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책임론에 온플법 재추진? “말도 안돼, 본질 달라”
‘플랫폼 책임론’ 우려에 온플법 고개 들까
플랫폼 서비스 장애는 전기통신사업법 관련
소상공인 공정거래 담은 온플법과 겹치는 부분 없어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경 불거져 이틀째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로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이 다시 고개를 들 것이란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현재 온플법은 윤석열 정부가 플랫폼 자율규제를 기치로 내세우면서 원점 재검토에 들어갔으나, 이번 사태로 플랫폼 책임론이 거세게 일어나 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청사 출근길에서 ‘카카오 독점 얘기가 나온다. 개선을 고민할 부분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그런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독점에 따른 시장 왜곡엔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업계 우려를 샀다. 이러한 메시지가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 부처들이 움직일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플랫폼 서비스 장애를 겪은 뒤 재해복구(DR)가 제때 작동하지 않은 이번 사태와 소상공인 거래 시장 공정화 내용을 담은 온플법은 엄연히 본질부터 달라, 같은 논의 테이블에 올릴 사안이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정책 업무에 몸담은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전기통신사업법 장애고지 등에 대한 사안으로 IDC(인터넷데이터센터) 분산 작업이 미비한 것과 관련해 책임을 질 것이 있다면 당연하다”며 “그러나 온플법은 소상공인 쪽 얘기가 대부분으로 플랫폼이 갑의 위치에서 소상공인을 제약할 수 없도록 공정거래에 대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윤지웅 경희대학교 교수(미래혁신정책연구원장)도 “온플법과는 본질이 다른 사안”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어서 “정부가 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냐, 사고가 났으면 정부 시스템을 다 갈아엎어야 할 것인가”라며 “민간은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어야 하고 정부는 확실하게 처벌하고 책임질 사람이 책임지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면 될 것이다. 민간과 협력하고 역량을 활용하는 것이 정부 역할”이라고 부연했다.
이승민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온플법 재추진 우려와 관련해 “말도 안 된다. 진단이 잘못됐다”라며 “온플법 내 수많은 법안에 데이터센터 법적 분쟁을 다루고 있는 내용은 한 가지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SK C&C 판교 IDC 화재와 플랫폼 먹통 사태와 관련,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오는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국감 증인으로 채택했다. 같은 날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최태원 SK 회장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 ldhdd@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