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다수당 공화당 유력한데… IRA⋅대중국 기조는 이어진다?

현 행정부의 중간평가 역할을 하는 미국 중간선거가 지난 8일(현지시각) 진행됐죠. 구체적인 지형이 결정되기 위해서는 한 달 가량 걸릴 예정이긴 합니다만, 추측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외신과 국내 언론에 따르면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중간선거가 진행되기 전에는 공화당이 상⋅하원 대부분을 차지하는 ‘레드 웨이브’를 보인다는 예측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상원이 균형을 이뤘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나름 선방했다”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하원이 ▲세금 ▲공무원 파면 등의 권한을 갖고 있는 데다가 여러 정책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파장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겠죠.

국내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문은 ▲반도체 지원법과 대중국 제재 강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변동사항 여부입니다. 먼저 반도체 지원법과 대중국 제재 강화부터 살펴볼까요.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야당인 공화당이 미국 하원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더욱 강경한 대중국 수출 규제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공화당은 중간선거 공약에 공급망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옮기고, 미국 내 제조업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습니다. 이를 두고 이해관계자 사이에서는 한국에 중국을 견제할 것을 더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또한 공화당은 민주당이 통과시킨 IRA 법안에 대해 반대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을 배려하는 법안을 개정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내 왔습니다. 더 자국 중심주의적으로 가겠다는 것이지요.

만약 공화당의 뜻대로 IRA 법안이 개정된다면, 우리나라에도 타격이 올 수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 부문에서 말이죠. 대표적으로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모델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IRA 법안대로라면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으면 지원금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배터리 시장 전문가는 “현대기아차가 올해 말부터 미국 엘리베마주 공장에서는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고 조지아주에도 생산라인을 건설 중이긴 하다”면서도 “조지아주 공장이 2025년 완공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미국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기에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배터리 기업의 원재료 수급에도 영향이 있겠죠. 그간 중국으로부터 수급 받던 원재료 비중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다행인 점은, 국내 배터리 기업은 지속해서 북미 지역에 위치한 원재료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폐배터리 재활용에 힘을 쏟는 등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영향은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자동차 조립을 미국 내에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IRA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 왔습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9월 지나 레이몬도(Gina Raimondo)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IRA에 의한 부작용과 국내에 미칠 영향을 전달했습니다. 이창양 장관은 “입장을 들은 지나 레이몬도 장관은 한국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재무부와 국세청은 11월4일까지 세계 각국과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고요.

그 가운데 공화당이 이 같은 주변국을 배려하는 법안을 개정하고 더 강한 자국중심주의 정책을 펼친다면, 국내 배터리 업계도 어려움을 겪게 되겠죠. 국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당장 IRA 법안이 변경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입니다. 하원 내 공화당 비중이 높다 치더라도,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 비율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거든요. 무엇보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서명도 필요하죠.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반도체 지원법과 대중국 제재는 이미 바이든 행정부도 관련 정책을 다수 내놓았기 때문에 새롭게 큰 변화가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IRA 개정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상⋅하원 내 공화당 비중이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큰 변화를 단시간에 일으키긴 어렵다”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주 중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진행하는 G20에 참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시진핑 주석과 대면으로 만난 적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죠.

블룸버그통신, NPR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중국과 갈등이 아니라 경쟁하고자 한다”며 “시진핑 주석의 우선순위와 우려를 깊이 이해하고자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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