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와 기후변화 등의 여파로 에너지 안보,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원활하게 에너지를 수급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도 탄소중립과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100% 사용하겠다는 ‘RE100’ 등을 선언하고 있다.

그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주최한 국내 최대 에너지 전시회 2022 대한민국 에너지대전(이하 에너지대전)이 2일 개막했다. 이번 행사 주제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저탄소⋅고효율 C-테크(C-Tech) 혁신’으로, 국내에서 탄소 중립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여기서 C-테크는 기후(Climate), 탄소(Carbon), 청정(Clean) 기술을 포괄하는 용어로, 탄소배출 감축을 비롯한 기후변화 대응 기술을 통칭하는 말이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개회사에서 “최근 에너지 분야의 최대 화두는 ‘에너지 안보’와 ‘기후위기 대응’인데, 이를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저탄소⋅고효율 에너지 혁신이 중요하다”면서 “산업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한편, 관련 신산업을 창출해 튼튼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C-테크에 더 관심을 갖는 이유는 지금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클 쉘런버거(Michael Shellenberger) 미국 환경운동가는 기조연설에서 “중국 태양광 패널 산업은 인권 유린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국 기업에 중국이 아닌 한국 태양광 패널을 쓰라고 지시하는 중”이라며 “이외에도 미국은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에너지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점도 존재한다. 그간 업계는 국내에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었다. 우선 풍력발전은 지리적 조건상 국내에서 가동하기 어렵다. 태양광 발전은 각 지역 주민이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설립을 반대하면서, 부지를 선정하는 데 난항을 겪어 왔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기술에는 중립적으로 다가가야 하며, 수단을 좁혀 놓고 시작할 필요는 없다”며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많은 수단을 고려하되, 각 기술을 어떻게 조화롭게 구성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화석연료와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어느 정도 균형 있게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정용훈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를 원활하게 생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에, 마냥 재생에너지 비중을 올린다고 하기에는 비현실적”이라며 “각 비율을 50%씩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력 수급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수요처를 분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백우기 한국전력공사 경영연구원 원장은 “그간 가전업체를 비롯한 곳의 에너지 효율 향상 측면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전력 생산과 수송, 소비 관점에서 고려할 때”라고 말했다.

2047년까지 수도권에는 데이터센터가 대규모로 들어설 예정인데, 이는 원자력발전소 10개와 맞먹는 전력을 필요로 한다. 이 과정에서 전력 소비 불균형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수도권에 몰려 있는 전력 수요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백우기 원장의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분산에너지 정책(소규모 전기 공급 자원으로, 개인적으로 생산하는 에너지라 볼 수 있음)을 활성화할 필요도 있는데, 이를 위한 정책이 없어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있으면서도, 지금을 놓치면 심할 경우 경제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알리 이자디(Ali Izadi-Najafabadi) 블룸버그NEF 아태지역 리서치 총괄본부장은 “한국 전력시장을 살펴보면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이는 에너지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시스템 구조에 대해 충분히 이해해야 하는데, 현 상황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알리 이자디 총괄본부장은 “분산에너지를 포함한 부문에서 다양한 평가를 진행하고, 모범 사례를 따라하는 것도 좋다”면서 “세계적으로 경제적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청정 에너지를 공급할 수 없다면 큰 경제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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