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는 IT 서비스는 서버 컴퓨터에서 제공된다. 또 모든 데이터들은 디스크나 메모리에 저장이 된다. 이런 역할을 하는 컴퓨터와 저장장치를 모아둔 곳을 데이터센터라고 부른다.

얼마 전까지  데이터센터의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커봐야 서버 수천 대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전이 빨라지고, 인공지능이나 메타버스 등 대량의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많아지면서 데이터센터의 규모는 커졌다. 현재의 데이터 센터 중 하이퍼스케일의 데이터센터는 수십만대의 서버를 운영하기도 한다.

규모가 점점 커지는것은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효율을 높이기 위함도 있지만, 그 만큼 컴퓨팅 파워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파워 사용의 급격한 증가는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킨다. 데이터센터는 전기를 집약적으로 소모하고, 막대한 열을 발생시켜 그 열을 배출하기 위한 공조 시스템이 대량으로 가동된다. 이 공조 시스템 또한 전기를 대량으로 소모하여, 현대의 데이터센터는 전기먹는 하마가 되었다. 물론 데이터센터 운용회사는 전력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 과거 데이터센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은 고효율의 시스템운영을 자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효율을 높였다 하더라도, 전력 소모의 절대값 자체는 급증하게 되었고, 앞으로도 더욱 더 증가하게 될것이다.

데이터센터의 증가는 그 자체로 전력소모로 인한 탄소 배출도 문제지만 – 이건 신재생에너지로 해결한다 치고 –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수도권에 집중되는 데이터센터

국내 데이터센터는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다. 한전 자료에 따르면 전체 데이터센터수의 94% , 데이터센터 전력소모는 92%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량은 2012년 기준 전세계 전력소모의 1% 수준이었지만, 2030년이 되면 8%까지 증가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미 계약용량기준으로는 무려 10%에 가까우며, 실제 사용량 기준으로는 약 3%에 달하는 전력 소비량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데이터센터의 위치다. 앞에서도 언급한대로 주로 데이터센터가 지어지는곳은 수도권이다. 수도권에는 대량의 전력 공급원이 부족하다. 대규모 풍력 발전소가 지어지고 있는곳은 전라남도 신안이고, 대규모 화력발전소는 강원도 동해안, 그리고 원전은 경상북도에 건설되어져 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사실 필요한 전력량 자체는 많은 발전소들을 건설해서 해결이 가능하다고 치더라도, 전력망 부족이라는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

지방에서 생산된 전기는 대규모 송전선을 타고 수도권으로 와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송전선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새로 송전선을 건설하는 것도 쉽지는 않다. 밀양 송전선 사태에서 볼 수 있듯 사회적 갈등을 유발되기 때문이다. 송전선로를 지중화 시키는 방법도 있으나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며, 이 역시 사회적 갈등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최근에는 초고압직류송전송(HVDC)와 같은 기술도 등장했으나, 아직은 검증이 덜되어 불안정하다.

그렇다면 그동안은 문제가 없었을까? 없었다. 아니 아예 없었다면 거짓말이지만, 거의 없었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은 2000년대 이후 기본적으로 지역 단위로 전력을 생산해서 소비하는 구조로 전력망이 구성되어 있었다. 예를들면, 동남권의 중공업단지에서 소모하는 전력은 동해안에 줄지어 있는 원전에서 나오는 전력으로 소비가 충당되었고, 수도권에서 소모되는 전력은 주로 충청남도 해안에 있는 석탄 화력 발전소와 강원도에 있는 수력 발전소를 통해서 전력이 공급되었다.

수도권은 기본적으로 전력소모가 적은 지식산업이나 혹은 금융업이 많았기에 제조업이 많은 동남권에 비해 전력소비량이 적어서 큰 문제가 없었다.

물론 지역을 잇는 송전선이 전혀 없는것은 아니지만, 큰 비중으로 관리될 필요는 없었다. 기본적으로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이 지역에서 소비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IT의 발달이 가져온 데이터센터의 증가, 그리고 그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수도권에 데이터센터가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복합적이다.

수요와 공급

데이터센터는 상업용(코로케이션)과 비상업용(엔터프라이즈)으로 구별할 수 있다.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 비상업용 데이터센터의 수가 더 많다. 비상업용 데이터센터는 기업들이 직접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가까운곳에 두고 관리하고 싶어한다. 멀리있으면 비상시에 대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상업용 코로케이션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많은 데이터센터들은 상면을 제공하고 외부 고객의 서버를 위탁받아 운용한다. 각 서버들은 실제로 해당 기업의 인력이 방문해서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기업들은 가까운 곳의 데이터센터를 선호한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기업은 데이터센터에 직접 방문할 일이 없어서 서버의 물리적 위치가 중요하지 않지만, 클라우드의 비중은 전체 서버 수요량의 10%가 되지 않는다.


부동산입지

최근에는 데이터센터를 운영해주는 위탁사의 조합으로 건설이 되는 케이스가 많아지고 있다. 예를들면, 자산운영사가 적당한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을 하고, 해당 데이터센터의 운영을 삼성SDS같은 데이터센터 운영 전문회사들에 위탁하는것이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PF 가 동원되고 부동산 수익성 때문에 수도권에 짓는 경우가 발생한다.

왜 데이터센터는 분산되어야 할까

최근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집중되다 보니 전력 사용량이 많아서 신규 데이터센터는 물론이고, 공장들의 증설에도 계약전력 확보가 어렵다고 한다.

반대로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건설되고 있는 전남 신안과 같은곳에서는 제한 송전과 같은 문제를 걱정하고 있으며, 이미 대형 석탄 화력 발전소가 건설되었거나 건설되고 있는 강원도와 대규모로 원전이 (재)가동되기 시작하거나 지어질 예정인 경상남북도에서는 전력망 이슈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 전기를 생산해도 수도권으로 보낼 수가 없다. )

따라서 전라남도에서는 데이터센터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라남도는 글로벌 스케일의 데이터센터를 10곳을 유치하겠다고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고, NHN클라우드의 경우에는 순천시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진행한다.

지방 지자체입장에서는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면 기본적으로 세수도 확보가 되고, 지역내 일자리 확보도 가능해진다. 또한 국가적 차원에서도 전력망문제에 대한 부담도 덜 할 수 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경우 이용자가 불편할 일도 크게 없다. 

데이터센터의 분산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그래서, 더욱 더 많은 서비스들이 클라우드화 되고, 엔터프라이즈로 운영되는 기업들의 서버들도 클라우드화가 된다면, 지방으로 데이터센터가 분산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들은 가급적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경우에는 오픈스택과 같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스템을 더욱 더 잘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데이터센터는 지금보다도 더욱 더 최소의 인원으로 운영이 가능해질것이고 지방으로의 이전이 가능해질것이다.

또한 현재 논의가 되고 있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가 도입이 된다면 지방으로의 데이터센터 이전이 더욱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전력이 부족한 지역은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전력이 남아도는 지역은 전기요금을 인하할 수 있게 탄력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면, 전체적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분배가 가능하게 될것이다.

미국의 오레건주 프린빌은 원래 목재 산업으로 유지되던 도시였다. 그러나 목재 산업이 침체되면서 도시는 같이 죽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던중 프린빌은 데이터센터 유치를 목표로 하고 애플과 페이스북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한다. 양사에 재산세를 감면해주고,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게 된다. 꼭 프린빌이 아니어도 구글이나 AWS 같은 대규모 CSP들도 오레건주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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