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대표, 미국 현지 인터뷰

<이전 기사 참조: ‘쌀집에 쌀 팔았다’ 김준구 대표, 만면에 자신감>

“작년에 제가 받았던 페이스북 메신저인데요, 미국 1세대 웹툰 작가의 메시지였어요. 그 작가님이 사실 저희가 미국 첫 론칭할 때 같이 일하게 된 작가님인데, 너무 저희를 못 믿어서 제가 한국에 초대를 했었어요. 네이버는 그린팩토리라는 회사 건물도 있고, 작은 회사가 아니라 진짜 있는 회사라는 걸 보여주려고 한국으로 초대했어요. 그때 제가 ‘한국에서 웹툰 작가가 3년 이상을 네이버웹툰이란 플랫폼에서 살아남으면 보통 3년 이상 지나면 집을 사고 5~6년 되면 되게 좋은 뭐를 사고 빌딩을 사고 이래’라고 했더니, 작가가 막 웃으면서 ‘그럼 나도 3년 일하면 집 사는 거야?’라고 해서 ‘그럼’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작년에 저한테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서 ‘준구, 나 너한테 너무 미안해. 사실 네가 한국에서 그 얘기를 했을 때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는데, 나 오늘 그 집 계약을 했다. 그 계약을 하는 순간에 네가 했던 말이 떠오르더라. 약속을 지켜줘서 고마워. 내가 그때 사기꾼이라고 생각해서 미안해’ 그런 말을 했거든요. 지금도 되게 울컥한 게 그런 거예요. 사실 그렇게 계속 한국에서 했던 성공 히스토리를 계속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생각하고요, 그 부분들이 미국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대표는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나 웹툰이 자리 잡기까지 여러 에피소드를 풀어냈다. 앞서 언급한 웹툰 진출 초창기 시절, 작가로부터 오해받은 사연부터 ‘로어 올림푸스(Lore Olympus)’라는 초대박 웹툰을 발굴한 사례도 짚었다.

미국 만화 3대 시상식 석권한 ‘로어 올림푸스’ (자료=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미국본사 웹툰엔터테인먼트)이 발굴한 웹툰 ‘로어 올림푸스’는 미국 만화계 주요 시상을 모두 휩쓴 바 있다. 지난해 최고 이슈 중 하나였다. 7월 아이즈너(Eisner)상, 10월 초 하비(Harvey)상, 10월 말 링고(Ringo)상 3대 시상을 석권했다.

로어 올림푸스는 뉴질랜드 작가 레이첼 스마이스가 신화 속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로맨스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판타지물이다. 네이버웹툰이 구축한 창작만화 게시판인 ‘도전만화’의 글로벌 영어버전인 캔버스에 12만명이 넘는 창작자가 몰리면서 이 같은 성공의 원천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의 캔버스는 너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저희가 미국의 한 주에 있는 작가들만 커버하려고 해도 직접 만나는 게 불가능하거든요. 캔버스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미국의 수많은 주의 크리에이터들을 만날 뿐만 아니라 다른 영어권 국가의 크리에이터들이 캔버스에 모일 수 있다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로어 올림푸스를 그린 작가님은 뉴질랜드에서 활동하세요. 저희가 미국에서 성공한 플랫폼이다 보니, 이제 뉴질랜드 작가가 조인한 거고요. 어떻게 생각하면 ‘뉴질랜드 작가가 한국 플랫폼에 올렸고, 미국의 사용자들이 반응해서 미국에서 대박이 난 다음에 프랑스로 넘어갔다’ 이건 되게 글로벌한 스토리거든요. 그런 역할을 해 주는 게 사실 캔버스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 캔버스에 이제 12만명 이상의 크리에이터들이 있다 보니,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나오는 거고, 그 결과가 미국에서 정식 연재되는 콘텐츠의 절반 이상이 캔버스에서 나온 콘텐츠입니다.”

미국 작가 수익 규모에 대해선 교사, 회계사, 의사 등 사회적으로 안정된 직업을 가진 작가들이 늘어나는 있는 현황을 소개했다.

“미국에서 교사든 회계사든 의사든,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안정적인 직업을 하던 분들이 그 직업을 내려놓고 웹툰을 한다라는 건 이 일이 좋기 때문도 있지만 사실 어쨌든 경제적인 보상이 없이는 그렇게 할 수 없거든요. 그런 위상이 미국에서만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웹툰 글로벌 진출 시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영화의 경우 좀비·호러물이 아니면 수출이 어렵다는 해당 업계 실정과 관련해 웹툰도 이러한 유행이나 성공을 위한 공식이 있는지다.

“저는 웹툰이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는 건, 상대적으로 웹툰이 (영화에 비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초기 자본면에 ‘가성비가 좋다’는 면이 있어서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어떤 트렌드가 있다고 해서 그 트렌드를 다 쫓아가기보다는 굉장히 다양한 IP가 존재하는 게 웹툰 시장이고, 이 다양성을 좋아하는 사용자들에게 맞게끔 전달하는 추천 로직이 저희 서비스의 오히려 핵심이 아닌가, 그래서 콘텐츠의 어떤 트렌드를 쫓아가기보다는 콘텐츠를 최대한 다양하게 확보하고 이거를 사용자의 니즈에 맞춰서 잘 전달하자 이게 사실 저희의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웹툰은 딱히 이게 트렌드라고 말하기 좀 힘든 것 같아요.”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대표 (사진=네이버웹툰)

미국 내에서 웹툰이 인쇄 만화 비중을 앞지르는 예상 시점에 관한 질문엔 ‘대체재가 아닌 공생 관계로 간다’는 답을 내놨다. 아마존 만화 부문에서 팬덤 영향으로 웹툰 기반 만화책이 인기를 끌고 인쇄 만화 이용자들이 유입되는 순환 관계도 긍정적으로 봤다.

“저희가 플랫폼 비즈니스가 메인이긴 합니다만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사용자분들께 다가가는 게 너무 중요하거든요. 그게 게임이기도 하고 영화이기도 한데 전 출판만화도 그 하나라고 생각해요. 출판만화가 활발한 시장에서는 콜라보레이션하고 협력하는 관계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하고, 그런 측면에서 저희가 작년 말에 웹툰 작품을 출판했더니 아마존 10대 만화 세션에서 1등부터 10등까지는 8개가 저희 작품이었거든요. 그런 식으로 또 출판물로 저희가 되게 좋은 역할을 하고 있고 이게 출판사와 저희와도 되게 좋은 공생 관계입니다. 그리고 10등 안에 저희 작품이 많았던 이유는 기존 웹툰의 팬덤들이 소장의 개념으로 그 책을 사기 때문에 그렇게 소리가 올라가는 거예요. 근데 이게 어떤 역할을 하냐면, 거기에 있는 (웹툰을 몰랐던) 만화 팬들이 ‘야 이거 뭔데 1등이야, 봐야겠다’라고 보고, ‘이거 다음 회차 보고 싶은데 어디서 보지’ 그래서 들어오고, 그래서 사실 저희는 좋은 콘텐츠랑 저희 팬덤을 출판만화 플레이어들에게 보내주는 거고, 또 그들은 새로운 사용자들을 저희한테 보내주는 거기 때문에 서로의 대체 관계가 아니라 굉장히 좋은 공생 관계라고 생각하고요.”

김 대표는 네이버웹툰의 경쟁사로 ‘소비자들의 시간 점유를 다투는 다양한 콘텐츠 플레이어들’을 꼽았다. 같은 업계 내에선 네이버웹툰이 압도적 격차로 1위를 유지 중으로, 넷플릭스 등 다른 플레이어를 보고 경쟁하는 것이 좀 더 의미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는 저희가 1위 플레이어고 압도적인 선행 주자였기 때문에, 실제로 웹툰의 어떤 플레이어와 경쟁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 격차가 어마어마하게 크고요. 오히려 저희가 다른 콘텐츠 플레이어, 시간 점유율을 가져가는 플레이어와의 경쟁을 통해서 이 시장의 파이를 키워야 그 효과가 후발 주자들한테 간다라는 소명 의식을 우리가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관점에서 진짜 경쟁자는 이런 넷플릭스처럼 많은 시간을 점유하는 콘텐츠 플레이들과 어떤 경쟁을 통해서 혹은 어떤 협력을 통해서 저희의 시간 사용량을 늘릴 것이냐 라는 게 되게 큰 의미가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테크(기술) 플랫폼에 대한 얘기도 덧붙였다. 궁극적으로는 ‘자동 드로잉(그리기)’까지 목표삼고 있다.


“저희 기술은 사실 굉장히 많아요. 창작의 영역에서는 궁극적으로 오토 드로잉까지 가고 싶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고, 그 안에는 사실 자동 데생(소묘)이라든가 자동 컬러링(채색)이라든가 자동 펜터치라든가 자동 배경이라든가 포스트 프로덕션 이런 굉장히 다양한 도구들이 있고, 이걸 동시에 저희 연구소에서도 개발하고 있고요. 이러한 제작 툴뿐만 아니라 저희만의 콘텐츠 추천 기능도 고도화하고 있고요. 이런 게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기술력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네이버웹툰은 압도적인 글로벌 1위 스토리테크 플랫폼을 넘어 전세계 톱티어(top-tier)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샌프란시스코(미국)=이대호 기자> 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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