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이 뱅킹 앱에서 재무설계 등 원하는 서비스를 비대면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지 고액 자산가들이 영업점에서 VIP 서비스를 받은 것처럼, 앞으로 고액자산가가 아니더라도 모든 고객이 마이데이터를 통해 원하는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현재는 이를 구체화하고 있다.”

변기호 국민은행 마이데이터본부장(전무)은 최근 기자와 만나 국민은행의 내년 마이데이터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누구나 마이데이터를 통해 고도화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다. 

변 전무는 지난 2021년 국민은행 마이데이터 본부장으로 선임, 지금까지 국민은행의 마이데이터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그 전까지 디지털본부 등 디지털 관련 부서에 12년간 몸을 담았다.

국민은행은 마이데이터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변 전무는 “내년에는 고객이 마이데이터에 가입을 했더니 ‘확실하게 달라졌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이 필요한 금융에 관련된 가이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 전무는 마이데이터를 총 세 단계로 봤다. 1단계는 올해 마이데이터의 시작이다. 은행은 마이데이터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에 대한 인사이트를 어떻게 얻을지 고민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금융권이 가진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과제였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은 지금까지 고객이 보유한 자행 자산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이데이터를 통해 타행 혹은 타 금융기관에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한 것을 알게 됐다. 결과적으로 국민은행은 고객에게 정교한 금융 서비스와 상품 추천을 할 수 있게 됐다. 

2단계는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좋은 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고객이 1% 예금상품을 이용했다면, 만료시기에 기존보다 높은 예금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물론 이때의 상품은 국민은행(자행)의 상품이다. 고객이 잘 모르지만 지금보다 더 유리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2단계다. 

3단계에서는 타 금융사의 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타 금융기관의 상품이더라도 해당 고객에게 좋은 조건이면 이를 중개한다. 이때의 상품 추천은 고도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예를 들어, 적금 금리 7%의 상품에 가입만 한다고 7%의 금리가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기본 금리는 5%로, 해당 금융사에 처음으로 가입하면 우대금리 1% 추가 적용하며, 일정 기간 동안 정해진 금액을 납부해야 우대금리 1%가 추가 적용되는 식이다. 또 적금 금액의 한도도 설정되어 있다. 

3단계는 이러한 부가 조건과 혜택을 고려해 고객에게 상품을 추천한다. 즉, 표면적인 조건(예금금리 등)만 보고 고객에게 상품을 추천하지 않는다. 고객의 금융 상황과 상품의 조건을 분석해 가장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한다. 변 전무는 현재 국민은행의 마이데이터는 1단계로, 내년에는 2단계에 진입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국민은행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기반으로 구성됐다. 고객의 트래픽이 한꺼번에 몰려 서버가 다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퍼블릭 클라우드로 구축했다. 마이데이터의 각 서비스는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로 구성되어 새로운 서비스를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다. 즉, 얼마든지 새로운 시도가 가능하다. 


클라우드 구축은 외부 시스템통합(SI) 기업에게 맡겼으나, 이 과정에서 국민은행의 내부 직원들이 투입됐다. 변기호 전무는 “시스템 최초 구축은 외부에 맡겼지만 서비스를 만들어나가는 것은 내부 직원들이 해야 한다”며 “힘들더라도 구축 단계부터 내부 직원들을 투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팅을 고도화 하려면 내부 직원이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 전무는 마이데이터의 유의미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뱅킹 앱에 들어오지 않았던 상당수의 고객들이 마이데이터로 들어오는 것을 확인했다”며 “단발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월활성사용자수(MAU)와 일활성사용자수(DAU)에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추세를 이어가려면 마이데이터 고도화는 필수적이다. 이 일환에서 마이데이터는 부가적인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모바일 인증서가 대표적이다. 모바일 인증서는 공인인증서를 대신해 패턴이나 간편 비밀번호로 로그인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국민은행도 자체 인증서를 서비스하고 있다. 모바일 인증서로 고객의 뱅킹 앱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 

전자지갑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국민은행의 전자지갑인 KB월렛은 신분, 증명, 결제 등 실물 지갑을 대체하는 간편기능과 공공기관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변 전무는 “마이데이터 고객 중 신용카드 지출 서비스를 동의한 고객이 전자영수증 서비스를 연동하면, 그 고객이 좋아하는 커피 전문점 브랜드와 커피 종류 등을 알 수 있다”며 “은행이 고객의 성향을 파악해 실제 고객의 니즈에 깊게 들어갈 수 있으며 다양한 요구사항을 상품에 반영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변 전무는 내년이 마이데이터의 본격적인 기능이 발휘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는 기업과 고객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해하는 과정이었다면, 내년에는 서비스가 고객에게 최적화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업체들도 1년간 서비스해보니 어떤 고객이 들어오는지, 받은 데이터가 무엇인지, 고객별로 어떤 서비스를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