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비트코인의 추락을 이끄나

가상화폐 역사상 가장 추운 겨울, 비트코인의 추락이 끝이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 값이 350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7일 오후 2시 15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주 대비 1.14% 하락한 1만924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1월 7만달러 이후 70%까지 하락한 수준이다.

출처: 17일 오후 2시 15분 기준 코인마켓캡 캡처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세가 앞으로 더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 14일(현지시각) 귀금속 전문매체 킷코 뉴스에 따르면 가레스 솔로웨이 시장 분석가는 “대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거시 경제 환경과 싸우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악의 경우 비트코인이 3500달러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해당 매체는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을 두고 경색된 시장과 수요 부족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가격 움직임이 경미하고 변동성이 적어 거래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상황 속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악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블록체인 데이터업체 BTC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의 어려움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채굴 난도’가 역대 최고인 35조6000억 해시(암호화 기술)까지 급등했다. 이는 2주 전 수치와 비교했을 때 13.55% 상승한 숫자다.

전문가들은 지난 9월 이루어진 이더리움의 ‘머지’ 업데이트를 그 이유로 꼽는다. 머지 업데이트 이후 기존 이더리움 채굴에 쓰이던 시설이 비트코인에 투입돼 난도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비트코인 채굴은 블록 생성자들이 컴퓨터 암호화로 이뤄진 복잡한 계산 문제를 풀어 그 대가로 토큰을 부여받는 작업증명(PoW)구조로 진행된다. 채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록 난이도가 어려워지며, 채굴 난이도가 높다는 건 더 많은 컴퓨터 연산 능력이 필요하다는 걸 의미한다. 시장에 풀린 비트코인이 많아지면서 가격이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가 상승한 것은 시가총액 2위 가상자산 이더리움이 지난 9월 작업 증명 구조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한 ‘머지’ 업그레이드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PoS는 지분 보유량에 비례해 블록 생성 권한을 부여받고 그 대가로 토큰을 보상받는 식으로, 누구든 네트워크의 암호화폐만 있다면 ID를 만들 수 있다. 블록을 생성할 권한은 자신의 ID에 연결된 지분의 양으로 결정된다.

업데이트로 인해 이더리움 채굴로 이익을 볼 수 없는 채굴자들이 비트코인 채굴에 몰려, 난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높은 채굴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채굴업자들이 난도 상승 때문에 추가적인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뿐만 아니라 PoW 채굴용 컴퓨터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도 그 이유로 꼽았다. 2022년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칩 공급 부족 상황이 회복됨에 따라 채굴 설비의 핵심 요소인 GPU 가격이 합리적으로 하락했고, 가격 하락으로 인해 강력한 채굴 장비를 조달하는 등의  비용 상쇄에 도움이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요동치는 주식 시장과 달리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 시장은 소폭 상승하는 분위기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변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거시적 환경으로 인해 본격적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동월 대비 8.2% 올랐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8.1%(전년 동월 대비), 0.3%(전월 대비)를 상회한 수치다.

코인데스크는 “현재의 세계 상황에서 아직 지속 가능한 회복을 시사할만한 근본적 변화를 목격하지 못하고 있다”며 “거시 경제 그리고 지정학적 전망 모두 여전히 매우 비우호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가상화폐 등 위험 자산 투자자들이 경계해야 할 점이 아직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박지윤 기자> nuyijkrap@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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