로, 코인원은 추후 이전과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기타보완 서류들을 추가로 수령했다”며 “제출된 자료와 거래지원 종료 사유에 대한 개선, 향후 대응 계획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했다”고 전했다.
위메이드가 코인원과 한 약속 내용은?
코인원이 위믹스를 재상장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우선 과거에 발생했던 위믹스의 유통량 문제가 해소됐다고 코인원은 판단했다. 또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등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위메이드는 투자자와 거래소에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위믹스 관리 전담 시스템을 구축하고 조직 개편을 진행하기로 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상장폐지 이후 진행했던 수축 토큰 경제 혹은 소각 정책, 모니터링 서비스 등의 대책을 마련해 코인원에 재상장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위믹스 수축 토큰 경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코인 발행량이 줄어드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12월 위메이드는 “앞으로 위믹스의 발행량은 총 10억개 미만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성장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토큰량 감소가 가치 상승으로 이어져 그 시너지가 배가 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 1월 위메이드는 ‘위믹스 수축 정책’의 일종으로 1000만달러(한화 약 130억원)의 위믹스를 사들였다. 관련 예산은 재단의 투자 유치∙자산 처분, 관계사 대여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이어 위메이드는 위믹스 총 발행량을 10억개 미만으로 줄이고 재단이 보유한 위믹스 7100만개를 소각했다.
아울러, 위메이드는 코인마켓캡과 코인게코에서 위믹스의 총발행량과 유통량을 공개하고 있다. 가상자산 리서치 업체 쟁글의 모니터링 서비스에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상장폐지 결정 당시, 닥사가 문제 삼았던 유통량 문제에 대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면서도 “이후 회사 입장에서 유통량과 관련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려고 했었고, 투명한 공시∙위믹스 전담 관리 조직 체계를 구체화하는 등의 부분을 코인원 측이 유심히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코인원 “닥사와는 무관하다”
위믹스의 재상장은 닥사와는 무관하게 코인원이 독자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인원이 재상장한 것이 문제가 될건 없고, 사측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수익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거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코인원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상장 신청이 접수가 됐고, 모든 절차를 통과를 했기 때문에 상장이 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닥사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그 당시 닥사가 공동으로 논의하고 결정한 것과 (지금의 재상장은) 별개의 문제”라며 “종목별 상장에 대해서는 완전한 거래소의 개별 권한이기에 닥사와 논의한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닥사 관계자 또한 “사전에 협의가 안 된 건 맞다”며 “거래 지원은 거래소의 고유 재량권이기에 별도로 코멘트하기에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일각에서는 위믹스가 코인원에 이어 다른 원화 거래소에도 재상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관계자는 “국내외 거래소 상장은 계속해서 노력하고있다”고 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