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집에 쌀 팔았다’ 김준구 대표, 만면에 자신감 [네이버웹툰]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대표, 미국 현지 인터뷰
인터뷰 내내 자신감 보여…‘미국도 한국처럼’ 웹툰 성공 확신
주 소비층인 학생이 결제력 갖춘 성인으로 성장 시간 필요
카카오엔터 투자 유치 관련 “1등 사업자 밸류 보여줄 것”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미국본사) 대표(네이버웹툰 대표 겸임)가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계 최대 콘텐츠 시장인 미국에서 웹툰 산업을 일궈온 과정과 성과에 대해 공유했다.
이날 기자들의 관심은 미국에서 얼마나 네이버웹툰이 자리 잡았는지와 웹툰의 글로벌 성장 가능성에 쏠렸다. 김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보이며 답했다. 그는 만화를 너무 좋아해 스스로 웹툰을 팠고, 시장 개척자가 된 인물이다. 자아실현, 요즘 말로는 덕업일치의 표상이다. 인터뷰 내내 확신에 찬 꿈을 풀어놓는 듯한 김 대표의 모습에 기자들도 웹툰이 대세가 될 것이란 최면에 걸렸다고 할까. ‘진정성 있어 보인다’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웹툰 전도사가 분명해 보였다.
“웹툰이 미국에서 대중적으로 가고 있구나 볼 수 있었던 시그널은 지표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제가 대학교 1학년 고등학교 3학년 이런 친구들이 있는 데를 가는데, 그들이 스타벅스에 앉아서 웹툰을 보고 있다 그런 걸 보면 꼭 가서 말을 걸어요. ‘불편한 거 없냐’, ‘어떠냐’고 그러면 그 친구들이 ‘왜 물어보냐’ 이러면 제가 ‘나 이거 만드는 팀의 멤버야’라고 하면 진짜 허그를 해줘요. ‘너무 좋다’고 ‘고맙다’고 이래요. 그러면 사실 이제 저희가 어느 포지션에 가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김 대표는 웹툰의 대중화 전략으로 ‘미디어믹스’를 앞세웠다. 웹툰의 영상화, 게임화, 오디오화 등 다양한 미디어를 융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 소비층인 학생이 결제력을 갖춘 성인(페이유저)이 되는 등 완전히 정착하는 데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결국 미국도 웹툰이 뿌리내린 한국처럼 된다는 것이다.
“저희가 그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개척하는 것, 웹툰 플랫폼이라는 저희의 근거지가 있다고 한다면 더 다양한 길들을 통해서 그들에게 도달해야 하는 그게 영상화일 수도 있고, 게임일 수도 있고 오디오웹툰일 수도 있죠. 다양한 미디어믹스 전략이 대중화를 위한 하나의 큰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한국에서 웹툰이라는 콘텐츠가 메인스트림 콘텐츠가 됐는데요. 10년 전에도 저희 팬덤이 어마어마하게 많았어요. 다만 10대와 20대 초반 사용자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오히려 사업 분야의 종사자들이나 의사결정자들이 ‘너 이게 뭐지?’ 이렇게 됐던거죠. 이들이 이제 페잉파워(결제력)를 가지면서 ‘웹툰으로 뭘 합시다’라는 의견들이 많아지고 그러면서 미디어믹스가 많아지면서 웹툰이 메이저의 위상이 생겼던 거거든요. 저희 젊은 소비자가 먼저 생성되고, 그들이 페잉파워를 가지고 사회로 나오면서 더 많은 미디어믹스가 발생하고, 또다시 이런 미디어믹스를 통해서 젊은 사용자들에게 어필하게 되면서 저희가 굉장히 큰 선순환을 만드는데, 그게 이제 미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그는 미국 내 웹툰 월활성사용자(MAU) 규모 대비 결제 이용자가 적다는 질문이 나오자, 비슷한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PU(Paying User) 전환율은 국가의 성숙도, 저희 사업의 성숙도에 따라 다릅니다. 제일 성숙도가 높은 국가는 한국인데요, 한국이 가장 높은 이유는 가장 긴 시간 저희가 사업을 하면서 가장 긴 시간 사용자분들의 사랑을 받았고, 콘텐츠에 대한 애정이 지갑을 여는 걸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그 안에는 많은 사실 서비스 피처가 있기는 했지만 시간이라는 흐름도 무시할 수 없거든요. 결국 미국의 PU 비율이 MAU 대비 낮은데, 미국도 한국처럼 갈 거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의 PU 비율이 한국처럼) 올라갈 업사이드가 이렇게 크구나 라고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는 궁극적으로는 이 서비스의 리텐션이나 여러 가지 액션을 봤을 때 (미국이) 한국의 성장 방식을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러면 10년 후에 결국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서비스도 결국 한국과 유사해질 거기 때문에, 되게 비저너블하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김 대표는 미국 내 주요 협업 사례에 대해선 해당 사업자와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 유예·금지) 준수를 언급하며 쌀집 비유를 댔다.
“협업 사례, 그거 너무 재미있는 게 있는데요. 사실 엠바고가 심하게 걸려 있어서, 재밌는 걸 순차적으로 계속 말씀드릴 건데요. 예를 들면 ‘쌀집에 쌀을 팔았다’ 이런 경우거든요. 제가 쌀집에 쌀을 팔았으면 진짜 대단한 사람이거나 제가 쌀을 얼마나 잘 재배했길래 그렇게 됐겠어요.(웃음) 지금은 말씀드릴 수가 없어서 그거는 따로 업데이트 한번 하겠습니다. 상반기에 가능할 것 같아요.”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0월 북미에서 프리미엄 웹소설 서비스 ‘욘더’를 출시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엄선한 작품을 선보이는 플랫폼이다. 블랙스톤 퍼블리싱, 아에손 등 유력 출판사와도 계약을 맺고 인기작과 독점작을 선보이는 중이다.
“사실 한국에서는 이제 ‘오늘의 네이버 웹소설’이 있고 ‘네이버 웹소설’이 ‘네이버 시리즈’에서 프리미엄 웹소설로 전환이 되고 이게 다시 또 웹툰과 연계되는 플랫폼 간의 연계 곡선이 있는데요. 미국도 동일하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커뮤니티형 서비스로 굉장히 다양한 작가들이 텍스트형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왓패드가 있고, 여기서 나온 콘텐츠가 욘더라는 프리미엄 서비스에서 유료로 판매가 되고 검증된 콘텐츠들이 다시 또 웹툰이 된다든가, 혹은 사용자를 보내준다든가 하는 연계를 만드는 게, 저희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만드는 게 계획이고요. 다만 욘더는 지난해 말에 론칭을 했고 지금 최고의 황금 레시피를 만들고 있는 중이예요. 아직은 성과를 말씀드리기는 좀 이르다고 생각을 하고요.”
김 대표와 인터뷰를 가지기 전, 경쟁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1조20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주요 경쟁사가 엄청난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네이버웹툰 입장에선 부담이기도 하면서 호재다.
“일단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밸류에이션과 관련된 말씀을 드리면 굉장히 부담스럽죠. 왜 부담이냐면 ‘2등이 10조 찍었으면 1등 플레이어는 이 정도 찍겠지’라는 외부의 기대가 많아지면, 그 일을 실제로 하는 사람 입장에서 되게 부담이 있잖아요. 그 부담이 힘든 건 아니고, ‘1등 회사가 얼마나 찍어줄까’라는 부분에 대해서 엄청난 기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하는 면에서 재미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당연히 1위 플레이어로서의 그런 밸류나 여러 가지 측면에서의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어느 수준이 적정한가에 대해서는 제가 말하기 좀 힘든 것 같아요. 이거는 시장이 판단해야 하고요.”
웹툰엔터테인먼트의 향후 목표와 각오에 대해선, 자주 언급한 ‘아시아의 디즈니’라는 표현과 함께 ‘세계적 규모의 포스트 디즈니’라고 구체적으로 짚었다.
“저는 아시아의 디즈니가 되겠다라는 표현을 굉장히 많이 썼습니다. 정확하게는 아시아에서 시작한 글로벌 스케일의 포스트 디즈니라고 말씀드리는 게 정확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이유는 디즈니가 되게 좋은 IP 홀더이자 IP 디벨로퍼이기도 하지만 저는 굉장히 좋은 인프라 스트럭처를 가지고 있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다양한 IP 플레이어들이 있는데 디즈니라는 거대한 디스트리뷰터가 그 IP들을 전 세계로 보내주고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저희는 플랫폼으로서 그걸 온전히 디지털 사이드에서 수많은 우리 크리에이터들의 IP를 전 세계로 보내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라는 의미에서 포스트 디즈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음 기사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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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미국)=이대호 기자> 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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