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조·톱4·70%·양극화…‘대한민국 게임백서 2022’ 짚어보니
대한민국 게임산업이 사상 처음 20조원을 넘어 약 21조원 규모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4위를 유지했다. 중국과 미국, 일본 뒤를 잇고, 영국과 독일 등을 앞질렀다. 인구수와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고려하면, 게임 대국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한국 게임 수출국 가운데 중국 초강세는 여전했다. 게임 수출액의 34%가 중국 차지였다. 이를 포함한 아시아권 수출 비중은 전체 70%다. 코로나19 이후 게임이 비대면 수혜 산업으로 떠올랐으나, 주요 기업 위주의 연봉 인상 등으로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2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 콘진원)이 2021년 국내외 게임산업의 통계와 동향을 정리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발간했다.
백서에 따르면 2021년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한 20조9913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게임산업 시장 규모가 20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콘진원은 2022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가 더욱 성장해 22.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수출액 또한 86억7287만달러(약 9조9254억원)로 전년 대비 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연평균 매매기준율 1144.42원을 적용한 수치다.
2021년 국내 게임 산업 종사자 수는 총 8만1856명으로 파악됐다. 게임 제작 및 배급업 종사자 수는 4만5262명(55.3%), 게임 유통업 종사자 수는 3만6594명(44.7%)이며, 지난 2020년에 이어 게임 제작 및 배급업 종사자 수가 유통업 종사자 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시장 점유율 7.6% ‘4위 유지’
2021년 세계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7% 증가한 2197억5800만달러(약 279조원)로 나타났다.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7.6%로, 미국(22.0%), 중국(20.4%), 일본(10.3%)에 이어 전년과 같은 4위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6.9%에서 7.6%로 0.7%p 상승하며 전년보다 3위와의 격차를 좁혔다. 플랫폼별로 살펴보면, PC게임의 점유율은 13.2%로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를, 모바일 게임의 점유율은 10.6%로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중국 등 아시아권 강세’ 수출역군 산업 재차 입증
2021년 한국 게임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86억7287만 달러(약 9조9254억원)를 달성했다. 수출액 비중은 중국(34.1%), 동남아(17.0%), 북미와 유럽(각 12.6%), 일본(10.5%) 순서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중국 수출액은 소폭 감소했다지만, 여전히 중국 초강세다.
수출 지역 비중은 아시아권이 약 70%다. 내년 게임백서(2022년 기준)에서도 비슷할 전망이다. 올해 업계가 서구권 강세인 콘솔 게임과 함께 다수 신작을 세계 시장에 내놓는다. 이들 게임이 성공한다면, 내후년 게임백서에서 유미의한 수출액 변화가 감지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게임 수입액은 15.3% 증가한 3억1233만 달러(약 3574억원)로 최근 7개년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수출액이 더 많이 늘어, 대표적인 수출역군 산업이라는 것을 재차 입증했다.
코로나19 수혜, 100인 이상 기업 집중돼
백서에 따르면 게임업계 종사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직업 만족도, 국내 게임 산업에 대한 기대 및 전망, 게임에 대한 인식이나 태도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응답했다.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으로 임금・보수의 상승, 비대면 회의 증가, 온라인 협업툴 사용의 증가, 구직 또는 경력 유지・발전 기회의 증가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긍정적 변화가 1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들에게 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5인 미만 사업체 소속 종사자들의 경우 게임에 대한 인식이나 태도에 있어서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환경과 관련해 5인 미만 사업체 소속의 경우 일거리와 사업 기회가 크게 축소하면서 임금과 보수, 업무 강도, 고용안정성, 경력 발전 기회 등 전반적인 요소에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향은 사업체 대상 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회사 규모가 커질수록 매출과 인력 고용, 투자 및 자금조달, 신규 사업 기회, 해외 진출 및 유통 기회 등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작은 회사들은 사업 기회가 오히려 축소된 경향이 강했다. 코로나19 이후 산업 양극화 문제가 더욱 심화했다는 게 백서 집필진의 분석이다.
백서에선 ▲게임 업계 노동환경 이슈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와 분석, 모니터링 필요 ▲종사자들이 스스로 인식하는 개개인의 역량 수준이 매우 낮고 교육훈련 기회 부족 ▲중소 사업체들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통해 사업 환경을 개선하고 역량을 강화해 생태계 균형 발전을 모색 등 시사점을 짚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 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