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흥행한 샌즈랩, 15일 상장…“글로벌 톱클래스 CTI 보안기업 도약”

사이버보안 기업 샌즈랩이 오는 15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기업공개(IPO) 시장 한파가 지속되면서 올해에도 중대형 기업의 상장 철회가 잇따르고 있지만, 연매출 100억원이 채 안되는 규모의 샌즈랩은 당초 기대를 크게 뛰어넘는 IPO를 진행하며 흥행했다.

지난 2~3일 양일간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인 1만500원으로 결정한 데 이어, 6~7일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진행한 공모주 청약에서 예상을 뛰어넘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관사인 키움증권에 따르면 통합 경쟁률 868.07 대 1로 4조2155억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이 모였다.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1541개 기관이 참여해 1325.7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들 기관투자자 대부분(98.08%)이 공모가 상단 혹은 초과의 가격을 제시했다.

샌즈랩은 올해로 20년째 사업을 해오고 있는 사이버위협 인텔리전스(CTI) 전문기업이다. 김기홍 샌즈랩 대표이사가 지난 2003년 연세대학교 재학시절 학생 벤처기업으로 창업했다. 2004년 11월 법인으로 전환하며 세인트시큐리티를 설립한 뒤 악성코드 분석과 대응 기술 연구와 제공에 매진해왔다. 2017년 보안업체 케이사인이 지분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된 이후, 케이사인의 자회사로 편입돼 운영되고 있다.

2021년 IPO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하며 사명을 샌즈랩(SANDS Lab)으로 변경했다. 보안(Security), 인공지능(AI), 네트워크(Network), 데이터(Data)의 첫 자를 딴 이름이다.

샌즈랩은 대표적으로 ‘한국의 바이러스토탈(VirusTotal)’로 불리는 멀웨어즈닷컴(malwares.com)을 지난 2014년 출시해 제공하고 있다. 멀웨어즈닷컴은 국내외 악성코드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자동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파일링해 위협을 식별, 사전에 인지해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CTI) 서비스다.

샌즈랩은 전세계에서 활동 중인 사이버공격 그룹에 대한 실시간 추적과 공격 기법, 공격에 사용된 서버 정보 등을 분석해 공격자의 의도와 기술을 파악하고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세부 정보를 제공한다. 실제로 많은 국가·공공기관, 보안기업을 포함해 다양한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김기홍 대표는 13일 상장을 앞두고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샌즈랩은 국내 사이버보안 전문업체 중에서 인공지능(AI) 기술과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위협 인텔리전스를 최초로 제공한 최고의 회사라고 자부하고 있다”면서 “차별화되고 한층 진보된 수준의 기술력과 축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본격 개화되고 있는 국내 CTI 시장을 장악해나갈 준비가 돼 있다. 명실상부한 국내 CTI 1등 기업으로 자리를 해나가고 있다. 나아가 글로벌 톱 클래스(Top Class) CTI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국내 CTI 퍼스트무버, 독보적인 경쟁력 확보”

샌즈랩은 현재 AI과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하루 평균 200만개에 달하는 신규 악성코드와 사이버위협을 수집·분석하고 있다. 현재까지 수집·분석한 누적 악성코드 수는 22억개 이상, 위협 데이터 수는 317억건에 달한다. 그 데이터 규모는 5페타바이트(PB)이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CTI 플랫폼의 AI 모델의 평균 분석 성공률은 99.95%에 달한다는 게 샌즈랩의 자체 분석이다.

“샌즈랩은 국내 CTI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라고 말하면서 강점과 차별성을 강조한 김 대표는 “압도적인 규모의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들어간 시간과 운영 노하우는 경쟁사는 쫓아올 수 없는 진입장벽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행형·비실행형 악성 파일을 AI 기반으로 프로파일링하고 분석하는 독보적인 CTI로 전문 악성코드·위협 분석가가 하나의 캠페인을 분석하는 데 5일간 분석해야 가능했던 일을 저희는 단 10분 만에 우리의 AI 모델이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샌즈랩의 인텔리전스는 이미 글로벌 수준에서 인정받고 있다”라면서 “샌즈랩은 글로벌 사이버위협얼라이언스(CTA)에 가입돼 있다. 이는 정보력의 가치를 평가받아 가입을 승인받을 수 있고 CTA에서 요구하는 최소 수준을 만족해야 멤버십이 유지된다. 수백 수천명의 분석가를 보유해 위협정보를 분석하는 글로벌 기업들과 대등한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샌즈랩의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될 수 있다는 반증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서비스 안정성 확보와 신사업 모두 꾀한다

이번 상장을 계기로 샌즈랩은 CTI 서비스를 활용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다양한 협력과 서비스 모델을 추진하는 한편, CTI를 연계한 보안 솔루션 사업과 신제품 개발 등을 추진한다.

공모 자금 상당부분은 우선 더욱 안정적인 CT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CTI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퍼블릭클라우드 서비스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기반으로 운영해왔지만, 상장 후 자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24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공모자금 가운데 약 130억원을 투자해 공용면적 1155제곱미터(㎡)의 센터와 지원시설 198㎡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CTI 서비스는 물론, 신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보안업체가 운영하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데이터센터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만들 예정”이라며 “이 데이터센터에 입점하면 각종 보안 관련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샌즈랩은 CTI를 IT 분야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5G 기반 스마트시티 플랫폼과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인프라 보안 강화 기술 개발 사업과제에 참여해 위협 인텔리전스를 활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 중이다. 2~3년 이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취약점 사전 식별, 악성코드를 통한 공격 경로 사전 확보를 위한 AI 기반 공격 방어 시뮬레이션(BAS) 연구도 진행 중이다. BAS 솔루션에 대해 김 대표는 “BAS는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는 꿈과 같은 솔루션이다. 이미 북미 시장에서는 시제품 형태의 초기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며 “연구 개발 중인 BAS 솔루션은 자동차 분야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처럼 사이버보안 분야에서도 궁극적으로 인공지능이 스스로 공격 방어를 수행을 하면서 보안성을 강화해 나간다는 콘셉트의 제품이다. 앞으로 5년에서 10년 뒤 한국에서 본격적인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고, 3년 이내에 시제품 개발을 목표로 현재 연구과제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북미 주축 해외 시장 본격 진출…2025년 매출 300억 목표

샌즈랩은 해외 시장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우선 공략 대상은 북미 시장이다. OEM 라이선싱 전략으로 해외 매출 확대를 꾀한다. 핵심 특허 기술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핵심 특허를 출원해 이른바 ‘시드 특허’로 삼아 포트폴리오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한다. 해외에서 활성화돼 있는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신규 매출원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대기업은 이미 유의미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중소 보안업체인 샌즈랩이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첫 사례를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해외 유수의 클라우드 서비스 마켓플레이스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달 중 재오픈을 앞두고 있는 멀웨어즈닷컴에 해외 결제와 구독 서비스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연동해 본격적인 해외 매출 발생으로 인한 수익화를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샌즈랩이 가진 강점과 사업 전략을 통해 2025년 매출 퀀텀 점프(Quantum Jump)로 글로벌 톱 클래스 CTI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데이터 기반의 산업과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의 개화기를 맞아 고도 성장을 예정하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차세대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1등 사이버 보안업체가 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샌즈랩은 2021년 매출 54억1400만원, 영업이익 4억8900만원을 거뒀다. 2022년에는 매출 91억7000만원, 영업이익 19억900만원의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올해는 매출 130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넘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1년부터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54.6%의 높은 매출 성장률로 연매출 300억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이 때 기대하고 있는 영업이익률은 무려 45%인 139억원 수준이다.

김 대표는 이 시점에 상장을 계획한 이유로 “CTI 시장이 본격 열리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했다”며 “상장한 이유는 첫 번째가 목돈을 투자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고, 두 번째는 해외 우수 인력을 채용을 위해서다. 미국에 있는 우수한 인력을 소개받아도 중소기업에 취업비자가 나오지 않아 채용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어 상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샌즈랩의 투자사는 케이사인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기업 가치는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장이 좋지 않더라도 상장 철회는 전략에 아예 없었다. 벤처캐피탈(VC) 등의 재무적 투자가 없었기 때문에 과감한 결정이 가능했고, 결과적으로 운도 좋았다”고도 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