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에 관심 없다던 MS, 위메이드에 왜 210억 쐈을까?

위메이드가 마이크로소프트(MS), 신한자산운용, 키움증권 등으로부터 660억원대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는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형식으로 유치했다. 해당 소식은 MS가 국내 게임사에 투자한 첫 사례로 큰 이목을 끌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투자 유치로 위메이드가 가상화폐 위믹스의 상장폐지 위기를 막을수 있을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위메이드 측은 이번 투자 유치에 위믹스 생태계를 장기적 관점에서 더 확장하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 2일 있었던 기자 간담회에서 “생태계 확장을 위해선 파트너십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투자받기도 하고 투자하기도 한다”며 “디지털 이코노미 플랫폼이라는 목표를 위해서는 장기적인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일 기준 위메이드의 주가는 전날 대비 21.48% 상승한 5만5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2일 MS의 투자 발표가 위메이드에는 당연히 호재였다. 주가는 전날 대비 21.48%포인트(p) 오른 5만57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 하루 뒤인 3일 장마감 기준으로는 전날 대비 3.77%p 떨어진 5만3600원을 기록했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MS가 210억원, 신한자산운용 300억원, 키움증권 15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투자자 선정에는 회사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한 시너지효과 여부 및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한 투자자의 납입능력, 투자시기 등을 고려했다. 운영 자금은 게임 및 위믹스 사업 관련 개발비, 마케팅비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 위메이드와 MS는 블록체인이 아닌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 협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최근 ‘애저(Azure)’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중심적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가고 있는 MS인 만큼 노드 분산을 위한 협력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지난 20일 공개된 블록체인 메인넷 ‘위믹스 3.0’의 탈중앙화, 보안성 등을 위해 한국, 일본, 미국, 싱가폴에 분산된 40개의 글로벌 노드(네트워크 참여자) 카운슬 파트너와 사업적 협력을 맺고 있다.

MS 역시 최근 들어 클라우드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도 클라우드 서비스 확장을 위해 인도의 클라우드 기반 게임 플랫폼 ‘주피’의 투자를 위해 1억 달러 이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주피의 경우 협상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MS는 자사 게임 마인크래프트 내 대체불가토큰(NFT)을 금지하는 등 블록체인 사업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필 스펜서 엑스박스 총괄은 “메타버스는 형편없이 만들어진 비디오 게임이며 NFT 게임은 추측과 실험으로 가득 차 있는 착취적인 모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위메이드 측에 따르면 해당 투자 유치에 있어서 MS가 블록체인 게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진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장 대표는 “위메이드가 나아가려는 목표에 MS 측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오히려 (블록체인 사업이) 주력사업이 아니기에 협력할 수 있는 사안이 많을 거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CNBC 등의 외신들은 MS가▲지난 3월 블록체인 스타트업 ‘컨센시스’에 4억5000만달러 규모의 투자금 모집에 투자자로 참여했다는 점 ▲지난해에도 신생 NFT 스튜디오 ‘팜’에 대한 초기투자를 주도했다는 점을 들며 웹3.0에 대해 큰 관심이 있다고 분석한다. 컨센시스는 블록체인 플랫폼 이더리움의 공동설립자인 조지프 루빈이 만든 회사로, 이더리움 지갑 메타마스크 운영사로 알려져 있다.

지난 1월에는 메타버스 진출 및 게임 사업 확대의 목적으로 687억달러(약 한화 82조원)를 들여게임 개발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기도 했다. 당시 MS는 “모바일, PC, 콘솔, 클라우드 등 게임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기반을 만들고자 한다”고 인수 목적을 밝혔다.

한편 지난달 27일 위믹스 코인은 디지털 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닥사)에 의해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닥사에 따르면 업비트, 코인원, 빗썸, 코빗 등 가산자산거래소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 정보와 실제 유통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자들에게 제때 명확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은 점 또한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MS의 투자 유치 소식이 위믹스의 상장폐지 논란을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할 지 기대하기도 한다. 실제로 발표 이후 위믹스의 가격이 전날 대비 40%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지난 2일 간담회에서 “위믹스는 국내 가장 많이 거래된 코인이기도 하고, 많은 코인 홀더들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거래소 측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주된 반응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임희석 연구원은 “MS로부터의 전략적 투자 유치 긍정적이나 플랫폼 매출액 상향 등을 위해서는 콘텐츠 공급 및 플랫폼 합작 등 협력 부문의 가시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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