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메모리 혁신 필요…AI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해야”

2022 PIM 인공지능반도체 심포지엄 올해로 첫 개최
AI 산업 활성화…효율적인 데이터 처리 위해 메모리 중요
“한국은 메모리 강국…차세대 메모리 경쟁력 키울 필요 있어”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13일 코엑스에서 ‘2022 PIM 인공지능반도체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여기서 PIM은 프로세싱 인 메모리(Processing In Memory)의 약자로, 메모리 내에서 데이터 연산을 하는 기술을 말한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세계 메모리 시장의 70% 가량을 국내 기업이 차지하지만, 메모리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30%  비중에 그친다. 나머지는 시스템 반도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시스템반도체 시장점유율은 3% 정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지표를 토대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위기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여기에 미⋅중 경제갈등, 러시아 우크라이나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반도체 산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도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속해서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그 가운데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와 제품이 곳곳에서 출시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AI 반도체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서 AI반도체란 인공지능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데 특화된 반도체를 말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19년 135억달러(약 17조6200억원)에서 2025년 768억달러(약 100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연평균 28.2%의 성장률을 보인다는 것이다.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도 이 같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PIM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다. 프로세서가 아무리 빨라도 메모리가 뒷받침하지 않으면 데이터를 제 때 프로세서에 공급하지 못한다. 이는 전반적인 성능 저하를 야기하는데, 메모리 병목현상을 제거하기 위해 각 기업은 더 효율적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PIM 메모리 개발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업계는 산학연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점을 체감했다. PIM 인공지능반도체 심포지엄은 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올해 처음으로 막을 올렸다.

본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주관했고, ▲PIM 인공지능반도체사업단 ▲한국연구재단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주관했다. PIM 인공지능반도체사업단은 과기부와 산업부가 지난 9월29일 PIM 반도체 핵심기술개발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출범한 조직이다. 핵심기술개발사업에는 2022년부터 7년 간 총 4027억원의 비용이 투입될 예정이다.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AI반도체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메모리 전략을 공유했다. 손교민 삼성전자 마스터에 따르면, 두 기업은 현재 PIM⋅PNM(Processing Near Memory)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PNM은 메모리 내부는 아니지만 인접한 위치에서 연산 처리를 하는 기술을 말한다.

여기에 차세대 메모리로 손꼽히는 MRAM(Magnetic RAM)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 MRAM이란 자성체 소자를 이용한 비휘발성 메모리로, 플래시 메모리보다 쓰기 속도는 1000배 가량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로 낮은 전력소모와 빠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전준현 SK하이닉스 담당은 “HBM을 만드는 회사는 제한적”이라며 “10년 정도를 바라보고 차근차근 다가올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기업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차세대 메모리를 사용하게 되면 전반적인 시스템 속도가 빨라지고 전력 소모가 줄어든다는 것이 기업 측 설명이다. 전준현 SK하이닉스 담당에 따르면, 기존 시스템에서 AI 처리를 하면 메모리에서 프로세서로 데이터를 이동하는 데에만 60% 이상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이는 데이터 병목현상으로 성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전력 낭비도 야기한다. 반면 PIM 기반 시스템을 사용하면 CPU와 메모리 간 데이터 이동 최소화로 에너지 절감이 일어나고, 병목 제거도 가능하다.

손교민 마스터는 “시스템반도체 제공업체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 미국 정부도 국내 차세대 메모리 성과를 주목하고 있다”며 “시스템 성능이 좋아진다는 강점도 물론 가져갈 수 있지만, 무엇보다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기에 환경을 생각하는 ESG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와 관련해 유현규 PIM인공지능반도체협회 차기의장은 “풍파가 일면 알곡만 남는 법인데, 메모리는 우리나라에서 알곡으로 남을 수 있는 핵심 가치 사업”이라며 “PIM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우리가 월드 퍼스트가 되는 시스템 반도체 시대를 이끌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윤제 PIM인공지능반도체사업단장은 “정부의 지원과 메모리와 파운드리 경쟁력을 기반으로 AI반도체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하고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로써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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