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나노 양산’ 따라붙은 TSMC…차세대 공정 2025년 유력
TSMC 3나노 반도체 양산 개시 초읽기… 삼성 시작한 지 6개월 만
2나노 양산 지연 가능성, “부지 선정⋅기술 도입에 어려움 겪고 있어”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가 초미세 공정인 3나노미터(nm) 반도체 양산을 개시한다. 삼성전자가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이다. 하지만 TSMC의 이후 로드맵이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당초 회사 발표대로라면 2024년 양산 목표이나, 공장 부지 선정 지연 등으로 2025년 양산이 유력시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TSMC가 곧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TSMC는 29일 대만 남부 과학단지에서 3나노 반도체 공정 기술 상용화를 기념해 18팹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TSMC는 그간 18팹에서 5나노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을 이어왔고, 이번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위해 새로운 생산라인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첫 고객사는 애플이다. 애플은 TSMC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로, TSMC 매출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큰손이다. 또한 애플은 TSMC의 최신 공정을 가장 먼저 사용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애플은 TSMC 3나노로 만든 M2 프로 칩을 2023년 1분기 출시 예정인 14·16인치 맥북 프로 등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로써 TSMC는 삼성 파운드리에 이어 6개월 만에 3나노 반도체 양산을 개시했다. 삼성 파운드리는 지난 6월30일 차세대 트랜지스터 공정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적용한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아직 3나노 양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적잖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사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애플⋅엔비디아⋅퀄컴 등 차세대 칩 개발에 팔을 걷어붙인 대기업은 주요 파운드리 기업의 3나노 양산 소식을 주목하고 있었다. 따라서 해당 기업에게는 긍정적인 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TSMC의 3나노는 트랜지스터 구조 측면에서 차이가 난다. TSMC는 이번 3나노 공정에 기존 트랜지스터 공정인 핀펫(FinFET) 공정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트랜지스터 구조에 변화를 준 반면, TSMC는 기존 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TSMC는 GAA 공정을 2025년 2나노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GAA 구조가 최초로 도입되는 TSMC 2나노 양산 일정이 불투명하다고 전망한다. 먼저 공장 부지 선정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언론사 UDN은 29일 “대만 정부의 도시계획 검토가 늦어지고 새 도시개발국장이 당분간 공석일 예정이라는 점 등을 보았을 때 2나노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이 늦어질 듯 싶다”며 “TSMC 측은 예상대로 2나노 양산이 진행될 것이라 하는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GAA 구조를 도입한 2나노 반도체를 이르면 2024년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TSMC의 2나노 공장 부지 선정이 2023년 5월에서 3분기로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통상 반도체 공장이 착공부터 양산까지 2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2나노 양산 지연은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에 증권가에서는 TSMC가 차세대 공정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TSMC의 3나노 반도체 공정은 GAA 구조를 도입하기 전 마지막 단계인데, 구조 변경의 난이도가 높아 이후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따라서 추후 공정 지연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TSMC의 이후 로드맵이 지연되면 주요 고객사인 애플 제품 생산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 애플은 TSMC에 전적으로 자체 칩 생산을 위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특허 전문 매체 페이턴틀리 애플(Patenely Apple)은 “TSMC의 3나노 공정은 2023년 애플 신제품 출시 일정에 맞춰 양산이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2나노 공정은 2024년 4분기에서 2025년까지 미뤄질 수 있는데, 이는 애플 차세대 칩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