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전문기관 민간 개방에, 기업들 차별화 ‘시동’

민간 기업의 데이터 활용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금융 데이터를 결합할 수 있는 곳인 데이터 전문기관을 민간에 개방했다. 업계에서도 그동안 막혔던 금융 데이터 결합 활로가 열리면서 사업적인 차별화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금융위원회는 BC카드, LG CNS, 삼성SDS, 신한은행, 신한카드, 쿠콘, 통계청 총 8곳을 데이터 전문기관으로 예비 지정했다. 금융위는 추가 심사를 통해 내년 상반기 중 본허가를 낼 전망이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금융결제원, 국세청 총 네 곳으로, 금융위에서 지정한다. 특히 데이터 전문기관은 신용정보를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용정보법에 따라, 신용정보는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이 아니라 데이터 전문기관을 통해 결합해야 한다. 

금융사가 통신사와 가명정보를 결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전문기관에 의뢰해야 한다. 데이터 전문기관은 전송 받은 가명정보를 결합한 후 이를 금융사와 통신사에 제공한다. 이때 데이터 전문기관은 데이터 암호화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가명정보는 이름 등을 암호화해 추가정보(암호화 알고리즘 등) 없이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안전하게 처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홍길동, 25세, A사’라는 데이터는 암호화 알고리즘을 통해 ‘AG3EF8, 20대, 직장인’으로 바꿔야 한다. 

삼성SDS와 LG CNS의 경우 그동안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으로 지정됐으나, 신용정보를 활용할 수 없었다. 이번 데이터 전문기관 지정으로 삼성SDS와 LG CNS는 금융 데이터와 비금융 데이터 모두 다를 수 있게 됐다. 따라서 비금융 데이터만 다루는 기업보다 데이터 결합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금융 마이데이터 서비스 확산이 이를 뒷받침한다. 마이데이터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일평균 전송건수는 올 1월 2억7400건에서 9월말 3억8400건으로 늘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제공 업체도 올 초 33곳에서 52곳으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금융 데이터 결합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DS는 데이터 전문기관 본허가를 통해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동안 삼성SDS는 통신 데이터만 결합할 수 있었다면, 앞으로 금융 데이터 결합을 통해 고객의 생활패턴, 구매 선호, 관심사, 건강상태, 금융상태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삼성SDS 관계자는 “고객사에서 데이터 결합 시 가장 많이 요청하는 데이터가 통신, 금융”이라며 “본허가를 받게 되면 고객에 대한 이해의 폭이 확대되고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쿠콘은 사업성에 차별화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쿠콘 관계자는 “금융 데이터 활용 노하우가 쌓이고 기존 고객사와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제휴 기업을 대상으로 가명결합을 통한 데이터 기반의 시장, 고객분석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하고, 제휴금융 상품 개발 등을 우선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데이터 결합 사례 (자료=금융위)

예를 들어, 신한은행은 온라인 사업자 정보와 신용평가(CB)사 대출, 상환 정보를 결합, 분석해 온라인 소상공인 대출심사모형과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그동안 신용평가 시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온라인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이 가능해진다.

데이터 관련 스타트업을 지원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금융그룹의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신한퓨처스랩 등 벤처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데이터 전문기업을 발굴하고 육성을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BC카드와 신한카드 등 카드사의 경우 신용카드 결제 정보와 가맹점 구매품목 정보를 결합해 상권별로 성별, 연령, 직업군 등에 따른 소비패턴, 특성을 추론할 수 있다.

한편, 향후 더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 전문기관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SDS, LG CNS처럼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에 지정된 곳들이 유력하다. 이 경우 기존에 하던 비금융 데이터 결합 사업과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명정보 결합전문기관으로 삼성SDS와 LG CNS를 포함해 롯데정보통신, 한국정보인증, 신세계아이앤씨, SK C&C 등 22곳이 지정됐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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