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음식 배달시장의 성장속도가 느려지면서 분리형 배달 플랫폼(일명 배달대행 업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빠른 성장에 힘입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몸집을 키워왔는데, 올해는 성장 정체와 위축된 투자시장으로 인해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메쉬코리아입니다. 지난해 1500억원을 투자 받았지만 퀵커머스, 식자재 배송 등을 빠르게 확장하면서 자금이 빠르게 소진되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유진그룹에 매각된다는 이야기도 나오네요. 어려운 건 메쉬코리아만은 아닙니다. 생각대로, 바로고 등 다른 분리형 배달 플랫폼 업체들도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에게 있어 신사업은 또 다른 성장을 위한 발판입니다. 즉, 투자를 받기 위한 전제이기도 한데요.성장을 도모해야 하지만 기존 사업을 키우지 않으면 또 다른 성장을 꿈 꾸기 어려운 지금, 분리형 배달 플랫폼은 어떤 방법을 선택하고 있을까요?

 

분리형 배달 플랫폼의 수익구조 

분리형 배달 플랫폼이란 플랫폼을 통해 지역배 대행업체와 식당을 중개하는 플랫폼을 의미합니다. 아마 어떤 건물 앞에 생각대로나 바로고라고 이름 붙여진 오토바이 여러 대가 서 있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이 곳은 지역배달대행 업체입니다.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 등 분리형 배달 플랫폼은 이런 지역 배달 대행 업체 소속 라이더와 식당에 플랫폼을 공급하고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확보합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플랫폼이 받는 수익은 콜당 평균 80원대입니다.

메쉬코리아는 조금 다릅니다. 지역배달대행업체를 인수하는 방식을 택했는데요. 덕분에 배달비 전체가 매출로 잡힙니다. 다만 매출은 수익이라고 보기 어렵죠. 메쉬코리아의 실제 수익은 타 플랫폼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이 분리형 배달 플랫폼들은 지난 몇 년간 퀵커머스, 사륜차 배송 등 신사업을 추진해왔습니다. 경쟁이 치열해 사업을 확장하고자 한 셈입니다. 이들이 신사업 확장에 관심을 기울였던 이유는 기존 음식배달 시장의 수익성이 낮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말했듯 콜당 80원 정도인데, 지역배달대행업체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역배달대행업체에게 돈이나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신의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일이 잦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수익성이 떨어집니다. 분리형 배달 플랫폼들이 여러 신사업을 모색했던 이유 중 하나입니다. 

플랫폼들 중 점유율이 높은 업체는 바로고, 생각대로, 만나플러스, 메쉬코리아입니다. 올해 주문수 평균치를 비교해보면 바로고가 약 1800만건, 생각대로와 만나플러스가 약 1400만건, 메쉬코리아가 700만건 수준입니다. 

 

바로고, 다져가기 

(사진: 바로고)


바로고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모색합니다. 다만 과한 투자는 지양하겠다는 입장이고요. 올해 초 확보한 투자금을 신사업에 적절하게 활용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회사는 지난해 800억원 규모 시리즈C투자에 이어 100억원 시리즈C 브릿지 투자를 받은 후, 지난 1월 케이스톤파트너스로부터 500억원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당시 바로고는 신사업 확장, 인수합병, 퀵커머스 텐고 확장 등을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올해 2분기 들어 이들은 사업의 궤도를 한 번 바꿨습니다. 우선 회사는 올해 4월 빠른 배달을 내세운 퀵커머스 ‘텐고’를 정리했습니다. 강남권에서만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직매입, 임대료 등 부담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리고 같은달, 바로고는 사륜 배송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바로고는 서울시 강남에 200평 규모 물류거점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건 아니니다. 시장 상황이 어려운 만큼,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중시하고 있다는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현재 지속하고 있는 사업은 공유주방 서비스 ‘도시주방’입니다. 현재 바로고는 역삼점, 고터점, 마포점 3곳에서 도시주방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7월 들어 바로고는 도시주방을 푸드 전문 커뮤니티 ‘도시살롱’을 위한 공간으로 재정의했는데요. 단순한 공간 비즈니스를 넘어 콘텐츠와 커뮤니티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또한 바로고는 포스기 개발도 진행 중인데요. 바로고 관계자는 “아직 개발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생각대로, 하던대로 

(제공. 생각대로)

생각대로는 하던대로 갑니다. 주력 사업인 이륜차 배달과 인성데이타와의 협업이 중점입니다. 인성데이타는 퀵서비스업계의 절대과반을 차지하는 시장 1위 기업으로 생각대로 운영사 로지올은 올해 4월 인성데이타로부터 인적분할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확장보다는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해 물량을 확보한다는 방침으로 풀이됩니다.

회사 관계자는 퀵커머스, 사륜차 물류 등 신사업에는 나서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기존 퀵커머스를 실험한 바 있으나 충분한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협력을 통한 배송 수단 다각화에는 계속 진행 중입니다. 우선 로지올은 올해 3월 쎄보모빌리티와 손 잡고 소화물 배달 현장에 배달용 초소형 전기차를 보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7월부터 인성데이타 자회사 바이크뱅크와 손 잡고 배달 현장에 전기자전거를 보급하고 있습니다. 이륜차가 없지만 배달에 대한 의지가 있는 초보라이더들에게 추가 배송수단을 보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성데이타와의 퀵 서비스 협업도 지속 중입니다. 음식배달은 대개 점심과 저녁 시간에 주문량 80% 이상이 집중되는데요. 이 시간 외에는 생각대로 기사가 인성망의 퀵 배송을 겸하고 있다는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메쉬코리아, 신사업 정리…B2B 이륜차에 집중한다

부릉 MFC 송파2호점

메쉬코리아는 올해 7월부터 TF를 구성해 적자폭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적자를 보고 있던 신사업은 모두 정리하는 추세인데요.  회사 측은 이륜차 실시간 배송만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10월 말까지 퀵커머스와 식자재 배송을 전면 철수하고 연말까지 풀필먼트 사업을 정리한다고 밝혔습니다.

메쉬코리아는 적자사업과 인력을 빠르게 정리해 적자를 개선 중입니다. 회사는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메쉬코리아 전체 매출의 80~90%를 차지하는 이륜차 배송 사업 매출액은 2분기 대비 약 11%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메쉬코리아의 B2B 사업 경우, 주로 묶음배송을 해 단가 자체는 낮더라도 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회사는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 분기 대비 136%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3분기에는 여전히 풀필먼트, 퀵커머스 등 적자사업의 영향이 반영된만큼 4분기에는 더 빠르게 개선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내년 2분기까지는 배달업계를 향한 투자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메쉬코리아의 추가 투자 유치, 혹은 인수매각이 중요한 시점인데요.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유진그룹의 매각 인수가 추진 중이며 사륜차 배송을 주로 하는 유진소닉과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