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배터리3사가 호실적을 보였죠. 많은 산업군이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는데요, 배터리 관련 부문만큼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청신호를 보이고 있습니다.

좋은 성적표를 받아든 곳은 비단 주요 배터리사뿐만이 아닙니다. 관련 소재 업체도 긍정적인 실적 지표를 보이고 있는데요, 국내 양극소재 업체 에코프로비엠의 경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성장했습니다. 2024년 영업이익이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다는 전망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고요. 주가도 이달에만 21.5% 가량 성장했습니다. 이번 [기업분석]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어떤 기업이며 얼마나 추후 성장 가능성이 있는지, 현재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자료: 에코프로비엠)

하이니켈 양극재 책임진다

에코프로비엠은 2016년 5월 모기업 에코프로에서 물적분할한 양극소재 업체입니다. 에코프로는 1998년 설립 당시 온실가스⋅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저감 솔루션 사업을 주로 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2003년에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도 손을 뻗으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했고요. 에코프로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성장하면서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기 시작하자, 2016년 물적분할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의 에코프로비엠이 탄생하게 됐죠.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고요.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소재 중에서도 니켈 함량이 높은 하이니켈 양극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이니켈 양극소재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배터리에 대한 이해가 먼저 필요합니다. 모든 배터리는 음극에 있던 전자가 양극으로 이동하면서 방전됩니다. 그 중 일차전지는 방전만 가능하지만, 이차전지는 전압을 가해 다시 전자를 양극에서 음극으로 끌어올린 후 재사용할 수 있죠. 리튬이온배터리는 이차전지로, 리튬이온이 이동하면서 전류가 흐르도록 하죠.

여기서 배터리의 성능을 좌우하는 것이 양극재입니다. 양극재에 어떤 금속을 적용하냐에 따라 배터리 용량과 출력 등이 결정되거든요. 특히 양극 활물질에 따라 저장할 수 있는 전자의 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배터리를 리튬인산철(LFP),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 활물질 종류에 따라 구분하기도 하죠.

그 중 국내 기업은 주로 세 개의 원소를 배합한 양극 활물질, 이른바 ‘삼원계 배터리’를 주로 생산합니다. 주로 사용되는 원소는 니켈, 망간, 코발트, 알루미늄입니다. 이 중 니켈은 에너지 용량을 확대하는 역할을 하고, 망간과 코발트는 배터리 안전성을 담당합니다. 알루미늄은 에너지 출력을 높이도록 하고요.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는 니켈 함량은 높이고 코발트 함량은 낮추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니켈 비중이 높아지면 배터리의 에너지 용량도 늘어나거든요. 또 코발트는 안전성 때문에 양극재에 적용하긴 하지만, 가격이 비쌉니다. 결국 성능 좋고 저렴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니켈 비중은 높이고, 코발트 비중은 줄여야 합니다. 이런 배터리를 ‘하이니켈 배터리’’라고 하죠.

물론 하이니켈 배터리를 만드는 일이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배터리라는 것 자체가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제품이다 보니 언제든 폭발이나 화재 위험이 있거든요. 안전성을 담당하던 코발트가 사라지게 되면, 그만큼 배터리 폭발 위험도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하이니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 개발이 필요하죠.

에코프로비엠은 니켈 함량 80%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 소재를 국산화했다고 자부합니다. 여기에 NCM, NCA 모두 생산하고 있으며, 각형⋅원통형⋅파우치형 등 모든 배터리 유형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고요.

관계자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2004년 초고용량 양극소재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해 고용량 소재 기술을 확보했고, 2008년부터 NCA 양극재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2016년에는 차세대 NCM 양극재도 개발했습니다. 꽤 오랜 기간 양극재 부문 기술을 개발해 왔기 때문에, 고성능 양극재 측면에서는 넓은 포트폴리오를 보유할 수 있었다는 것이 에코프로비엠 측의 설명입니다.


에코프로비엠 관계자는 “최근 다수의 완성차 제조사들이 NCA 배터리를 적용한 전기차 출시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며 “이후에도 원가와 품질,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밸류 체인을 형성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높은 부채비율에도 생산라인 늘리는 이유

에코프로비엠은 지속해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2022년 3분기 매출 1조5632억원, 영업이익 1409억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83.1%, 영업이익은 246.3% 증가한 수치입니다.

에코프로비엠의 매출액 99%는 양극재 부문에서 발생합니다. 이 말은 곧 양극재 업황이 바로 실적으로 드러남을 의미합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양극재 업황은 시장 경제보다는 국가 간 전기차 관련 정책에 의해 변동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번 분기 에코프로비엠의 호실적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IRA 법안으로 미국 완성차 업체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국내 배터리 셀 업체, 관련 핵심 소재 업체가 이득을 볼 전망”이라면서 “여기에 에코프로비엠은 고객사를 다변화하고 있어 중장기적인 실적 상승세가 기대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부채 비율은 올해 반기 기준 190.8%까지 상승했었습니다. 통상 부채 비율이 150%를 넘으면 높은 축에 속한다고 평가하는데요, 꽤 많은 부채를 가진 겁니다. 높은 부채의 가장 큰 원인은 생산라인 증설입니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생산량을 2021년 7만7000톤에서 2026년 55만톤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죠.

여기에 생산량을 더 늘려야 한다는 증권가의 평가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김현수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2026년 미국 양극재 예상 생산량은 18만톤으로, 이 중 13만톤이 포드와 SK온 합작사인 블루오벌SK로 갈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결국 단기적으로 지출이나 부채가 늘어날 가능성은 존재합니다. 생산라인을 증설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선제 투자의 개념이 크기 때문에, 추후 매출로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 증권가의 추측입니다. 지금은 유상증자 발행을 통해 부채 비율을 줄여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현수 연구원은 “중장기 증설 계획은 이미 수주된 확보 물량에 기초한 것으로, 실적 가시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여기에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와 합작법인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했습니다. 지난 21일에는 에코프로이엠 준공식을 개최했죠. 삼성SDI에 따르면, 해당 공장에서 생산하는 양극재는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젠5(Gen 5)와 젠6(Gen 6)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에코프로비엠은 지속해서 고객사를 확보하고 생산량도 늘리고 있는데요, 시장 성장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추후 이익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최근 증권가에서는 목표 주가를 소폭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증권가는 “금리 인상과 거시경제(매크로) 불확실성 때문에 전반적으로 성장주에 대한 가치가 하락했다”고 설명합니다. 결국 회사의 문제보다도, 주식시장 침체 때문인 것이죠. 시장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이 어떻게 사업을 영위해 나갈 지, 한 번 지켜봐야겠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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