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부터 예·적금까지 다 비교하는 시대

모든 것을 비교할 수 있는 시대다. 금융에서도 마찬가지다. 더 좋은 상품을 가리기 위해 영업점에 일일이 가지 않아도 스마트폰 하나면 가능하다. 금융 소비자는 대출상품부터 카드, 투자상품, 예·적금까지 모든 금융 서비스와 상품을 비교하고 적합한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비교 서비스가 촉발된 것은 금융 마이데이터가 시행되면서다. 마이데이터는 사용자의 정보(데이터)를 바탕으로 적합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추천해주는 것을 말한다. 금융상품 비교 추천 서비스를 하려면, 기업은 마이데이터 자격과 대출모집인 자격을 획득해야 한다. 

이러한 자격을 획득한 핀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투자상품 비교 서비스가 활성화됐다. 얼마 전엔 예·적금 상품도 포함됐다. 지난 9일 금융위원회가 예·적금 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면서 핵심 금융상품의 비교가 가능해졌다. 마이데이터와 연계해 소비자의 자산분석을 하고, 이를 기반으로 우대금리 적용 여부를 알 수 있다. 관련 기업들은 늦어도 내년 2분기 안으로 예·적금 상품 비교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는 9개 기업이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뱅크샐러드, NHN페이코, 줌인터넷, 깃플, 핀크, 비바리퍼블리카, 네이버파이낸셜, 씨비파이낸셜, 신한은행이 대상이다.

특히 예·적금 상품 비교 추천 서비스는 금리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금융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은다. 대출금리와 함께 예금금리도 상승하면서 이자가 적게는 5%부터 많게는 10%대에 육박하고 있다. 예·적금 상품 비교 추천 서비스가 만들어질 경우 은행들은 수신고를 모으기 위해 예금금리를 높이기 위해 경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비교 서비스는 일찌감치 형성됐다. 토스와 카카오페이, 핀다와 핀크 등이 대출 중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용자의 신용도와 금융정보를 바탕으로 적합한 대출상품을 추천해준다. 다만, 아쉬운 점은 2금융권의 상품을 중심으로 추천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대출중개 플랫폼에서 4대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의 상품은 찾기가 어렵다. 

관련해서 대출 비교 서비스 플랫폼도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나, 1금융권의 협조가 부족한 상황이다. 1금융권에서는 플랫폼에 상품을 공급함으로써 자사 플랫폼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으며, 타 은행 상품 금리와 비교될 경우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인하해야 하기 때문에 상품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런만큼, 대출 중개 플랫폼은 주로 2금융권 대출상품을 찾는 중저신용자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서비스를 찾는 대부분의 사용자가 중저신용자다.

아울러, 대출금리가 올라가면서 대출 비교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 소비자들의 이자경감을 위해 정부는 칼을 빼들었다. 직접 대환대출 플랫폼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사용자가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해 전 금융권의 대출상품을 비교해 더 나은 금리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은행들의 반발로 서비스 구축은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대환대출 플랫폼을 선보이기로 했으나, 은행들이 불참하면서 엎어지게 됐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환대출 플랫폼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환대출 플랫폼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 금융 소비자의 관심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금융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카드 추천 서비스도 활발하다.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등은 신용·체크카드를 추천하고 있다. 사용자의 금융생활이나 소비습관에 맞는 카드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특정 기업과 손을 잡고 내놓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나 각종 혜택을 담은 카드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 기업들도 카드 추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만, 모든 카드사가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의 제휴로 서비스가 이뤄진다. 따라서 여러 플랫폼을 통해 혜택이나 연회비 등을 꼼꼼하게 비교하는 금융 소비자들도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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