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거래 지원 종료된 ‘싸이클럽’… 싸이월드의 추락은 ‘진행 중’?

21일 15시, 싸이클럽이 빗썸에서 상장폐지됐다. 빗썸은 싸이클럽의 거래 지원 종료 소식을 알리며 “관계자들 사이 법적 분쟁이 계속됨에 따라 백서 주요 내용의 이행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싸이클럽은 베타랩스가 운영하던 가상자산으로, 대부분 빗썸에서만 거래됐기 때문에 이번 상장폐지로 시장에서 퇴출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빗썸 측은 “투자유의 지정 기간 동안 재단 사업의 진행상황 및 성과가 미진할 뿐 아니라, 사업적 성과 확인이 가능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지원을 결정했다”고 상장폐지 이유를 밝혔다. 빗썸에 따르면 다음달 19일 오후 3시 이후에는 출금이 종료된다.

사태의 전말

싸이클럽이 무너진 배경에는 관련 회사들의 법적 분쟁이 있다. 지난 1월 ‘싸이월드’라는 브랜드를 소유한 싸이월드제트는 싸이클럽 사업권을 가졌던 베타랩스를 고소했다. 싸이월드제트 측은 “베타랩스의 가상자산인 ‘싸이클럽’이 ‘싸이월드’ 브랜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싸이월드제트는 인트로메딕·스카이이엔엠·싸이월드랩스(구 베타랩스) 등 5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싸이월드 운영사다.

문제는 컨소시엄 소속 회사인 베타랩스 김호광 대표가 싸이월드제트의 각자 대표로 선임되면서 시작됐다. 7개월 후 김 대표는 각자 대표에서 해임됐는데, 그 이후로도 자사 사명을 ‘베타랩스’에서 ‘싸이월드랩스’로 바꾸는 등 싸이월드 브랜드를 사업 전면에 내세웠다.

당시 김 대표 측은 “싸이월드 콘텐츠 자원 이용 권한 등의 포괄적인 권한을 부여 받았다”며 싸이월드제트를 상대로 계약 해제에 대한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관련해 법원 측은 두 차례나 싸이월드제트 측의 손을 들어주었고, 결국 베타랩스가 ‘싸이월드’의 브랜드를 쓰지 않는 것으로 결론으로 상표권과 관련한 두 회사의 분쟁은 종결됐다.

갈등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싸이월드제트 측이 김 대표가 싸이클럽의 시세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김 대표가 특정 작가의 예술품을 옥션에 출품시키고, 지인이 싸이클럽을 통해 예술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코인 가격을 단시간에 급등시켰다는 주장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 싸이클럽의 운영이 힘들어지는 등 위기를 겪자 빗썸이 상장폐지를 결정한 것이다.

무너져가는 싸이월드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싸이클럽은 상장폐지일인 21일 92.39% 하락해 0.1277원을 기록했다. 이는 고점이었던 2020년 9월 420원 시점에서 99.969% 하락한 수치다. 싸이클럽 논란으로 이미지가 훼손된 지금, 업계 전반에서는 앞으로의 싸이월드의 사업에도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기에는 코인을 팔기 위해 싸이월드를 다시 살린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며 “코인 사업도 잘 안 됐고, 업계에선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플랫폼으로서 안 좋은 선례로 남을 정도로 운영이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블록체인과 연결해서 로드맵만 제시된 상황일 뿐 아무런 사업 전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를 다룰 내부 인력 또한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싸이월드는 지난 10월 19일 최종 업데이트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의 거센 비판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 이용자는 “오랜만에 다시 로그인한 싸이월드지만, 사진 저장이 안 되고 동영상도 복원이 안 되는 등 어플관리가 똑바로 돼 있지 않다”며 “별 한 개도 줄 가치도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싸이월드 측은 “이전 데이터 복원 작업 중 정상적이지 않은 파일의 경우 업로드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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