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의 하락세가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서 69%나 줄어들었는데, 그 여파로 삼성전자도 감산 카드를 꺼내들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6일 잠정실적 발표에서 2022년 4분기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8.83%, 60.37%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해서도 8.58%, 69% 감소했다.

삼성전자 실적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락이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대중의 소비 심리가 위축돼 스마트폰⋅PC 등 디바이스 수요가 감소했다.

이 같은 흐름을 인식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메모리 업체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서버⋅데이터센터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서버⋅데이터센터 등 설비 투자도 지연됐다. 결국 재고 증가로 메모리 가격은 하락하고, 출하량이 줄어들어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분기에 실적 하락을 면치 못한다는 전망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었다. 국내 증권사뿐만 아니라 골드만삭스에서도 삼성전자의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1~2분기부터 적자전환할 수 있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흑자가 난다 하더라도 큰 폭의 하락세는 면치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 안에 메모리 기업의 실적이 반등한다는 예상도 함께 나오고 있기는 하다. 인텔이 서버용 프로세서 사파이어 래피즈 양산을 확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전력을 적게 소모한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총소유비용이 중요한 서버⋅데이터센터 업자 입장에서는 신제품으로 프로세서를 변경해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사파이어 래피즈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최신형 D램 메모리 DDR5를 기반으로 구동된다. 이는 곧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DDR5 출하량이 늘어나고, 매출과 영업이익도 소폭 상승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사파이어 래피즈 양산 예상 시기가 5월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그 전에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핵심은 올해 1월 말에 진행 예정인 4분기 실적발표에서 삼성전자가 감산 여부를 밝힐 지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당시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른 메모리 기업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겠다고 한 것이다. 이미 현금성 자산을 120조원 가량 확보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굳이 감산을 하지 않아도 위기 상황이 당장 오지는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업계에는 삼성전자가 설비투자(CAPEX) 비용 증가를 억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아무리 자금을 가지고 있어도 추가 설비투자를 하기에 부담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이번 분기 감산 계획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어느 기업이든 마찬가지지만, 삼성전자는 실적을 중시하는 기업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적 확대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분기 감산 카드를 꺼내고 적자를 막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감산을 단행할 경우에도 상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내년에 반등한다고는 하지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 “감산 카드를 꺼내면 적자 자체는 피하겠지만 매출액 자체가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해당 전문가는 이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하락은 곧 자금 확보가 어려움을 의미한다”며 “추후 감산을 단행할 시 설비 투자 등 전반적인 투자 금액이 축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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