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타다)와 진모빌리티 합병, 두 가지 가능성

얼마 전 모빌리티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소식이 전해졌다.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 운영사인 브이씨엔씨(VCNC)와 아이엠(i.M) 택시를 운영하는 진모빌리티가 합병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관련해 브이씨엔씨 모회사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진모빌리티와 지분교환 방식의 합병을 논의하고 있으며 아직 초기 단계”라며 “이번 합병 검토는 모빌리티 혁신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점에서 함께 논의를 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재 두 회사는 지분의 교환비율 등 구체적인 합병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관건은 합병 기업의 경영권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이다. 그 결과에 따라 이번 합병의 의도를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은 만큼 업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약 1년 넘게 모빌리티 시장에 발을 담근 토스가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사업이 여의치 않아 발을 빼는 것이란 분석과 토스가 오히려 규모를 키워 카카오모빌리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팽팽하다. 

토스 관점에서 통합 기업의 경영권을 가져오는 경우, 진모빌리티에게 경영권을 넘기게 되는 경우를 각각 다뤄봤다. 

-토스가 경영권을 가져갈 경우

토스가 경영권을 가져갈 경우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시장의 가능성을 더 높이 봤다는 이야기가 된다. 특히 카카오가 점령한 모빌리티 시장에서 타다로만 승부를 보기 어렵다고 판단, 같은 업종인 아이엠택시와 손을 잡아 몸집을 키우기로 결정한 것이다.

모빌리티 전문가는 아직 이 시장에서 토스가 할 일이 많다고 봤다. 한 모빌리티 전문가는 “토스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결제 부문이나 슈퍼앱 등 나름의 생태계를 가져가려는 것”이라며 “결국 모빌리티의 몸집을 키워 기존에 예상했던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봤다.

이렇게 되면 토스는 약 12조원에 달하는 국내 택시 결제 시장을 더 공격적으로 파고들 수 있다. 결제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토스 입장에서 토스페이가 더 많이 깔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빌리티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페이 결제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해 결제수단으로 토스페이를 접목하면, 토스는 기존 브이씨엔씨와 진모빌리티 사용자를 유치할 수 있다. 아직 타다에 토스페이가 접목된 것은 아니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반드시 접목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형택시 호출 시장은 카카오가 점유한 상태이지만, 대형택시 시장은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토스가 제휴사로 대형택시 업체인 진모빌리티를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회사가 손을 잡으면 대형택시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기대해볼 수 있다.

한 모빌리티 전문가는 “중형 택시 시장은 이미 카카오가 차지한 만큼 비즈니스 모델로 매력이 없기 때문에 토스가 대형택시 시장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VC 업계 관계자도 “토스는 타다를 통해 모빌리티 업계를 혁신하고자 했는데, 타다로만 하기엔 한계가 있어 다른 모빌리티 기업을 붙여서 덩치를 키우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토스가 합병을 택한 이유는 자금 사정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지분을 사들일 경우 현금을 줘야하지만 지금 토스의 자금 사정상 그렇게 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그동안 토스와 타다의 행보를 고려하면 향후 합병기업의 경영권을 가져오는 수순이 당연하며, 추가 펀딩을 받을 때도 토스를 내세워 받는 것이 수월하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VC 업계 관계자도 “우선 합병 기업에 자금이 들어올 때가지 토스가 경영권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으로썬 뭘 해도 내년까지 적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돈을 가져오는 쪽이 경영권을 가져가게 되지 않을까 예상된다”며 당장은 토스가 경영권을 가져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모빌리티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경우

반대로 토스가 합병 기업의 경영권을 진모빌리티에게 넘길 경우다. 

일각에선 토스가 보유 중인 브이씨엔씨 지분 60% 가운데 50% 가량을 진모빌리티에 넘길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 모빌리티 업체 대표는 “현 시점에서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만약 반대의 경우라면 토스가 진모빌리티의 지분을 어느 정도 가져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먼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토스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데, 출혈이 계속 이어지는 모빌리티를 가져가기엔 부담이 된다”며 “아예 이 사업에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면서 차차 발을 빼는 방식을 택한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일각에선 타다와 아이엠택시가 합병을 통해 새로운 법인을 만들어 펀딩을 한 뒤, 경영권을 아이엠택시가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아이엠택시의 펀딩을 돕고 난 뒤 토스는 경영에서 물러난다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토스가 모빌리티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된다.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보니, 카카오가 점유한 모빌리티 시장에서 성장성의 한계, 자금 출혈, 플랫폼 독과점 이슈 등이 생각보다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한 기업투자 업체 관계자는 “토스가 택시호출 시장에서 카카오를 뛰어넘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제수단을 택시호출에 접목하는 것은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토스도 재무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조금이라도 현금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아울러, 과감하게 도전하고 실패 시 빠르게 이를 접는 토스의 방식과 이번 결정이 맞아떨어진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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