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승진, “책임 경영”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2012년 부회장 선임 이후 10년 만의 승진이다.

삼성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이 회장의 승진 배경으로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는 판단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 신임 회장은 행사에서 별도의 행사를 마련하거나 취임사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 8월 15일 이 회장은 복권되면서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에 있던 인물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을 확정받았다. 이후 지난 2021년 8월 가석방됐다.

또한 지난 25일 진행된 고 이건희 회장 2주기 간담회에서는 이재용 회장은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을 두루 살폈을 때,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면서 “돌이켜 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는데,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하며 실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덧붙여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는데, 이 기술은 훌륭한 인재가 만들어낸다”며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나아가면서도 상황 변화에 유연하고, 우리의 가치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방적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같은 주요 발언을 미뤄 짐작했을 때, 이 회장은 추후 인재 양성과 유치를 위한 사내 환경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경영선에 다시 뛰어들면서 사업 방향성 선택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 취임을 기점으로 그간 삼성전자가 예고해 왔던 인수합병(M&A)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총수가 없는 상황에서 기업이 M&A와 같은 중대한 선택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이 부회장이 복권하고 회장직으로 승진하면서 추후 사업 방향을 정하는 데에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M&A가 예상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세계적으로 반도체 자국중심주의가 심해지면서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관련 기업이 M&A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라며 “아무리 자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도 국가 차원의 제재로 기업 하나를 인수하기 어려운 상황”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직후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면서 “국민에게 더 신뢰받고 더 사랑받는 기업 만들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회장은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했고, 게이오기주쿠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와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후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에 입사했고 이후 전무와 부사장, 사장직을 거쳤다. 부회장직은 2012년부터 역임하기 시작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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