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스파르타 전사의 수가 아닙니다. 올해 CES에 ‘모빌리티’를 들고 온 기업의 대략적인 숫자죠. 매년 1월 초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라는 것이 열립니다. 한 해 동안 주요 기업들이 어떤 기술과 먹거리를 들고 장사할지, 그 밑천을 보여주는 곳이라 업계의 관심이 많이 쏠리는 전시죠. 그런데 이 전시에서 올해도 역시나 핵심 키워드가 모빌리티입니다.

모빌리티는 <바이라인네트워크>가 매우 관심 있어 하는 영역입니다, (잠깐 광고 좀 하고 갈게요) 테슬라를 후벼파서 찾아낸 미래차의 모든 것’과 같은 세미나를 여는데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시장을 훑어봅니다. 이는 올해 CES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반적으로 훑어보면 전기차를 비롯해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자동차 기술이 눈에 띄고요, ‘전기차+자율주행 보조’를 대비, 사람들이 자동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또 땅과 하늘에 이어서 해양에서의 모빌리티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따라서, CES에서 모빌리티와 관련해 어떤 화두들이 있었는지를 좀 정리해봤습니다.

키트가 보편화될까?

제목을 한 번에 알아들으셨다면, 어서오세요 어르신. 참고로, ‘키트’는 1982년에 나온 미국 드라마 ‘전격 Z 작전’의 최첨단 차량 이름입니다. 인공지능을 탑재하고 자율주행을 구현했죠. 여튼,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스마트워치에 대고 “키트!”하고 부르면 이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하고 주인공에 필요한 기능을 제공하며, 심지어는 위기에서 구하곤 했더랬는데요. 키트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스마트폰을 쓰던 것처럼 차량을 통제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올해 CES에서 구글이 자동차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오토’를 선보였거든요.

‘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 안드로이드폰에서 앱마켓을 통해 내려받는 대부분의 앱을 차량 대시보드에서 그대로 쓸 수 있게 만든 운영체제입니다. 구글의 음성인식 서비스인 ‘어시스턴트’는 물론이고 운전에 필요한 지도 서비스나 그 외에 엔터테인먼트에 속하는 음악, 게임 등을 스마트폰에서와 같이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자동차가 전기차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자동차 역시 전자기기가 되고 있는 셈인데요. 전자기기를 OS로 제어하고 활용하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잖아요?

하지만 “오, 역시 구글!”이라고 하기에만 찝찝한 것은, 스마트폰에서 다 해먹은 구글과 애플이 자동차 시장에서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서인데요. 이들의 모토가 “당신의 스마트폰에서 당신의 차로” 입니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에서 학습한 익숙한 운영체제를 자동차 안에서도 선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클라우드나 AI 음성 비서 기술을 가진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도 차량 OS 시장을 놓치려 하지 않을 것이고요.

자동차 기업들, 구독 모델의 밑그림 그리다

기억하십니까? 지난해 BMW가 차내 열선 시트, 그러니까 ‘엉따’ 기능을 월 구독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을 밝혔던 것을요. 물론, 유럽에서입니다. 그런데 자동차 회사들이 꼭 필요한 기능은 아니지만 있으면 좋은 그런 편의 소프트웨어를 자동차 차체와 분리, 월구독 서비스로 내놓는 것은 BMW가 처음은 아니죠. 테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돈으로 월 25만원 돈에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판매 중입니다. 이것도 미국에서 일단 적용되는 것인데요, 이런 기능은 앞으로도 더 많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CES에서 자동차 회사들이 구독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진 않았습니다. 다만, 그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새로운 기능들을 선보였는데요. 왜 가능성이 점쳐지냐면 이 기능들이 운전에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있으면 편한 기능들이라서입니다. 마치 엉따처럼요. 그 방면에서 역시 가장 눈에 띄는 회사는 BMW입니다. ‘아이 비전 디(Dee)’라는 걸 선보였는데, DEE가 무슨 뜻이냐면은, ‘디지털 감정 표현(Digital Emotional Experience)’ 입니다.

출처= BMW 그룹 홈페이지

차체로 기쁨이나 놀람과 같은 감정을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고요, 운전자의 아바타(이미지)를 양쪽 문에 표출 할 수 있습니다. 헬로, 키트! 나 왔어! 그러면 자동차가 어서와 주인, 여기 니 얼굴이 있어 이러면서 웰컴 메시지를 뿌릴 수 있는 거죠. 재밌겠죠? 하지만 꼭 운전에 필요한 건 아니겠죠? 이런 기능들은 자동차와 사람의 감정 교류를 극대화시키는 동시에 꼭 필요한 옵션은 아니므로 구독 모델의 일환이 될 수 있겠다, 싶습니다. 이모지도 실시간 바꿔주려면 여기에서도 생태계가 열릴 수 있겠군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꼭 필요하지도 않은 옵션을 다 넣어서 차를 비싸게 사지 않고 대신 필요한 사람만 구독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니 더 나을 수 있을 것도 같은데요. 또 구독해야 하는 서비스가 늘어나면 그거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도 있겠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전면 유리를 십분 활용한다

그리고 이런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는 차량 내에서 더욱 확산될 전망입니다. 무얼 통해서?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통해서요. 전면 유리를 증강현실(AR)을 띄우는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인데요. 아우, 올해 CES에서는 BMW가 압도적 존재감을 뽐내네요. 현실과 가상세계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공개했습니다. HUD를 다섯 단계 시스템 중 하나로 설정 가능한데요. 아날로그/ 주행 관련 정보/ 통신 시스템 관련 내용/ 증강 현실 프로젝션/ 가상 세계로의 진입을 점층적인 단계로 삼았습니다. BMW는 이 HUD를 2025년부터 선보이는 뉴클래스(NEUE KLASE) 모델에 도입한다고 합니다.


HUD는 국내 기업인 LG디스플레이도 갖고 나왔습니다. LTPS LCD 기반의 고휘도(밝기) HUD라는 것이 이 회사 측의 설명인데요, 5000니트에 달하는 밝기로 기존 LED 방식 대비 더 선명한 화면을 구현한다고 합니다. ‘무안경 3D 계기판’이라는 표현도 했는데요. 디스플레이 중앙에 설치된 카메라가 운전자의 시선을 추적해 입체감있는 3D 영상으로 직관적인 주행 정보를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운전 경험 개선할 소프트웨어

이런 구독 모델이 보편화되려면 자동차가 주는 경험 개선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이 운전 경험을 개선하겠다는 목표의 소프트웨어를 들고 나왔는데요. 이름은 ‘레디 케어(Ready care)’입니다. 어떤 걸 하냐면요. 차내 레이더 센싱 기술로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파악합니다.

예를 들어서 심장 박동수나 호흡 수, 눈동자의 움직임 등을 비접촉식으로 확인해서 이 사람이 집중했는지, 아니면 주의가 산만하거나 졸고 있는지 등을 평가하죠. 만약 운전자가 존다? 그러면 오디오나 비디오 시스템으로 경보를 줘서 다시 운전에 집중하게 만든다고 하는데요. 아래 사진을 잠깐 보면, 화면에 졸음 여부나, 혹은 주의산만도를 체크하는 창이 있는데 잘 보이시나요?

사진=하만 홈페이지

소니와 혼다의 합작 첫 전기차, 무기는 ‘게임’

전기차를 빼놓을 수 없겠죠. 소니와 혼다가 손잡고 ‘소니-혼다모빌리티(SHM)’라는 회사를 만들었는데요, 올 CES에서 이들의 첫 전기차를 컨셉카 형태로 공개했습니다. 이름은 아필라. 2026년 북미 출시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차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플레이스테이션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기차는 충전에 시간이 듭니다. 그 시간은 점차 줄어들겠지만, 그 시간 동안 사람들은 무얼 해야 할까요? 직관적으로 가장 즐거운 것은 게임일 수 있겠죠. 또, 조금 더 먼 미래를 본다면 자율주행으로 갈수록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의 중요도는 높아집니다. 옆자리, 뒷자리 승객들에게는 더더욱 그렇겠고요.

참고로, 올해는 키노트 명단에서 빠진 엔비디아는, 회사의 클라우드게이밍 플랫폼인 ‘지포스 나우’를  현대자동차나 중국의 비야디(BYD) 같은 곳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고요. 또 다른 완성차 업체인 아우디는 자회사 ‘홀라로이드’가 개발한 차량용 가상현실 게임을 구독 서비스로 내놓았습니다. 뒷좌석에 앉은 이들이 VR 기기를 쓰고 게임을 하는데, 여기에 차량의 움직임이 관여하는 그런 모델이죠. 엔터테인먼트 경쟁은 더더욱 치열해지겠네요.

완전히 새로운 에너지원, 태양광차

2인승, 경량 전기차를 태양광으로 충전해 다닐 수 있다면 사시겠습니까? 네덜란드 회사 스쿼드 모빌리티가 만들었습니다. 이름은 ‘스쿼드 솔라시티카’. 2024년 판매를 목표로 하고요, 운전석과 조수석이 있어서 총 두명까지 탑승 가능합니다.

지역이나 날씨에 따라 하루 충전할 수 있는 양이 달라지겠지만요, 대략 평균 22km(유럽 기준)의 거리를 태양광으로 충전해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무조건 태양광으로만 충전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요, 최대 100km 주행이 가능한 휴대용 배터리가 있습니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 가보면, 가까운 마트에 장을 보러 가거나 혹은 학교나 학원 다녀온 아이를 픽업하는 용도로 잘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 차량 자체가 작으니까 교차 주차가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이고요.

사진=스쿼드 모빌리티
사진=스쿼드 모빌리티. 태양광 충전 패널 사진입니다. 차량 맨 위에 달려 있습니다.

마린테크

이름에서 힌트 얻으셨겠지만 해양 모빌리티를 일컫습니다. 자율주행 선박이나 전기 선박이 이 카테고리에 들어가죠. 육해공 중에 하나 남은 곳이 ‘해’이기도 하고요. 올 CES에서 관련 기술을 들고 나온 곳을 꼽자면 보트엔진 회사 브런스윅입니다. 자율주행 보트와 전기보트 등이 공개됐죠.

또, HD현대는 미래 선박 시제품을 갖고 나왔는데요. 바람을 타고 배가 전진하는 윙세일 형태를 새롭게 디자인했습니다. 정의선 HD현대 대표는 “바다의 근본적 대전환,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인류 영역의 역사적 확장과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 가능한 성장에 앞장설 것”이라고 CES 현장에서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차를 파는 메타버스?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들고나왔습니다. 매장 이름은 ‘피아트 메타버스 스토어’고요, ‘피아트 500e’ 모델을 주로 팝니다. 소비지가 직접 자동차 매장에 들러서 딜러와 상담하지 않고도 차량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 전시장을 운영하는데, 여기에서 원하는 옵션을 골라서 곧바로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가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죠.

사진= 피아트 메타버스 스토어

이 매장의 메타버스에서 일하는 이들은 모두 자동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메타버스가 인공지능 NPC들만 돌아다니는 곳은 아니니까요. 메타버스에서 차량 구매의 경험, 만족스러울까요? 피아트의 실험입니다.

** 아래는 기사 작성에 참고한 사이트들입니다.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 참고하세요.
하만 홈페이지 = HARMAN Expands Ready Care Product with New Life-Saving Features to Enhance Safety and Well-being on the Road
바이라인네트워크 기사 = 삼성전자가 말하는 ‘초연결’이란? ‘고객 맞춤 경험’
= 중앙 무대서도 삼성·LG 두각…소니차 관심
BMW 그룹 홈페이지 = CES 2023: WORLD PREMIERE OF BMW i VISION DEE.
피아트 홈페이지 = FIAT Metaverse Store, the world’s first metaverse-powered showroom, a revolution in customer exper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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