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시장 불확실성에도 미세 공정 힘입어 수요 견조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거시경제(매크로) 불확실성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ASML은 2022년 3분기 순매출 58억유로(약 8조원), 당기순이익 17억유로(약 2조4000억원)를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 전분기 대비 순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 21% 씩 증가했다. 증권가는 ASML의 이번 분기 매출이 51억~54억유로(약 7조~7조5800억원) 가량 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를 상회한 것이다. 매출총이익률은 51.8%를 달성했다.

(출처: ASML)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ASML CEO는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등 여러 매크로 불확실성에도 ASML 제품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강력했다”고 밝혔다.

PC⋅스마트폰 판매량 감소로 반도체 수요가 줄어 생산라인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기는 하지만, 7나노 이하의 선단(Advanced) 공정 부문에서는 여전히 공장 가동률이 최대 부하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여전히 서버⋅고성능 컴퓨팅 부문에서의 반도체 수요가 높기 때문이다.

ASML은 7나노 이하 반도체를 생산할 때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납품하고 있는 업체다. 선단 공정 수요 증가는 곧 ASML 장비 매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ASML은 4분기에도 성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자부했다. ASML 측은 4분기에 순매출 61억~66억유로(약 8조5500억~9조2500억원), 매출총이익률 49%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써 2022년 연간 매출액은 211억유로(약 29조5750억원) 가량 될 예정이다.

ASML은 미국의 대중국 장비 수출 규제에 대한 입장도 내놓았다. 피터 베닝크 CEO는 “ASML은 미국이 새로 발표한 수출 제한 규제를 준수하며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초기 검토 결과에 따르면 ASML의 노광장비에 적용되는 규정이 바뀌지는 않았고, 2023년 출하 계획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도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중국 수출에 크게 타격이 오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ASML은 대만, 한국 다음으로 중국에 가장 많은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이번 3분기 ASML의 중국 매출 비중은 15%였다. 이는 전분기 대비 5%p 상승한 수치다. 그만큼 ASML은 미국의 규제를 따르는 한편, 중국에서도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갈 것으로 보인다.

ASML 측은 뒤이어 부사장 겸 최고전략조달책임자(Chief Strategic Sourcing & Procurement Officer, CSSPO) 및 경영이사로 웨인 앨런(Wayne Allan)을 선임한다고 밝혔다. 웨인 앨런 CSSPO는 1987년 미국 메모리업체 마이크론에 입사해 엔지니어링⋅제조 등 다양한 업무를 전전했으며, 2018년 11월에는 고객지원 담당 부사장으로 ASML에 합류했다. 웨인 앨런 CSSPO는 공급망 조직을 총괄할 예정이다.

피터 베닝크 CEO는 “웨인 앨런 CSSPO를 선임한 이유는 전략 실행 역량에서 공급망 조직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이번 인사로 ASML은 향후에도 공급사와 전략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하는 동시에, 생산력 확대에 필요한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ASML을 포함한 기업의 장비 리드타임이 30개월까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미중 경제분쟁,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 때문이다. ASML은 지난 2분기에도 “장비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ASML은 장비 수요가 견조한 만큼 원활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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