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걸테크 이렇게 발전하는데…공정위, 변협 제재 선택은
국내에서도 리걸테크(법률서비스기술) 시장이 뿌리내릴까. 15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전원회의 결과가 산업 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날 공정위가 전원회의에서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제재를 결정할지 주목된다. 회의에선 변협 소속 변호사들이 법률플랫폼 ‘로톡(로앤컴퍼니)’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한(공정거래법 위반)했는지를 따진다. 소속 사업자 표시·광고를 제한해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는지도 본다. 앞서 변협의 지속적인 의견서 제출 등으로 전원회의 개최가 지연된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선 공정위가 새해 업무보고에서 공정한 경쟁체제 확립을 위한 법 집행과 정책 추진에 중점을 둔다고 밝힌 만큼, 변협 제재 결정에 조심스럽게 힘을 싣고 있다. 전원회의 제재 여부 결과는 이르면 다음 주 공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2년 새 투자금 6조원↑’ 리걸테크 돈 몰린다
시장조사업체 트랙슨(Tracxn)에 따르면, 전 세계 리걸테크 업체 수는 7000여곳(2022년 9월 기준)에 달한다. 투자 규모는 113억달러(약 14조5000억원), 그중 48억달러(약 6조1500억원)가 최근 2년간 이뤄지는 등 시장에 돈이 몰리고 있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유니콘은 7곳, 예비유니콘은 27곳이 꼽힌다. 국내 리걸테크 기업 중에선 로앤컴퍼니가 예비유니콘으로 선정된 것이 최초다. 이후 이렇다 할 기업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국내 산업 발전이 더딘 것은 변호사 인터넷 광고 자체를 금지하는 등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갈라파고스 규제 등을 꼽을 수 있다. 로톡의 경우 변협 등 직역 단체에 3차례나 고발당한 바 있다.
중견 로펌 관계자는 공정위 전원회의에 대해 “현재 로톡은 테크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중개 플랫폼에 가깝다”면서 “전원회의 결정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기술 영역으로 확장 가능한 길이 열릴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업계 1위부터 챗GPT 변호사 창업까지’ 리걸테그 강국은 미국
리걸테크 기업 증가세가 높은 곳은 미국이다. 일본과 영국 등에도 리걸테크가 자리 잡았지만, 업계 1위부터 최신 기술 트렌드를 반영한 창업까지 전반적으로 활발한 곳이 미국이다.
업계 1위 ‘리걸줌(LegalZoom)’이 미국 회사다. 리걸줌은 2001년 설립한 온라인 법률 플랫폼으로 법률 문서 자동 작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1년 6월 나스닥 상장했으며 현재 약 3.5조원의 시가총액을 기록 중이다.
‘로켓로이어(Rocket Lawyer)’도 있다. 2008년 설립한 미국의 온라인 법률 플랫폼이다. 2012년 영국을 시작으로 일부 유럽에 진출하며 글로벌 리걸테크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까지 약 3000만건 이상의 법률 조력을 제공했다.
최근 챗GPT 기반의 인공지능(AI) 변호사도 등장할 전망이다. ‘두낫페이(DoNotPay)’가 챗GPT 기반의 AI 변호사를 개발해 미국 법원에서 진행되는 재판에 참여시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생이 2학년 재학시절 만든 서비스로 AI챗봇 형식의 법률 질의응답 시스템을 갖췄다. 현재 교통사고 대응, 항공권 예약 등 구제와 각종 행정처분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 중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 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