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프라이빗 클라우드 확장해 ‘실시간’ 재해복구(DR) 환경 추진

KB국민은행이 메인 데이터센터와 백업 데이터센터에 구현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확장, 한 쪽에서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실시간 재해복구(DR)가 가능한 시스템 환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른바 액티브-액티브(active-active) 환경의 무중단 실시간 DR 체계로, 실제로 구현된다면 금융권은 물론 국내 최초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사업은 국민은행의 테크혁신본부에서 주도하고 있는데, 카카오 시스템이 있던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 이전부터 준비해왔다. 디지털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사고로 인해 원격지 백업 이중화와 무중단 실시간 DR 필요성과 중요성이 더욱 높아진만큼, 이번 사업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현재 운영 중인 메인 센터와 DR센터에서 운영 중인 프라이빗 클라우드 용량을 확장, ‘멀티 어빌리티 존(Multi Availability Zone, 다중가용존)’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은 김포와 여의도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김포가 메인 데이터센터, 여의도가 백업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각 데이터센터의 시스템은 유닉스와 메인프레임을 기반으로 구성됐으며,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도 운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현재 메인프레임 기반의 코어뱅킹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리눅스,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코어뱅킹 클라우드’ 차세대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일반적으로 금융사나 대기업은 메인 데이터센터와 백업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 메인 데이터센터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백업 데이터센터에서 DR시스템이 가동돼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구현한다. 이 때 백업 데이터센터에는 최소한의 기능이나 성능의 시스템을 둔다. 평소에는 잘 쓰지 않지만, 장애 시 꼭 필요한 서비스를 중심으로 제공하는데, 이를 ‘액티브-스탠바이(active-standby)’ 상태라고 한다. 하나의 장치가 여러 대의 장치를 제어하고 통신하는 역할을 말한다. 

국민은행은 ‘액티브-액티브(Active-Active)’ DR 환경을 지향한다. 다중화 장비가 모두 활성화되어 하나의 장비에 장애가 생겼더라도, 곧바로 클라우드가 가동되어 빠르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국민은행 테크혁신본부장인 박기은 전무는 “김포와 여의도에 있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중 백업 센터를 좀 더 확장해 양쪽이 동시에 액티브-액티브로 사용될 수 있도록 만드는 사업”이라며 “궁극적으로 기존 구성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용량을 더 확장하고 자동화 수준을 더 높여서 액티브-백업(active-backup) 형태에서 액티브-액티브 형태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으로,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퍼블릭 클라우드처럼 업그레이드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라, 금융사는 장애 발생 시 3시간 이내 DR 시스템을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무 담당자들의 DR센터로의 이동, 데이터 복구, 테스트 등의 시간을 고려했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이번 사업을 통해 실시간에 가까운 복구가 목표다.

국민은행은 이번 사업이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인해 추진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박기은 전무는 “그 전부터 계획했던 것으로, 어떻게 하면 클라우드를 클라우드스럽게 쓸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퍼블릭 클라우드 기업은 금융사와 달리 여러 데이터센터의 성능을 동일하게 하고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며 장애에 대비하는데 이 점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이번 사업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아직까지 이 사업은 내부 준비 단계에 있다. 국민은행은 이 사업이 확정되면 내년 초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다. 예상 일정대로 추진된다면 시스템 구축은 이르면 내년 안으로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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