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괴짜들과 인간적 교류’ 포시마크 성공 이유

포시마크 로비 전경 (사진=이대호 기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위치한 미국 실리콘밸리 내 레드우드시티에 자리 잡은 포시마크(Poshmark) 본사. 레드우드시티는 실리콘밸리 내에서도 월세값이 비싼 동네다. 실리콘밸리에 거주 중인 개발자에 따르면 레드우드시티 내 원룸의 월 렌트비(월세)는 우리 돈 400만원에 육박한다. 비싼 동네로 유명한 팔로알토와 비슷한 수준. 실리콘밸리 여타 지역 원룸도 월 300만원선이다.

포시마크는 풍광 좋은 레드우드시티 내 한 건물에 세 들어 있다. 건물 7층과 8층을 쓴다. 구글이나 메타(옛 페이스북) 등 빅테크 캠퍼스와 달리 아담한 규모이나, 마니시 샨드라 창업자가 현지 방문한 기자들에게 조심스럽게 꺼낸 목표는 대단히 컸다. 글로벌 수십억명의 개인 옷장을 개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네이버의 도움이 필요하다. 팀 네이버의 일원으로 글로벌 개인간거래(C2C)의 새 지평을 노린다.

포시마크 경영진. 왼쪽부터 스티븐 영 최고마케팅책임자, 마니시 샨드라 창업자 겸 대표, 트레이시 선 공동창업자 겸 수석부사장. (사진=네이버)

이상한 판매자와 인간적인 소통

포시마크는 본사 간담회와 투어에서 ‘포용’을 강조했다. 이 부분이 기자의 흥미를 끌었다. 간담회 중간엔 ‘다름과 이상함에 대한 포용’(Embrace Your Weirdness)‘을 언급했다. 이 중 Weirdness(Weirdo)를 거칠게 해석하면 우리말로 ‘기묘함’, ‘괴짜’ 등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자주 언급했던 단어가 또 있다. ‘독특한(unique)’과 ‘다양성(diversity)’ 등이다. 이 단어들을 조합하면 포시마크 커뮤니티의 소셜 특성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다. 포시마크는 그들의 소셜 커뮤니티를 ‘따뜻하며 활기차고 가족적’이라고 표현했다.

포시마크엔 개인 물품을 내보일 수 있는 옷장이 있다. 서비스의 핵심 요소다. 이 옷장을 기반으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소통한다. 얌전한 판매자도 있고, 개성이 대단히 강한 판매자도 있다. 유명 판매자들은 팬을 이끈다. 인플루언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포시마크 커뮤니티 화면 갈무리

포시마크 웹페이지에서 ‘Weird’ 단어로 검색한 뒤 한 판매자 옷장에 들어가 봤더니,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보통의 전자상거래에서 볼 수 있는 무미건조한 질의응답은 없었다. 이 판매자가 언제쯤 방송을 한다고 공지를 내걸었다. 이때 팬미팅이 열린다고 보면 된다.

92명이 판매자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한 이용자는 ‘사진이 마음에 들어요! 야옹’이라고 글을 올렸다. 다른 이용자는 ‘내가 갈게. 이미 알고 있잖아’라며 하트 이모티콘을 달았다. 또 다른 이용자는 판매자 애칭을 언급하며 ‘아직 물건을 보낼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라며 앞서 구매한 물품의 질의를 올리기도 한다.

포시마크 업무 공간. 상당수 직원들이 재택 근무 중이다. (사진=이대호 기자)

부인 따라 가족이 뛰어들어…셀러끼리도 교류

포시마크는 부인 따라 남편은 물론 딸과 어머니까지 합류해 가족 전체가 판매에 뛰어든 사례가 적지 않다. 가족이 전업 판매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포시마크 경영진은 “확장이 가능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트레이시 선 포시마크 공동창업자 겸 수석부사장은 “처음 합류할 때 캐주얼한 셀러로 시작하지만 그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나간다”며 “사업가 기질이 있는 셀러분들은 본인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포시마크로 온다. 이들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포시 스튜디오 촬영 현장. 현재 테스트 중인 기능으로 네이버 라이브쇼핑 노하우와 기술을 더해 발전시킬 예정이다. (사진=이대호 기자)

포시마크 커뮤니티 특징은 ‘셀러 간 교류’도 활발하다는 것이다. 트레이시 선 수석부사장은 “사업가 기질이 있는 셀러들이 다른 셀러의 멘토 역할도 자처한다”며 “이 같은 파워셀러들은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나, 여기에서 친구를 사귀고 사회적 교류를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게 본다. 포시마크 가족들을 실제 가족처럼 여긴다”고 커뮤니티 특성을 설명했다.

마니시 샨드라 창업자 겸 대표는 첫 창업에 나섰던 카부들(Kaboodle) 당시를 떠올리며 “당시엔 휴대폰이 없어 모든 게 데스크톱에서 진행돼 몇백만명의 유저를 끌어모으는 것에 그쳤다”면서 “포시마크를 창업했을 때 목표는 단순 몇백만명이 아닌 정말 몇억명의 유저들은 끌어모으는 것이었다. 아직 도달 전이나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그는 또 “이제 네이버와의 파트너십이 시작된 만큼, 이 목표를 정말 몇십억명의 유저를 모으는 것으로 수정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레드우드시티(미국)=이대호 기자> 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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